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전술이 적합한 것인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니발의 전술에 대해 스키피오가 구사한 전술, 폼페이우스의 전술에 대해 카이사르가 구사한 전술을 보면.......전술이란 교범에 나와있는대로 보편타당한 것 뿐만 아니라 적의 주력과 약점 및 지형이나 기후, 심리 상태 등의 복합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여집니다.
전술이란 상대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흔희 비유하는 표현으로 M자와 V자를 들어 봅시다. 정사각형을 M과 V로 그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M이란 전적으로 포위섬멸을 구사하려는 시도이며 V란 전적으로 중앙돌파를 구사하려는 전술입니다. 그런데 이중 어디가 유리할까요? 포위섬멸? 일점돌파? 답은 '모른다'입니다. 흔희 알렉산더 대왕과 한니발이 완성한 포위섬멸 작전이 전술의 교범이라고 해서 누구나 사용하려 하지만 포위 전술의 약점은 M과 V로 볼 때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바로 중앙이 취약하다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일점 돌파는 한 곳으로 전력을 투입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 대신에 중앙돌파가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역으로 포위 섬멸될 위험성이 있죠. 특히 근대 이전의 전투와는 달리 현대전은 전장의 영역이 광범위해졌습니다. 따라서 예전의 포위 섬멸전 식의 병력 배치는 자칫 아군 부대가 각개격파 될 수 있는 소지가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밑에 고구려군의 중장기병에 대해 언급을 하시면서 일반적인 견해들은 중장기병의 돌격으로 전 전열을 흐트러뜨린 후 이탈하고, 보병들의 2차 돌진, 중장기병 및 경기병(궁기병 포함)의 포위 등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한가지 아쉬운 점은 역사적으로 볼때 기병의 중앙 돌파는 일반적으로 많이 시도되지 않는 전술입니다. 기병의 목적은 기동성을 활용한다는 데에 있죠. 그 기동성이란 보병끼리의 근접전 시 승부가 나기 전에 기동성이 높은 기병으로 적의 측면이나 배후를 공격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적 기병들도 가만 있지는 않겠죠. 제가 언급한 전술의 상대성을 응용하면 고구려군의 중장기병이 중앙돌파를 위주로 했다는 점은 그 돌파가 미약하거나 실패할 시 역으로 포위섬멸을 당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됩니다. 고구려군의 주력이 중장기병이고 만약 그 중장기병을 제대로 활용했다면.......그것은 고구려군의 중앙돌파 전술이 가능하도록 한 적절한 상황이 있었다는 점이고 고구려 군이 그것을 이용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제 생각으로는.......고구려군은 소수의 병력으로 적군을 유인했던 것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특히 한반도의 지형은 삭악지형이라 비교적 좁은 골짜기 속으로 적군을 유인하기엔 안성맞춤이라 여겨집니다. 물론 고구려의 대 지나 전쟁은 대부분 한반도 밖에서 이루어졌지만......각설하고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면.......
카이사르가 탑수스 회전에서 폼페이우스군과 유바왕이 이끄는 군대에 석호를 사이에 두고 포위당했을 때의 일을 생각해 보면 해답이 나올듯 합니다. 첫째, 카이사르가 탑수스를 염두에 둔 것은 석호와 바다를 통해 좌우측이 모두 막혀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런 지형에서 일반적으로 극좌익과 극우익에 기병을 배치하는 것은 기병의 기동성 측면에서 배후로 우회 기동하는 데에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되는 것이죠. 둘째, 게다가 카이사르 군 기병이 적의 중앙을 돌파한 후 좌우로 분산 공격하게 되면 적군은 석호와 바다에 막해 두 방향에서 포위 라인에 갖힌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셋째, 카이사르는 적보다 적은 병력으로 적의 근거지에서 전투를 수행하는 것이며 적이 카이사르 군을 양방향에서 포위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적군의 망치-모루 전술이 시도되기 전에 적을 각개격파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결국 카이사르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시간'이었고 이러한 여러 상황들에 의해 카이사르의 기병대가 중앙돌파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고구려군은 적을 비교적 좁은 협곡이나 강 등의 지형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전격적의 수단으로서 중앙돌파를 구사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술의 기본은 '전격'과 '기만'입니다. 광개토태왕이 전술의 일인자였다는 점은 그가 구사한 전격전과 기만술로 여실히 증명됩니다. 그것이 고구려군의 일반적인 전술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