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산다는 거 뭐일까? 하면서도 이에 대한 적절한 답은 없는 거 처럼 보인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응답이 나올 수 있기에 함부로 이렇다는 식으로 말하기가 애매하다고 해야지.
어젯밤에 우리 3인은 번개팅 형식으로 서판교의 운중동 주민 센터 부근의 한 회식당에 모였다.
두 사람은 판교 지역에 거주하고 난 여기서 재너머 관악산하에 있는 곳에 산다.
둘은 모임 장소가 가깝기에 일찍이 서둘 필요가 없지만 나는 이들과 사정이 다르다.
갈 때마다 대중 교통편을 이용하지만 내가 사는 곳에 거기까지 한 번에 가는 교통이 없는 탓에 4호선 인덕원역 부근서 성남쪽으로 가는 시내 버스와 용인행 좌석 버스를 이용할 수가 있다.
직선거리로 보면 얼마 되지 않아도 2번 갈아 타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보통 소요 시간이 한 시간여 걸린다고 하겠다. 어제도 나름대로 빠른 시각에 나와 거기로 향했지만 갈아 타기에 시간이 걸려 약속된 장소에는 겨우 맞추서 당도할 수가 있었다.
나의 동네가 아닌 남의 동네인 서판교서 저녁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게 어제 나의 일과라 하겠다.
만나는 곳은 한 칭구가 주선한 곳은 닭갈비집이나 날씨도 춥고 해서 속을 고려해서 얼큰한 국물을 먹는 게 났다면서 인근의 회식당으로 가자고한다. 우린 동의했다. 거기에 가니 초저녁이라 손님은 한 테이블에만 있고 우리 일행이 두 번째 손님이다.
그 칭구가 사장을 불러 얼큰 해물탕 하나 주문하고 주류도 부탁했다.
착석해서 서로간에 간단히 안부를 묻고는 탕이 나오기 전에 한 잔의 술로 건배했다. 차가운 날씨탓인지는 몰라도 목구멍으로 타고 내려가는 소주가 짜리하게 전해온다. 두 칭구는 막걸리이고 명색히 주당이라고 하는 난 소주이다.이러니 저리니 하는 일상의 주제로 부터 최근의 시국에 까지 얘기의 꽃은 점점 붉게 타오른다.이윽고 해물탕이 나왔다. 진한 국물을 보자 나도 모르게 침샘이 꿀꺽한다.
숟가락으로 한 입에 해당하는 국물읗 목에 넘기니 진짜로 신선한 고기의 진국이라는 느낌이 팍팍 전해온다. 역시 칭구가 부탁한 대로 신선한 고기로 만든 해물탕이라서 나도 모르게 숟가락이 연신 냄비속으로 찾아간다. 창너머로 보이는 이곳은 식당들이 있지만 느낌은 어쩐지 많이 내려앉는 듯한 느낌이다. 이곳은 확실히 사람들이 뿜비지 않는 탓에 정말로 적막강산처럼 고요하다고 하겠다.
술과 얘기가 한 차례 진하게 지나간 후에는 남은 국물로 저녁밥을 먹었다. 어제는 날씨와도 상관이 있는지 몰라도 3인은 각자 공기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보통 같으면 공기밥 한 그릇에 2사람이 먹는데,어제는 유난히 추운 탓에 공기밥 하나를 게 눈 감추는 듯이 완벽히 정리했다.
나와서는 부근 카페서 입가심 하는 것으로 요글레 하나씩 먹고는 각자 집으로 귀가했다.
난 여기가 아니고 타지인 탓에 차 오기를 가다렸다. 찬 바람이 얼굴 표면을 거칠게 포옹하듯이 스친다. 오는 버스는 오지 않고 점점 겨울밤은 깊어가네! 겨울밤하늘이 오늘따라 유난히 선명하다고.
지상에는 추위가 사람을 떨게 하고 하늘은 유례없는 선명하다는 거 자랑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약 20여분 기다린 끝에 타고 갈 버스가 온다.타지에 산다는 설움(?)이 가슴에서 뭉클한다.버스는 차가운 겨울 바람을 뚫고서 재머너 내가 사는 동네를 향해 질주한다. 차창으로 보이는 인가의 불빛이 오늘따라 더 선명하게 눈에 보인다.
3인은 고교 동창으로 수도 시민은 못되고 경기 도민으로서 살고 있다.굳이 시민이니 도민이니 하는 표현에 대해 너무 이상하게 여기지 말라! 어디 까지나 현실대로 반영하다가 보니 경기 도민으로 살고 있다는 것이다.
만나면 즐겁고 헤어지면 아쉬움이 남는다. 말로는 표현하지 않아도 우리들이 이렇게 만나서 한 잔의 술을 나누면서 사는 이바구를 공유할 수 있는 날들이 앞으로 얼마가 될런지 모르지만 이렇게라도 의기투합이 되어 만남의 즐거움과 이바구의 행복함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이런 식의 번개팅의 회합도 묘미라는 친근감을 공유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한다.
날씨가 자꾸만 심술난 동장군의 입김이 하얗게 뿜어져 나와 우리들의 언행을 움추리게 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이런 날씨에 상관없이 뜻맞는 칭구끼리 모여 만남의 시간 갖는 거 늙어감을 잊게 하는 삶의 윤활유가 아닌가 한다!
첫댓글 잘하셨습니다.
판교지역이면 내 위수지역인데 신고도 없이 ㅎㅎ
나도 젤 친한 고교동창 3명을 카페에 가입시켜놓고
그중에서 젤 잘나간 넘한테 매달 우려먹고 있습니다.
다음에 판교 입문하실때는 사전에 꼭 신고를 하셔야 합니다.
허허허!연락처 주면 통지하리다!!??
나도위수지역인데
판교지역에 거주민이시구먼!
요즘은 경기도 끄트머리까지 수도권이라고 해서
굳이 도민이라고 강조 안하셔도...ㅎ
에나가님 전에는 소래포구에 모이셔서
한 잔 하셨다는 그분들인가 봅니다.
그렇게 한 잔 하실수있는 친구분들이 계시어
외롭지는 않으시겠습니다.
그분들도 여기에 같이 입문하시어
이런 글도 함께 쓰고 읽으며 공유하시는 것도...^*^
그래유!올해가 가기 전에 간단히 만나 한 잔의 삶을 공유했지우!
분당 판교를 다녀 가셨군요..
친구중에 가장 부담없는 친구가 고교동창인듯 합니다
추운날씨도 불구하고 좋은시간 보내셨네요
그건 그래요,학교별 동창생이 있지만 고교 동창생이 제일로
허물없이 교분과 우정을 공유할 수가 있지유!!
저도 그래요.
그런데 저도 끼어주셨더라면.
아쉽네요.
공감을 보내니 저도 무척 기분이 업네요!
저물어 가는 올해를 아쉬어 하면서 친구와 함께 하는 술 한잔 ~
그립다.
그리워~
지금이라도 연락하여 호젓한 자리 하나 만들어 보세유!!
올해도 좋은 일많이 추억으로 남기시고
마치도록 우리 모두 긴장? 합시다요 ㅎㅎ
년말년시에 떠들던 기분에 휩쓸리지 말고
차분한 자세로 건강히...
좋은 만남이죠
친구들 하고 같이한다는것은 삶에 즐거움을 더해주죠 ㅎㅎ
그래요,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