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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본보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는 180만3000명으로 전체 취업자(2885만7000명)의 6.2%에 달했다. 1년 전(167만5000명)보다 12만8000명 증가했고 근로자 수와 비중 모두 7월 기준 역대 최대다.
질 낮은 일자리로의 취업은 급증한 반면에 양질의 일자리 취업자 수는 급감하고 있다. 지난달 주 36시간 이상 풀타임 근로자는 2158만7000명, 전체 취업자의 74.8%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9만4000명 줄면서 전체 취업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런 경향은 젊은 연령층에서 더 두드러진다. 지난달 20, 30대 취업자 수는 910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7000명 감소했지만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 수는 34만4000명에서 41만6000명으로 오히려 7만2000명 급증했다. 반면 주 36시간 이상 풀타임으로 일하는 20, 30대 근로자는 지난달 728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만3000명이나 감소했다.
초단시간 근로자는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7월 90만9000명이던 고령층 초단시간 취업자는 지난달 96만7000명으로 5만8000명 증가했다. 이는 대학 졸업 후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파트 타임으로 일하는 청년과 은퇴하고 나서도 쉬지 못하고 부족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시간제로 근무하는 고령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첫 일자리의 수준이 미래 고용과 임금에 장기간 영향을 미친다”며 “청년들의 일자리 질이 나빠진다는 것은 향후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일자리 외화내빈 현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일자리 통계로 보면 더 명확히 드러난다. OECD가 공식 통계로 활용하는 ‘전일제 환산(FTE)’ 방식으로 계산하면 한국의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7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6만6000명 감소했다. 정부의 공식 통계상 취업자가 17만 명 늘어난 것과 상반된 결과다. 정부의 고용통계는 일주일에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 1명으로 보지만 FTE는 주 40시간 일한 것을 취업자 1명으로 산정한다. 일주일에 20시간을 일한 사람은 0.5명의 취업자로 계산하는 식이다. FTE 방식으로 산정한 지난달 20, 30대 취업자 수(885만7000명)도 1년 전보다 22만3000명이나 급감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