중국 범죄피해자 유족 "한국 검찰 고맙습니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는 데 많은 도움을 주신 한국 검찰에 감동받았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지청장 정대표) 형사2부 김동주 검사 사무실에 한 통의
편지가 전달됐다.
중국인 일용노동자들 사이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살인사건의 피해자인 허모 씨(38)의
딸(18)이 외국인 장례절차와 가해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등에 대해
주임검사와 면담을 하는 자리에서 미리 준비한 편지를 건넨 것이다.
편지는 아버지의 시신을 잘 수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각종 편의를 제공한 것에
대해 고마움을 전하는 내용으로 A4용지 2장 분량이었다.
허 씨는 부산 남구 문현동에서 동료 중국인 노동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이 사건을 수사하던 동부지청 김동주 검사는 가해자를 구속기소했다.
그런데 유족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과정에서 유족들이 중국 상하이에서 버스로
12시간이나 걸리는 시골에 살고 있으며 허 씨의 송금에 의존해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딱한 사정을 알게 됐다.
가장이 외국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허 씨의 딸과
누나(44)는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친척들에게 50위안, 100위안 씩 십시일반으로 빌려
겨우 출국 여비를 마련했다. 부산에 도착한 이들은 1개월이 넘는 시신 안치비용에
화장비용을 도저히 충당할 수 없었다.
유족들이 한국에 와서 시신을 수습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형편인 것을 알고 있던
동부지청은 초동수사를 맡았던 부산 남부경찰서, 시신을 보관해온 백병원,
부산 동부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중국 영사관, 동부지원 등 관련기관에 협조요청을 했다.
동부지청은 유족 입국시부터 중국어 통역요원 지원, 숙소 주선 등과 함께 위로금도
전달했다. 또 동부지원은 가해자에 대한 형사재판에 피해자 진술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선고시 판결문을 중국으로 보내주기로 했다.
백병원은 시신 보관비용을 할인하고 장례절차도 지원했다.
허 씨의 딸과 누나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로부터 범죄피해자 지원금 100만 원을
받아 무사히 장례를 치를 수 있었다.
허 씨 딸은 편지에서 “비자부터 시신안치비용, 장례비용, 사망증명에 이르기까지
모두 지원받았다”며 “여러 기관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버지의 시신을 이렇게
빨리 처리할 수 없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됐다”며 “현재 학생신분이어서 보답할 능력이
없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한국어도 배워서 반드시 우리를 도와주신 분들에게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영사관도 중국인 범죄피해자 유족들을 지원해준 동부지청 등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