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0일 개강 첫날, 엄마와 다시 시립강북노인복지관을 찾았다.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는 수업이다. 가는 길과 끝나고 오는 길을 차분히 설명했다.
복지관에는 어르신들 대상으로 하는 식당도 있었다. 한 끼 4,000원에 영양식을 드실 수 있으니, 처음엔 함께 먹어 보고 싶었지만 보호자는 이용할 수 없다고 했다. 엄마가 수업 후 식사를 하실 수 있도록 복지관 입구에 있는 식권을 뽑아 드렸다. 식권 구입 시에는 회원증이 필요하며, 카드는 사용이 안 되고 현금으로만 구입할 수 있다. 식권을 끊고 수업이 끝나면 지하 식당으로 가실 수 있도록 식당을 확인한 후 수업이 진행되는 4층 다예실까지 바래다드렸다.
복지관 입구를 통과하면 우측으로 식권을 뽑을 수 있는 기계가 보인다. Ⓒ박은영
어르신들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지하1층 식당 입구 Ⓒ박은영
4,000원에 어르신들이 중식과 석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 내부 Ⓒ박은영
스마트폰 기초반 수업의 정원은 10명으로, 선생님은 두 분이 계셨다. 엄마는 이제 일주일에 한 번 2시간씩 전문강사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울 수 있게 됐다. 7월부터 12월까지 총 23주를 말이다. 첫 수업에 걱정이 많았던 엄마는 반복해서 모르는 것을 물어보셨다고 한다. 적극적으로 배워 보려는 의지가 차오르기 시작한 듯해서 반가웠다. 수업 후 식사까지 하고 돌아오신 엄마는 스마트폰 수업을 3차례나 듣고 계신 분도 있다고 했다. 어르신들의 경우 무엇보다 반복이 중요했다.
엄마는 비슷한 연령대 분들이 하나라도 배우고 익히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당신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셨을 거다. 그리고 엄마는 모르는 부분을 오랫동안 반복해서 연습할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늘 혼자 계시던 엄마에게 복지관 나들이는 새로운 활력이 될 거란 사실은 분명했다. 친구도 사귀고 식사도 하는 등 사회와 소통하시게 된 거다.
디지털 스마트 기초를 배우기 위해 모인 어르신들 Ⓒ박은영
복지관에서는 악기, 체력단련, 미술, 디지털 수업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박은영
어느 드라마에선가 "앞으로 우리가 늙으면 혼자 TV도 못 켤 거다”라는 대사를 들었다. 기술의 발전이 그만큼 빠르고 복잡해질 거란 뜻이다. 일상 속으로 깊게 스며든 스마트폰은 어르신들 삶의 만족도 향상에 직접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이다. 혼자 계신 부모님이 울적해 보인다면 가까운 지역의 시립노인복지관을 찾아보자. 관심이 있는 수업을 듣고 사람들과 만나서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될 것이다.
직접 수업을 듣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서울디지털재단이 제작한 유튜브 교육 콘텐츠 '어디나 5분클래스'를 봐도 좋다. '오늘의 날씨 바탕화면에서 바로보기', '카카오톡으로 송금하기', '키오스크로 햄버거 주문하기' 등 어르신들이 생활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알찬 정보들로 구성돼 있다.
스마트폰을 배우기 시작한 엄마가 하루하루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시간이 걸릴지라도 딸이나 손녀에게 엄마가 직접 카톡을 보내고 사진을 찍어 보내는 순간을 기대해 본다.
시립강북노인종합복지관
○ 위치 : 서울시 강북구 삼양로 92길 40
○ 교통 : 우이·신설선 화계역 1번 출구에서 100m, 4호선 수유역 5번 출구에서 300m
○ 누리집
○ 문의 : 02-999-9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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