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일 없었던 드레이먼드 그린이 3년차부터 본격적으로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후, 그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경기력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정말 눈에 띄게 달라졌죠. 이후 4년간 3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이뤄냈으니까요.
드레이먼드 그린이라는 존재는, 골스뿐만 아니라 리그에도 신선한 충격을 몰고 왔습니다. 빅맨으로 2미터가 채 되지 않는 엄청난 언더사이즈의 선수가 마치 가드처럼 공을 몰고 하프코트를 넘어오고.. 막 여기저기 랍 던져대고.. 수비시에는 안보이는데가 없으니.. 참 황당할 따름이였죠.
리그 트렌드로 자리잡은 스위칭 디펜스를 가장 잘 이해하고, 또 가장 잘 수행하는 대표적인 선두주자가 바로 드레이먼드 그린이기도 합니다.
기록상으로도 3년 연속 7리바운드 7어시스트 이상을 기록하며 공수양면으로 엄청난 활약을 보여줬고, 덕분에 그 기간동안 계속해서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하였죠.
이처럼 골든스테이트의 시스템에서 드레이먼드 그린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합니다. 오죽하면 골스에서 한 명이 빠진다면 가장 공백이 큰 선수가 누굴까 하는 질문에 그린의 이름이 가장 많이 언급되기도 했을까요.
그린과 골든스테이트는 이미 많은 업적을 이뤄냈지만 샐러리캡 구조상의 한계로 이제 모두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그들에게도 남은 시간이 아주 많아 보이지는 않네요.
당장 올 시즌이 끝나면 케빈 듀란트가 FA로 다시 풀리게 됩니다. 지난 FA때와는 달리, 시즌 초부터 자신의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듀란트인데요, 골스에 남을지 쉽게 장담할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클레이 탐슨도 FA 자격을 취득하게 됩니다. 그 다음 해에 바로 드레이먼드 그린도 FA로 풀리게 되고요.
그렇기 때문에 꽤 오래전부터 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탐슨이나 그린 중 한 명을 선택해야만 한다면, 너는 누구를 선택할거야?"
회원분들의 선택은 어느 선수인가요?
물론 두 선수 모두와 함께 가는것이 가장 베스트 시나리오이겠죠. 허나 케빈 듀란트라는 존재를 생각해야 하고, 무엇보다 맥스를 받을 가능성이 더 높은 두 선수이기 때문에 미래까지 고려해야 하는 이 결정이 어느 한쪽으로 쉽게 치우쳐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클레이 탐슨에게는 리그 최고의 3&D 슈팅가드라는 희소성, 드레이먼드 그린에게는 리그 최고의 전방위 수비수 & 공격 조립능력이라는 희소성이 각각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희소성이 누군가에 의해 100% 대체되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테지만, 드레이먼드 그린을 연상케 만드는, 그런 선수가 놀랍게도? 같은 팀에서 뛰고 있습니다.
바로 '조던 벨' 입니다.
조던 벨은 지난 해 루키인 2년차를 맞이하는 선수로, 그린처럼 파워포워드와 센터를 오가는 골스의 백업 빅맨 자원입니다.
드래프트 이전, 부상 이슈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1라운드 내 지명이 거의 확실시 되던 선수였는데, 결국 2라운드까지 미끌어졌습니다.
(여기서 재밌는게 조던 벨도 현금 트레이드로 얻어온 선수라는 거죠. 골스는 이 지난 해, 패트릭 맥카우또한 현금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아주 쏠쏠하게 써 먹은 바 있습니다.)
데뷔 초창기 시절의 드레이먼드 그린처럼 한정된 출전시간을 보장받았지만, 그 시간속에서 에너지 넘치는 모습과 나름 인상적인 경기력은 팬들을 고무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잠재력을 눈여겨 본 이들이, 벨을 그린의 후계자가 될 법한 선수로 기대감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몇 가지 장면들을 보시죠.
# 1 블록
드레이먼드 그린이 언더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리그를 주름잡는 수비수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에는 '허슬과 투지'가 있었습니다. 공을 뺐기면 끝까지 따라가서 어떻게든 그 속공을 막으려고 저지하는게 드레이먼드 그린이죠. 조던 벨에게도 역시 그러한 모습들이 조금씩 보입니다. 그린과의 차이점이라면 운동능력을 들 수가 있겠네요. 무릎 부상 이슈가 몇 번 씩이나 터졌던 선수라고는 쉽게 믿어지지가 않는 운동능력의 소유자입니다. 달리기도 엄청 빠르고 무엇보다 탄력이 장난 아닙니다. 그린은 부족한 운동능력을 뛰어난 체력을 바탕으로한 전방위 디펜스나 헬프 디펜스등으로 커버했는데, 만약 벨이 운동능력을 유지하고 그린의 강점을 고스란히 흡수한다면 그린을 능가할 수비수가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지난 시즌 겨우 경기당 14분을 뛰면서 경기당 0.6스틸, 1.0블록을 기록했던 선수에요. 그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강인한 수비' 이미지를 데뷔 초부터 어느정도 지니고 있는 조던 벨입니다.
