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매우 똑똑… 나와 잘지내 美 안전”
[2024 美 대선]
“나를 좋아해… 핵무기 쌓여있었을것”
北 관리능력 강조, 바이든과 차별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아이오와 코커스를 하루 앞둔 14일(현지 시간) 유세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하며 자신의 리더십을 과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 인디애놀라 심프슨칼리지에서 열린 유세에서 당내 경선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에 대해 “잘못된 사고와 정책을 갖고 있는 데다 충분히 터프하지 않다”며 “미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거친 인물들을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거친 인물’로 예를 든 이들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김 위원장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은 매우 똑똑하고 터프하다”며 “그러나 그는 나를 좋아했다. 우리는 서로 정말 잘 지냈고 (북한과 미국은) 안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당시 북한과 전쟁을 벌이려고 하고 있었다. 북한은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핵무기를 쌓아놓고 있었을 것”이라며 “(자신과 김 위원장이) 대단한 일을 한 것”이라고 스스로를 치켜세웠다. 해당 유세는 북한이 올해 첫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지 12시간 정도 지난 시점에 진행됐다.
임기 중 김 위원장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선에 뛰어든 뒤 여러 차례 북한에 대한 ‘관리 능력’을 강조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와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해 민사소송 공개 증언에서도 “내가 북한과 협상하지 않았다면 핵 홀로코스트(대학살)가 일어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의 독재자와 ‘연애편지’를 주고받았다고 말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홍정수 기자, 이기욱 기자
트럼프, 아이오와 과반땐 ‘대세론’ 쐐기… 헤일리, 2위 차지땐 상승 기대 이어갈듯
[2024 美 대선]
‘대선 풍향계’ 아이오와 관전 포인트
디샌티스, 반등 계기 만들지 눈길
14일(현지 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가운데)이 ‘트럼프는 코커스의 캡틴(Trump caucus captain)’이라 적힌 흰 모자를 쓰고 지지자들을 향해 웃어 보이고 있다. 15일 아이오와주에서는 11월 대선에 도전할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첫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린다. 디모인=AP 뉴시스
15일(현지 시간)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는 전국에서 처음 열리는 경선이라는 점에서 미국 대선의 풍향계로 불린다. 그런 만큼 야당 공화당 경선에는 물론이고 대선 판도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50%를 넘어설 것인가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대 최대 표차 승리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목표를 내건 가운데 과반의 득표율을 얻는다면 대세론에 쐐기를 박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미 CBS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적극 투표층 가운데 69%의 지지율을 보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14%),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12%)를 크게 앞섰다. 지난해 11월 같은 조사에선 61%를 얻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득표율 50%를 넘기지 못하면 여론조사에서의 압도적인 지지율이 되레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 ‘화상 타운홀’ 유세에서 “50%가 뭔가 의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는 높은 기준을 세워놓은 뒤 만약 내가 49%를 득표하면 ‘실패했다’고 비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중 공격을 받고도 지지율 상승세를 유지할 것인가에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이제 헤일리에 대한 여러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며 네거티브 공세를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헤일리 전 대사가 약한 조직력을 딛고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2위를 차지하면 실낱같기는 하나 이변에 대한 기대를 이어갈 수 있다.
최근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헤일리 전 대사에게 밀리며 경선에서 조기 탈락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디샌티스 주지사는 두 번째 경선지로 헤일리 전 대사가 사활을 건 뉴햄프셔 대신 헤일리 전 대사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에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과 함께 경선 완주 의지를 강조했다.
인디애놀라=문병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