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 곶에서 2
고정현
고니가 간절 곶을 지나기 전에
드센 바람을 앞서 보내어
그 세력에 복종할 것을 요구하는데
나는 빨간 우체통에 기대어
목구멍에 걸린 인절미 같은
긴장의 숨길을 열어보려 애쓰지만
찢어진 치마처럼
이리저리 휘돌아 치는 우산이
한 섬 무게 되어 근육을 조여 오고
젖은 양말은 곰피처럼 미끈거리며
온 몸을 비틀리게 하는데
바람은 그 힘을 몰아 거세어지고
바다는
태풍과 함께 자유의 노래를 부른다
* 고니 : 2015년 8월 25일 한반도를 비껴 지나간 태풍의 명칭
* 곰피 : 미역, 다시마 종의 하나로서
일명 감퇴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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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곶에서 2
고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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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21 06:2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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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히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