역시 인상적인 장면입니다. 로페즈가 공을 잡자마자 슛을 할거란걸 눈치채고 마크맨인 마카넨을 버리고 맥기가 자리를 비운 골밑으로 향합니다. 1차로 블록을 해냈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그치지 않고 2차 수비태세로 들어갑니다.
여기서 굉 장 히 인상적인 점은 바로 이어진 2차 수비입니다. 퀸 쿡, 이궈달라, 탐슨 모두 어벙벙해 있을때 혼자 볼의 흐름을 읽고 따라 나섭니다. (여기서는 탐슨의 수비 위치가 아쉬웠네요.) 또 인상적인 점이 있다면, 벨의 시선방향과 발의 흐름입니다. 볼이 튕겨낸 지점을 향해 시선을 고정했지만 곧바로 발의 방향을 바꿔 원스텝만으로 상대 슛을 컨테스트할 수 있는 위치까지 갔습니다. 이후 파울이 나왔지만 절대 실패한 수비가 아니죠. 이런 적극적인 모습과 빠른 판단은 그린의 전방위 수비력의 매개체이자 그를 떠올리게끔 하는 아주 좋은 장면입니다.
# 2 패싱
드레이먼드 그린의 패스 특징 중 한가지는 한 박자 빠른 패스 타이밍입니다. 워리어스의 모션 오펜스는 기본적으로 커리에게 더블팀이 오게끔 유도하는데(가끔은 듀란트까지), 똑똑한 커리는 탑의 그린에게 곧바로 패스를 건넵니다. 이렇게 되면 순식간에 아웃넘버 상황이 만들어지고 후에 그린은 수비가 대열을 갖추기전에 빠른 타이밍의 패스를 가져가며 수비를 완전히 붕괴시키는 유별난 재능의 소유자죠.
이와 관련된 제가 예전에 올린 골스만의 전매특허 전술이 있습니다. 참고하시기에 아주 좋을 것 같네요.
http://m.cafe.daum.net/ilovenba/7n/258203?searchView=Y
특히 두 번째, 세 번째 장면은 프리시즌의 장면이지만 실제 골스 경기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보통 클레이 탐슨에게 공이 많이 가는 상황들인데, 골스 경기 많이 보신 분들은 묘하게 킥-아웃 이후 3점 던지는 탐슨, 공 받고 원드리블 후 점퍼 던지는 탐슨의 모습이 연상되실 겁니다.(움짤에서는 레이업으로 마무리했네요. 탐슨의 경우 점퍼를 좀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죠.)
아쉬운 장면도 하나 넣어봤는데, 물론 직접 득점을 올리는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였으나 시선을 우측으로 돌렸다면 탐슨 혹은 그린의 와이드-오픈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었죠. 만약 이 장면에서 벨이 아닌 그린이 주인공이였다면, 그린은 무조건 킥아웃으로 연결시켰을 겁니다. 다소 차이가 나타나는 장면이였네요.
# 3 드레이먼드 그린의 그것
이 장면은 그냥 보자마자 그린이 떠오르는 장면입니다. 상체를 이용하여 하드하게 바디체크를 하며 잉그램의 1차 돌파를 저지했고, 이후 한 번 스텝을 허용했지만 끈질기게 따라붙어 굿디펜스를 만들어내는 장면입니다.
그 리 고 이후 볼을 잡고 본인이 직접 드리블하며 치고 나가는 것 까지 드레이먼드 그린을 연상케 하네요. 아직은 그린에 비해 드리블이 투박한 게 보이지만, 시간과 경험이 해결해줄 수 있을 겁니다.
