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암은 가을 끝 무렵. 바람이 찹니다.
예정시간보다 40분 늦게 온 버스로 바깥바람이 찬데
아이들이 신났습니다.
아랫마을에서 유이와 유이어머니
다연 소연 다연이네 어머니
서연 나연 근영
창희와 창희네어머니
민아 현아 보아 동찬씨 저
윗마을에서 진호 다은 진호다은이네 어머니아버지
동건 동건이네아버지 어머니
정현 소민 정현이네어머니
지영 지영이네어머니
하람가인 하람가온 김규순회장님
재현, 권선예어머니
정재, 정재네어머니
상언, 상건, 상언이네할머니
한선희선생님
큰 차 빌려 원주로 떠났습니다.
버스에서 자기 소개하는데
진호가 "다은이 동생 최진호입니다~" 해서 깔깔~~
정재어머니랑 인사하고
정재랑 같이 초등학교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어머니가 정재 보고 같이 가자고 했답니다.
정재가 어머니랑 있으니 더 부드럽고 더 친절합니다.
버스 타고 박경리 문학공원
예전에 민국이문병다녀오는 길에 같이 갔던 아이들과
박경리 생가에 다녀왔었지요.
큰 나무 아래 오니
추운 겨울이었지만 마당에서 뛰어놀던 아이들 생각 납니다.
그 옆에는 뚜뚜 그림책버스가 있어서 책을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버스만 그곳에 있네요.
그 때보다 더 다듬어진 마당에 편히 쉬라며
만들어 놓은 박경리동상과
박경리선생님이 힘들면 강에 가서 주워왔다는 돌멩이로 만든 길
모든 게 새롭고 정겼습니다.
문화해설사 선생님이 생가에서
박경리선생님 삶을 이야기하셨습니다.
4살 소연이부터 어른들까지
박경리생가에 들어가서 그가 살았던 흔적을 느꼈습니다.
그 안에 공기가 조용조용, 나직나직
몸을 낮추어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은 아나 봅니다.
문화해설사 선생님 이야기를 참 잘듣습니다.
통영에서 부잣집 딸로 태어났지만
첩을 둔 아버지로 어머니와 둘이 살았지요.
결혼을 했지만 남편은 전쟁때 생사를 알 수 없고
아들은 넘어져서 하늘로 돌아가고
집에 숨겨둔 김지하시인과 딸이 결혼하고
사위는 감옥에 가고....
그런 삶 속에서 글을 썼습니다.
밖에 다니는 것도
누구를 많이 만나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던 선생님은
글 속에서 세상을 만나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글 기둥 하나 잡고
내 반평생
연자매 돌리는 눈먼 말이었네. (눈먼 말, 박경리)
토지 원고를 보니 토지를 처음 읽었을 때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밤 늦도록 읽었던 게 생각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말인지 잘 몰랐지만
줄거리와 분위기로 글을 읽었습니다.
햇빛 잘 드는 곳에 앉아
차를 마시며
원고지에 글을 썼을
선생님 생각을 했습니다.
토지문화관에 가서는 그 시대 자료들을 봤습니다.
입구에 들어선 박경리선생님 사진을 보더니
아이들이 "보아가 여기에 있어요."
닮았습니다.
보아는 궁금한 게 많아서
손자는 뭐했데요?
지금은 뭐하러 가셨데요?
자꾸 묻습니다.
햇빛 맞으며 아이들은 뛰어놀고
어른들은 이야기 나누고
나는 박경리작품을 찬찬히 읽었습니다.
상언이가 부르는 오카리나연주가 배경음악입니다.
박경리 공원 다녀와서
한식부페 점심고
한지박물관 갔지요.
한지로 연필꽂이 만들고
한지의 역사, 한지로 무엇을 만드는지 찬찬히 볼 수 있었지요.
교장선생님의 깜짝방문
맛있는 귤과 커피까지.. 고맙습니다.
생각하지 않은 곳에서 교장선생님을 만나니
아이들이 참 좋아합니다.
한지박물관 밑에는 과학박람회가 열려서
그 짧은 시간에 아이들은 내려가서
여러가지 체험활동을 했습니다.
원주 가을바람은 아직은 따뜻해서
아이들이 놀기에 딱 좋았습니다.
가을 바람 맞으며 원주 독서여행 잘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