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트레킹 4일차 코스(붉은 선)
W 트레킹 4일차 고도
W 트레킹 4일차 이동거리및 시간
* Torres del Pine 국립공원 4일차 W 트레킹 코스 : Chileno 산장 - Torres 전망대 - Chileno 산장 -
- Las Torres Hotel(버스) - Armagas 호수 입구(버스) - Puerto Natalres
*Torres del Pine 국립공원 4일차 W 트레킹 이동거리및 시간 - 13.8 km, 7시간
Chileno 산장 - Torres 전망대 - Chileno 산장 : 8.8 km - 5시간
Chileno 산장 - Las Torres Hotel : 5km 2시간
오늘은 Torres del Pine 국립공원 3박 4일 W 트레킹 4일차로 트레킹 마지막 날이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맑은 날 Torre(3봉) 봉을 볼 수 있다고 할 만큼 좀처럼 웅장하고 아름다운 모습 보기가
어렵다고 한다.
나에게 그를 볼 수 있는 행운이 함께 하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새벽 3시 조심스레 짐을 가지고 3층 침대에서
내려왔다.
새벽 출발 하는 여행객을 배려하여 아침 식사 주문을 미리 받아 시간에 맞추어 식사를 준비 해준탓에
간단하게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카메라와 물을 담은 배낭을 등에 메고 손에는 작은 손전등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밖은 칠흑 같이 어둡고 적막 하기만 한데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 빛을 발하고 계곡물 흐르는 소리만이 고요함을 깨운다.
무서움과 두려움이 엄습하지만 Torre 봉을 보고자 하는 욕망이 훨씬 강하게 나를 앞으로 향하게 충동질 한듯하다.
머나먼 타국, 한번도 가본적 없는 등산로를 새벽 3시 혼자 걷는 모험이 조금 무모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출발 하고 오직 앞으로 전진만 있을뿐 뒤 돌아 갈 수는 없는 외길 수순이였다.
등산로는 외길로 이정표와 안내 표지판이 잘 설치되어 있어 트레킹 하는데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가끔 등산로 흔적이 뚜렷치 않아 갔던길을 되 돌아 나오기도 하고, 유일하게 앞을 밝혀주는 손전등 불빛이
흐려지기도 하여 가슴을 조마조마 하게도 하였다.
걷는 내내 숲속에서 동물이라도 불쑥 튀어 나오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이 엄습 하여 머리끝이 곤두 서기도 하였다.
등줄기에는 식은땀이 흐르지만 새벽 찬공기가 땀을 식혀 주었다.
긴장속 한동안 약간의 오르막 길과 내리막 길을 지나 작은 개울물을 건너서 울창한 숲을 지나고 나니 오르막이 시작된다.
뒷편 저 멀리 이리저리 분주히 움직이는 불빛과 사람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마지막 오르막 구간에 접어들 무렵 젊은 여행객 한 무리가 추월 하기 시작하며 주변이 서서히 밝아 온다.
혼신의 힘을 다해 그들을 쫓아 가 보았지만 역 부족이다.
절경은 늘 사람 접근을 쉽게 허락 하지 않는듯 마지막 오름길에는 풀 한포기 없고 크고 작은 돌과 바위가 가득한
급경사 너덜 지대이다.
길 표시판도 보이지 않고 작은 돌이 많아서 미끄러 지기도 하는 위험 천만한 길이다. 그 길이 왜 그리 멀게만 느껴지던지..
정상에 도착하니 6시가 채 되지 않았는데 별빛이 총총히 빛나던 하늘에는 회색 구름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렵게 정상에 올라 앞에 펼쳐진 절경을 보는 순간 온 몸의 피로는 사라지고 환희와 감동의 물결이 밀려온다.
말과 글로 표현 할 수 없는 절경에 그저 멍 하니 앉아 바라 볼 뿐이다.
근육질 처럼 우뚝솟은 삼봉과 만년설이 녹아내려 만든 호수의 맑은 물빛이 아름다움을 자랑하기라도 하는듯
도도하고 수줍은 모습으로 자리 하고 있었다.