지난 시즌에도 종종 그랬고, 프리시즌에도 6득점 11리바운드 5어시스트 3블록이라는 정말 그린스러운 기록을 뽑아내기도 한 조던 벨. 아직 갈 길이 멀고 그린의 영향력까지 다가갈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도 미지수이지만 그의 롤을 비슷하게나마 수행할 수 있는 잠재력의 소유자라는 점에 있어서는 높이 평가받아도 마땅할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골든스테이트의 경기가 국내중계로도 많이 방송되는데, 벨의 움직임을 체크해 보시는것도 하나의 재미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말 좋은 선수라 생각합니다. 잠재력만 보면 확실히 그린보다 높은데, 과연 그린의 경기 흐름 이해와 게임조립을 배울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그린의 장점과 BQ를 고스란히 흡수한다면 더욱 큰 선수가 되어줄 거란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ㅎㅎ
말그대로 아직 원석이죠. 수비가 좋아보이긴해도 로테이션 이해가 좀 느리고 가드와 1대1매치에서도 크게 눈에 띄는 수비는 아니라서 커감독이 크게 중용하고 있진 않는듯 합니다. (몸 값 안 키우려고 그러는 거라는 농담도;)
운동 능력과 성장 속도만 보면 기대가 되지만 최대 성장치도 그린 아래라고 봅니다.. 근데 그린이 요즘 4쿼터만 열심히 하고 나머지 때는 불만투성이에 턴오버머신 ㅠ
어떤 경기인지는 까먹었는데 속공을 막는 상황에서 가드와 1대1된 상황이었는데 강백호가 최대로 점프하고 착지하자마자 더블점프한 장면이 연상되는 블락을 한적이 있는데 그 장면이 저는 벨의 탑플레이 1위입니다 ㅎ
확실히 존스-루니-벨이 번갈아가며 나오니 출전시간도 아직까지는 일정한 느낌은 아니네요.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아직도 원석인 선수죠. 동시에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는 선수이고요. 어떤 모습의 선수로 되어줄지, 그린과 비교하면 현재는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 포커스를 맞춰봤습니다 ㅎㅎ
@🌹 Lil + McC 🌹 NBA 모든 선수를 눈여겨 보고 계시는건 아니죠? 포틀랜드 뿐만 아니라 타 팀 선수들까지 다 아시는 릴맥님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요 ㄷㄷ
@개뿔 과찬이세요ㅎㅎ 말씀하신대로 30개팀 선수들 중에서 따로 글을 써보고 싶었던 몇몇 선수들이 있었는데 시간나는 주말에 짬내서 써보게 되었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주시는 댓글 매번 큰 힘이 됩니다~!
그린보단 이바카 봅니다
벨의 경우 가로수비 세로수비 모두 어느정도 잠재력이 보이는 편이라 기대가 되네요. 이바카는 특히 한때는 세로수비의 끝판왕이기도 했죠
저도 그린대체자가 될수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수비랑 운동능력이 어느정도 되기때문에 기대해봐도 좋을거같더라구요
잠재력 하나는 확실해보이는 선수니까요^^ㅎㅎ
탐슨 그린 둘중하나 골라야되는상황이 오면 무조건 그린을 지켜야된다고 보구요. Bp는 훈련한다고 비약적으로 늘어나는게 아니어서 과연 조던벨이 그린이 하는 그많은 조작을 할지는솔직히 기대가안됩니다ㅜㅜ
아직 갈길이 멀었죠 ㅋㅋ 꼭 그린스럽지 않더라도 벨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새로 만들어내어 훌륭하게 적응해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ㅎㅎ
그렇게 bq 낮게 평가되고있었던 디조던 요즘 플레이하는거 보면, bq란것도 경험에서 생길수있다고 생각하게되네요.
그런데 그린처럼 될려면 어느정도 악역역활이 될 준비가 되어있어야한다고 생각하네요.
아직은 순둥순둥?한 이미지에 가깝긴 하죠 ㅋㅋㅋㅋ
좋은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벨이 아직 슛거리가 짧은 편이죠. 그리고 그린의 BQ는 동포지션뿐만 아니라 리그 내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하기 때문에 벨에게 그린의 모든것을 기대하기에는 솔직히 무리가 있죠 아무래도 ㅎㅎ
골스는 참 선수를 발굴하고 키우는 능력도 대단한거 같아요
프런트가 참 일을 잘합니다. 되는 구단의 좋은 표본을 제시하고 있죠
좋은글 잘보았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릴맥님은 참 주제도 잘잡으시고 글도 잘쓰십니다^^ 부지런하시기도 하고 ㅎㅎ 잘봤습니다~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기분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 짝짝짝 골스의 인재 양성은 끝이 없군요
감사합니다. 골스가 계속해서 쏠쏠한 영건들을 발굴해내고 있네요
가독성도 좋고 내용도 풍부하고 ㄷㄷ 릴맥님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마베님 뉴스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저도 정말 감사해요 ㅎㅎ
제가 원래 농알못이라 이런 분석글 끝까지 잘 못 읽는데 이 글은 끝까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그린이 잘 키워줬으면 좋겠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릴맥님 감사합니다. 너무 잘봤어요^^
댓글 감사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