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는 ‘간호사’
환자와 공감할 수 있는 사명의식 필요
“간호사는 병원에서 의사의 진료를 돕고, 24시간 환자 곁에서 의사의 처방이나 규정된 간호기술에 따라 치료를 하며, 의사 부재 시에는 비상조치를 취한다. 또 가정이나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건강의 회복, 질병의 예방, 건강의 유지와 증진을 도와주는 활동을 한다.”
2014년 8월 1일.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강국희 간호사(26)가 삼성그룹 ‘열정樂서’ 무대에 올랐다. 화사하고 당찬 모습으로 자신의 꿈을 이루기까지의 여정을 이야기하며 2천여 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그는 어려운 집안환경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공부에 몰입했다. 하지만 2012년 삼성서울병원에 입사하기까지 공부가 전부는 아니었다. 학창시절부터 학업과 아르바이트로 잠 잘 시간조차 충분하지 않았음에도 소외계층을 돕는 일에 앞장섰다. 막연하게 ‘남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삶의 가치로 변하며 간호사로서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삼성서울병원 강국희 간호사가 환자의 손을 꼭 잡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간호사는 사명의식 없이 직업으로만 여기면 힘든 일 일수도 있습니다. 간호사로서의 실력과 더불어 환자들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자세와 의지, 열정이 필요합니다.”
1984년 서울대병원 1호 남자간호사로 입사한 서울대 어린이병원 수술장 김장언 수간호사(55). 그가 남자간호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였다.
전체 간호사 가운데 남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나면서 2014년 현재 7,443명이 배출됐다. 서울대 병원 ‘남자간호사 1호’인 김장언 수간호사가 수술을 앞둔 환아를 돌보고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당시 신문을 봤는데 서울대 간호학과에 처음으로 남학생이 입학했다는 기사가 실렸죠. 그때 남자도 간호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흥미를 느꼈죠. 새로운 세계를 개척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매력을 느꼈어요. 호기심으로 인한 선택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어느덧 30년 경력의 김 간호사가 처음으로 배정 받은 부서는 수술실이었다. 당시 병원에서는 남자 간호사를 쉽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환경이 아니었다. “단순히 보호자로부터 떨어져 있기 위해 수술실을 택했는데, 어느덧 30년이 지났네요. 수술실 간호사로서 보람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만, ‘병동 간호사로도 근무를 해봤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도 아쉽습니다.”
간호사 면허 32만여 명, 남자간호사 늘어 7,400여 명
전문간호사 취득자 1만 3,000여 명
대한간호협회가 최근 발간한 자료집을 보면 2014년 현재 한국의 면허등록 간호사 수는 32만 3,701명이며 이 가운데 남자는 7,443명으로 전체 간호사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재학 중인 남자학생이 16%에 달해 향후 남자간호사 비중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연도별 남자간호사 비중
간호사가 되려면 간호학과(3·4년제)를 졸업하고 국가(한국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에서 시행하는 간호사 시험을 합격한 후 간호사 면허증을 취득해야 한다. 2014년 간호사국가시험에서는 1만 5,458명이 합격하였으며 합격률은 96.1%였다.
※전국 간호교육기관 현황은 대한간호협회 홈페이지 참조
연세대 간호대 학생들이 진지한 자세로 실습교육을 받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전문간호사 제도
2000년부터 전문간호사(Advanced Practice Nurse, APN) 제도가 시행되었다. 전문간호사는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증하는 전문간호사 자격을 가진 자로서, 현재 의료법에서 가정, 감염관리, 노인, 마취, 보건, 산업, 아동, 응급, 임상, 정신, 종양, 중환자, 호스피스 등 13개 분야를 인정하고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간호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최근 10년 이내에 해당 분야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으면서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한 교육기관(대학원 수준)에서 전문간호사 과정을 이수하거나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의 해당 분야 전문간호사 자격이 있으면 전문간호사 자격시험에 응할 수 있다. 2012년까지 1만 2,935명이 전문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자격시험 시행 이전 전문간호사 취득자 8,164명 포함).
※전국 전문간호사 교육기관 현황은 대한간호협회 홈페이지 참조
병의원 · 보건소 · 학교 · 산업체 등 다양한 전문직 진출
대부분 간호사는 각급 병원이나 의원 등에서 환자의 치료와 진료를 돕고 있다. 간호사 면허증을 갖고 있으면 병원 이외의 다양한 분야로 진출 가능하다. 간호사 면허증을 소유하고 공무원 임용시험에 합격하면 전국 보건소와 보건지소, 농어촌 지역의 보건진료소, 지방자치단체 등에 근무하는 간호직 또는 보건직 공무원으로 근무할 수 있다.
간호대학에서 교직과목을 이수한 후 간호사 면허를 취득한 사람이 교원임용고시에 합격하면 학교에서 보건교사로 근무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간호장교로 국군병원 등에서 근무할 수 있으며 기업이나 사업장의 건강관리실에서 근로자의 건강관리와 보건교육을 담당할 수 있다.
또 산후조리원, 요양원, 복지관 등에서 활동 가능하며, 보험회사나 의료기기업체, 의료정보회사 등에 폭넓게 진출할 수 있다. 미국, 캐나다 등 간호사의 해외취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외국어 실력을 갖추거나 해당 국가의 간호사면허증을 취득한다면 해외 진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병원 간호사는 24시간 환자간호를 위해 3교대로 근무한다. 그러나 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기관의 경우 정시 출퇴근이 가능하다.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실 간호사가 신생아에 대한 광선 치료를 돕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병원간호사
종합병원, 병·의원, 요양병원, 전문병원 등의 의료기관에서 근무한다. 분야별로는 일반병동, 외래, 수술실, 투석실, 중환자실, 중앙공급실, 신경외과, 응급실, 정신, 조혈모세포이식, 신생아실, 당뇨병교육, 여성건강, 한방, 상처, 장루, 실금 등이 있다(자세한 내용은 병원간호사회 홈페이지 참조).
