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가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 우승에 이어 15일 끝난 대붕기 대회 우승 마저 차지, 올 시즌 2관왕에 오름으로써 지난 76년 팀 창단 후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대구고는 이번 대회에서 투수 정대희, 임성민, 양대원이 마운드를 이끌고 박진영, 박석민, 이명환, 윤민현 등이 공.수에서 맹활약, 한서고, 경북고, 세광고 등 강호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대구고는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전문가들로부터 전국대회 4강 정도의 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 타력은 막강하지만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대구고는 우완 정통파 정대희 임성민, 좌완 정통파 권영진, 언더드로 양대원 등 구색을 갖춘 투수들이 효과적으로 이어던지며 마운드의 안정을 꾀하고 실점 이상의 점수를 뽑아낼 수 있는 타력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었다. 이로 인해 지고 있는 경기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 선수들 사이에 배어 있었다. 이러한 전력과 팀 분위기는 대통령배 대회 우승, 청룡기 대회 4강에 이어 대붕기 대회 에서 다시 정상에 오르는 원동력이 됐다. 대구고는 지금까지 대붕기 대회 우승 6회, 83년 황금사자기대회 준우승 등의 성적을 거뒀지만 한 해에 2개 대회 이상 우승한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대구고가 이렇듯 전성기를 맞게 된 데에는 학교와 동창회, 동문들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전통의 명문 경북고와 대구상고에 눌리던 대구고는 지난 98년부터 야구부 지원을 통해 선.후배들간의 결속에 나선 동창회가 연간 1억2천만원, 재경 동창회가 연간 3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한편 전국대회 참가때마다 동문들이 별도의 지원을 해왔다. 이와 함께 지난 99년말 대구시교육청의 지원으로 야구부 합숙소를 최신식으로 새로 짓고 야구장도 정비하면서 장학금 혜택을 대폭 늘려 중학 우수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영입, 전력을 강화했다.
야구부 지원에 대한 투자는 결과로 이어져 2001년 전국체전 우승, 2002년 전국체전 준우승의 성과를 거뒀으며 올 시즌 2관왕에 오름으로써 결실을 맺고 있다. 박태호 감독과 권영진, 황성관 코치 등 모교출신 코칭스탭들도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에게 나타나는 강한 개성을 한데로 뭉쳐 조직력을 극대화했다. 대구고는 앞으로 남은 화랑기 대회, 봉황기 대회, 전국체전 등 남은 대회에서도 1~2회 더 우승을 노리고 있다.
대구고 박태호 감독은 "열심히 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야구부를 열성적으로 지원해준 동창회와 학교, 학생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성과가 가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