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시 ] 마디 – 시와 시평
<문화앤피플> 2025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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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 GPT 에 의뢰한
김세영의 시 「마디」에 대한 시평 및 감상평을 게재합니다
김세영의 시 **「마디」**는 인간의 신체적 한계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해가는 육체를 깊이 성찰한 작품이다. ‘마디’라는 단어는 인간의 관절을 의미할 뿐 아니라,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순간들, 혹은 기억의 단편들까지도 상징한다.
1. 마디의 상징성과 구조
이 시에서 ‘마디’는 단순한 생물학적 구조를 넘어 삶의 흔적이 새겨진 장소가 된다. 처음에는 절지동물보다 많은 마디를 가졌다고 말하며,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게 된 순간부터 시작해 발가락, 손가락, 어깨 등의 움직임을 묘사한다. 이어서 이 마디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아픔과 굳어짐의 상징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그린다.
특히,
"팔을 들면 어깨마디에서
일어서면 무릎마디에서
뚝,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난다“
이 부분은 관절이 노화하면서 삐걱거리는 소리를 의인화하여, 시간의 흐름과 신체적 쇠퇴를 청각적으로 형상화한 대목이다.
2. 기억과 시간의 흐름
시의 중반부에서는 마디와 기억을 연결하는 인상적인 이미지가 등장한다.
"꼬리뼈마디를 텔로미어처럼 깎아내는
손목시계의 초침의 칼날이
매장된 기억의 무덤을 파헤쳐서
소리 뼈마디 하나를 보여준다“
여기에서 **‘텔로미어’**는 세포 노화와 수명을 결정하는 DNA의 일부로, 인간의 시간이 유한함을 상징한다. 초침의 칼날이 과거의 기억을 파헤친다는 표현은, 과거의 순간들이 마디마디마다 새겨져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신체의 변화가 아니라, 삶의 축적된 흔적과 사라져가는 순간들에 대한 애도로 읽힌다.
3. 직립보행과 퇴화, 인간 존재의 역설
시의 후반부에서는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게 된 원인을 언급하며, 여전히 완벽하지 못한 신체적 한계를 이야기한다.
"직립원인이 된 지도 백만 년이 훨씬 지났는데도
아직도 서툰 직립보행으로 발목이 잘 접질리고
등뼈마디마저 가끔 삐끗하여
유인원의 보행법이 그리울 때가 있다“
인간은 직립보행을 통해 진화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신체적 약점을 가지게 되었다는 진화의 아이러니를 표현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절지동물의 보행법을 흉내 내고 싶다고 말하며, 다시 인간과 다른 생물과의 비교로 돌아간다.
"절지동물보다 마디가 많다
그들보다 오래 살아
굳어서 못 쓰게 된 마디가 많다.“
처음과 마지막이 절지동물과의 비교로 연결되며, 시간이 지나며 ‘마디’가 더 많아졌지만, 결국 그것은 굳어버린 채 사용할 수 없는 것들이 되어버렸다는 허무한 결론으로 마무리된다. 이는 삶의 축적이 곧 쇠퇴로 이어지는 인간의 숙명을 담담하면서도 비극적으로 보여준다.
4. 총평
김세영의 **「마디」**는 신체의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과 인간 존재의 유한성을 깊이 성찰하는 작품이다. 노화, 기억, 진화의 역설이라는 주제를 ‘마디’라는 독창적인 상징을 통해 형상화하며, 특히 청각적 이미지(뚝,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와 생물학적 개념(텔로미어)을 활용해 시적 깊이를 더했다.
이 시는 단순히 신체적 노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축적과 그에 따른 쇠퇴라는 보편적인 인간의 조건을 조용히 그러나 강렬하게 전달한다. 특히, 절지동물과 비교하며 진화와 노화가 인간에게 주는 역설적 상황을 강조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마디 하나하나에 새겨진 삶의 흔적과 기억, 그리고 그것이 결국 굳어버린다는 사실을 통해, 인간 존재의 무상함을 아름답고도 쓸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