보건진료 전담공무원
농어촌지역에 설치된 보건진료소에서 근무하며 지역주민의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을 위한 일차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간호사 또는 조산사 면허를 취득한 후 보건진료직공무원 임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자세한 내용은 보건진료소장회 홈페이지 참조).
보건교사
초, 중, 고등학교 보건실에서 근무하며 보건교육, 학생과 교직원 건강관리, 학교 보건사업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간호대학에서 소정의 교직학점을 이수한 후 간호사 면허를 취득한 사람에게 보건교사 자격증이 주어진다(자세한 내용은 보건교사회 홈페이지 참조).
보험심사간호사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며 효율적인 진료비 청구 및 심사관리, 의료서비스의 적정성 평가 업무를 담당한다(자세한 내용은 보험심사간호사회 홈페이지 참조).
보건간호사
전국 보건소와 보건지소, 지방자치단체 등에 근무하는 간호직 또는 보건직 공무원이다. 지역주민의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을 위한 사업, 정신보건, 모자보건, 노인보건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자세한 내용은 보건간호사회 홈페이지 참조).
간호사는 병원 이외에도 가정이나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건강의 회복, 질병의 예방, 건강의 유지와 증진을 도와주는 다양한 활동을 하며 점차 그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앞쪽은 보건진료소에서 근무하는 보건진료 전담공무원과 뒤쪽은 지역 주민들). <대한간호협회 제공>
산업간호사
산업간호사는 사업장 건강관리실에서 근무한다. 근로자 건강관리와 보건교육, 작업환경 및 위생 관리, 사업장 안전보건체계 수립 등을 담당한다(자세한 내용은 산업간호사회 홈페이지 참조).
간호장교
일반 4년제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간호사 면허증을 취득한 뒤 간호장교로 임관하는 경우와 국군간호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간호장교로 임관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 성별에 관계없이 간호장교에 지원할 수 있다(자세한 내용은 국군간호사관학교 홈페이지 참조).
조산사
임산부의 정상분만을 돕고, 산후관리와 신생아 관리를 돕는다. 간호사 면허를 취득한 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의료기관에서 조산 수습과정(1년)을 마치고 조산사 국가시험에 합격하면 면허를 받을 수 있다. 조산원을 개업해 운영할 수 있다(자세한 내용은 대한조산협회 홈페이지 참조).
노인요양 방문간호사
대상자의 가정 등을 방문하여 간호, 진료의 보조, 요양에 관한 상담 또는 구강위생 등의 간호를 제공한다. 최근 10년 이내 간호업무 경력이 2년 이상을 갖추고 있으면 노인요양 방문간호사를 할 수 있다(자세한 내용은 한국방문간호사회 홈페이지 참조).
서울아산병원 병동간호사들이 근무 교대에 앞서 환자들의 상태 등에 대해 인수 인계를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의료기관 내 간호부서 현황
조직 내 가장 많은 인원
의료기관 내에서 간호부서는 보건의료인력 중 가장 많은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최근 들어 많은 의료기관들이 간호부서를 원장 직속으로 개편하면서 병원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위원회 위원으로 병원의 경영과 정책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13년 말 현재 독립 부서로 의미를 갖는 간호부 이상의 간호부서는 전국 1,492개 의료기관 중 46.2%인 690개에 달한다.
의료기관 내 간호부서 현황
연세의료원의 간호사 교육은 1906년 세브란스병원 내 간호부 양성소가 생기면서 시작되었다. 1957년 4년제로 대학 간호학과로 승격하고 이듬해 1958년 한국 최초의 간호학사 학위를 가진 졸업생을 배출했다. 세브란스병원(신촌)에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간호학사 취득자)는 총 2,584명이다(2014년 9월 15일 기준). 국내 병원 최초로 ‘간호부원장’ 직제를 신설했다.
병상수와 외래 및 입원, 수술 등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아산병원은 간호사 숫자도 2014년 9월말 현재 3,300여명으로 가장 많다. 신입간호사는 부서(12개 팀)에 따라 2개월 또는 3개월 동안 예비교육을 받는다. 간호사의 업무수행능력을 평가하여 단계별로 승진시키는 제도인 ‘간호사 경력관리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각 단계에 따라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연 2회 인센티브를 준다. 국제 자격증 취득을 장려하고 일정금액 지원도 한다. 응급 환자 간호를 위한 전담인력(MAT)이 24시간 항시 대기하고 있다. 매년 30~40명의 간호사들이 해외연수를 한다.
삼성서울병원은 ‘보호자 없는 병원’을 표방, 전문 간호인력이 환자 간호를 전담하다. 24시간 환자 곁에서 ‘돌봄간호’를 실현해 환자와 보호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외래 진료과별로 설명 간호사를 운영하고, 본관과 별관에 진료상담 · 검사예약 데스크를 설치해 진료와 검사상담 간호사를 운영 중이다. 또 전화예약실에 전화상담 간호사를 배치했다. 올해 9월말 현재 2,400여명의 간호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한국 의료계 최초로 보호자 없는 병동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에서 간호사가 환자의 휠체어를 밀어주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간호협회 관계자는 “한국의 인구 1,000명당 활동 간호사는 4.7명(간호보조인력 포함)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전체 평균인 9.3명(2011년 기준)에 비해 미약한 수준”이라며 “현재 노인인구 및 만성 질환자의 증가 등에 대응하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장기요양시설 및 서비스 확충, 가정간호제도 등의 활성화와 정책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서는 간호사 인력 양성과 효율적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