금상 첨화로 찬란한 아침 햇살이 삼봉을 비춰주면 붉고 힘찬 모습의 삼봉을 볼 수 있는데 삼대에 걸쳐 완벽한 덕을 쌓지
못하였는지 야속 하게도 햇님은 옅은 구름속에서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행여나 햇살이 비춰지기를 6시가 넘도록 기다려도 추위만 더해 갈뿐 간절한 소망은 끝내 나를 외면한채 시간만 흐른다.
여행객 숫자도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날 수록 손도 시럽고 추위는 강도를 더해간다.
준비해간 장갑도 끼고, 여벌의 옷을 꺼내 입어도 별로 나아지지 않는다.
이곳 저곳으로 옮겨가며 한동안 머리속에 아름다운 삼봉의 모습을 담아 본다.
추위와 되돌아 가야하는 시간 제약으로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하산하는 내내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몇번이고 되 돌아 본다.
캄캄한 밤중에 무서움과 두려움 속에 홀로 걸었던 길을 되돌아 오면서 지난 밤을 떠올려 보니 입가에 뜻 모를
미소가 지어진다.
산장에 도착후 아침 식사를 한다음 점심 도시락을 챙겨들고 Las Torres Hotel 을 향하여 출발 하였다.
산장을 출발 하면서 부터 시작된 오르막 길은 새벽부터 체력을 소모한 나를 더욱 힘들게 한다.
그래도 외길로 좁게 뻗은 오르막 길 경치가 너무 아름 답게만 느껴진다.
정상을 지나 느릿 느릿 여유롭게 주변 경치를 즐기며 걷는 도중 어디선가 천둥치는 소리가 들린다.
뒤돌아 보니 만년설이 쌓인 산에서 눈 사태가 발생하여 눈이 폭포처럼 굉음을 내며 쏟아져 내린다.
난생 처음 보는 광경에 한동안 발걸음을 옮길 수가 없었다. 그 후로도 몇차례 더 눈이 쏟아져 내리기를 반복 했다.
오전 10시경 Hotel 입구에 도착 했다.
셔틀 버스는 앞으로 3시간 지난 오후 1시에 출발 한다고 한다. 지루하게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걸어서
Armagas 호수 입구까지 갈 것인가 고민에 빠졌다.
그런 와중에 Italiano 캠핑장에서 헤여졌던 서울대 학생과 어제 저녁 Chileno 산장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여성 2분 배낭 여행객을 만났다.
서로의 여행 경험담과 여행계획을 이야기 하며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도시락을 둘러 앉아 나누어 먹었다.
13시 Hotel 셔틀 버스를 타고 Armagas 호수 입구에 도착했다.
날씨는 쾌청하여 파란 하늘과 뭉게 구름이 눈 부시게 아름다웠으며 멀리 삼봉의 아름다운 자태가 선명하게 보인다.
서울대 학생, 여성 두분 모두 각자의 버스를 타고 Puerto Natalres로 출발 하였다.
그들 보다 약간 늦은 2시 20분 버스를 타고 Puerto Natalres로 출발 하면서 피로가 엄습하여 곧 잠이 들었다.
숙소 도착후 짐을 찿고 새로운 숙소로 찿아 갔는데 숙소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몸이 피곤하니 만사가 귀찮아 오늘 하루밤 정도는 그냥 지내기로 하고 짐을 풀었다.
젊은 배낭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인 Torres del Pine 국립공원 3박 4일 W 트레킹을 68세 나이도 불구하고 완주
하였다는 성취감과 자신감이 그동안의 어려움을 보상 해주고도 남는 느낌이다.
나 자신에게 엄지척 ! 수고했다고 등을 두드려 주고 싶다.
첫댓글 칠레 여행기와 눈덮인 설산 즐갑합니다
감사합니다
실경이 무지 보고싶은데.
자세한 여행기로 대시합니다.
감사드립니다.
결코 쉽지 않은 트레킹.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