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유명한 병원 사거리 교통사고.
두 남자가 싸운다. 분노가 극에 달해서 눈에 검은자보다 흰자가 더 많다.
홍콩 영화의 악역들 표정에 그냥 중국말로 싸우듯이 싸운다.
그러다 반말 나오면 한쪽이 “왜 반말해?” 라고 한다.
그 다음 코스는 대한민국 표준 “너 몇 살이야?”
앗! 직진 신호 어쩌고 싸우다 죽일 듯이 전투력을 보이다가 왜 나이를 물어보지?
그 후에 코스는 똑같다.
“너 만한 자식이 있어”로 나오다 이래저래 발전하는 것이다.
이제 이런 모습이 콧구멍만큼 줄어든 것은 사고는 보험 회사가 광고를 통해 싸우지 말라고 홍보해서이다.
이제 그렇게 싸우는 경우는 끼어들기 시비가 많다.
근데 왜 이리도 우리는 나이를 무기로 생각할까.
이러다 보니 직장에서 나이가 적은 사람이 상사일 때 몹시 불편해지거나 일을 못하는 지경까지 가니 말이다.
개그맨은 기수라는 것 위주로 움직인다.
장난삼아 또는 친분으로 말은 편하게 할지 모르나 선후배 존칭은 엄격히 지키는 편이다.
근데 나는 요즘 가만히 후배들을 보며 ‘대단하다’라는 마음을 넘어 존경심이 드는 후배들을 본다.
개그콘서트를 보면 프로그램의 허리를 담당하는 애들이 참 많다.
박성호 김대희 이수근 김준호 등등 중간에서 혹은 앞장서서 든든하게 기둥 역할을 한다.
지난 주 나는 달인을 보다 깜짝 놀랐다.
아직도 재미가 있어서이다.
사실 김병만은 작년 3월에 달인을 그만두려고 했다.
PD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새 코너를 짜기 시작한 것이다.
근데 달인은 지금도 한다. 근데 왜 아직도 재미있냐는 것이다.
이게 무슨 ‘미원’처럼 쓰고 안 쓰고 일단 집에 있어야 하는 것이냔 말이다.
초창기 내가 MC를 맡았던 'sbs 생활의 달인'도 참 오래한다.
근데 이건 말도 안 되는 달인까지 다 끌어다 쓰니 앞으로 얼마나 할런지 모르겠다.
시작이 무려 2007년 12월이다.
130번 가까이 방송을 했으니 김병만 몸은 대단하다.
술도 마시고 공연도 하고 후배들을 이끌기도 하고 광고도 찍고
엄마 챙기기는 세상의 제일인 김병만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한화 이글스가 요즘 대단하다.
김태균 이범호 없이도 8강에 드니 말이다.
그 와중에 선동렬 최동원을 뛰어 넘는 17 삼진 기록을 세운 87년생 류현진은 나이와 상관없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직하고 늠름하지 않은가.
자기 관리 잘해서 꼭 선동렬 감독을 뛰어 넘길 기대해 본다.
김연아 존경. 박지성? 완전존경!!! 세상에는 어리지만 존경스러운 사람이 너무도 많다.
앞으로 나이 갖고 불리한 상황을 억지로 이기려는 어른들은 윗사람 대접을 약간만 덜 해주면 어떨까?
약간 대답을 늦게 또는 낮게 한다던가.
즐겁게 대화하다 나타나면 갑자기 말을 끊는다던가 말이다.
물론 그러면 안 된다.
그래도 대한민국은 그런 나이 위아래 따지기의 장점으로 잘 버티고 돌아가는 것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빠른 72년이니 재수니 삼수니 하며 나이 갖고 싸우는 지긋지긋한 것 좀 없애주면 좋겠다.
70년 12월생이 71년 3월생 앞에서 너무 ‘가오’ 잡는 것을 보면 이상하다 싶다.
300살 먹은 거북이가 보면 얼마나 우습게 보이고 500년 된 은행나무가 보면 얼마나 꼴값으로 보이겠나.
젊다면 젊다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어린 나이로 훌륭한 일을 하신 분들이 많다.
유관순 누나 만세 운동 당시 10대였고 윤봉길의사 24세. 안중근의사 30세였다.
아! 이것도 만나이라고 지적하는 분들이 계시겠구나.......
암튼 우리나라에서 나이 참 어렵다.
이거 적응 못하면 외국인의 한국 정착도 어려워진다. ^^
난?
어지간하면 다 형이라고 부른다. 방송국 피디도 웨이터도 첨보면 형이 편하다. 동갑 끼리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