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초산장 이야기 1354회 ) 가을 단풍 구경
2024년 11월 20일, 수요일, 맑음
지나간 토요일은 생일이라
아들 가족과 딸 부부가 찾아와서
간소한 생일 잔치를 했다.
내가 좋아하는 회를 가까운 청춘어부 횟집에 주문했는데
5인분에 57000원 주고 찾아왔다.
정미와 아이들은 회를 잘 안 먹으니
돼지갈비와 생선을 차려 놓았다.
집에서 준비하느라 유여사가 고생했다.
건강하게 생일상을 받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
일요일에는 어제 고생한 유여사를 위로해줄겸
단풍 구경을 하러 내원사 계곡으로 갔다.
갈 때는 내가 운전을 했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배낭을 메고 노전암 쪽으로 걸어갔다.
노전암을 지나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상리천 계곡을 거슬러 올라갔다.
짚북재까지 가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는데
꽤 멀었다.
나는 아무리 걸어도 괜찮지만
유여사가 힘들까봐 걱정했는데 잘 걸었다.
곳곳에 단풍이 보였는데
예년보다는 단풍이 덜 든 듯 했다.
그래도 단풍 구경을 잘 했다.
드디어 짚북재에 도착했다.
원효대사가 설법을 하기 위해 북을 매달아 놓고
울리던 곳이라 짚북재라는 이름이 붙었다.
높은 곳인데도 평지처럼 평평해서 점심을 먹거나
쉬기에 좋은 곳이다.
우리는 준비해간 도시락을 거기서 먹었다.
해가 밝게 비쳤으면 따뜻했을 텐데
비가 올 것처럼 구름이 잔뜩 끼어서 음산한데다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을씨년스러웠다.
밥을 먹고 이제는 성불암 쪽으로 내려갔다.
한참 내려갔더니 성불암이 나타났다.
감나무가 많아서 나무에 가득 열린 감들이
수채화처럼 보기 좋았다.
무사히 주차장까지 내려가서
차를 타고 목욕탕에 들러 목욕을 한 다음에
저녁까지 사 먹고 집으로 돌아갔다.
12일(화요일)에는
친구들과 동의대학교 뒤로 올라가 구봉산 능선을 거쳐
민주공원까지 걸어갔다.
거기서 버스를 타고 자갈치로 간 다음에
봉길상회로 가서 방어회를 먹었다.
친구들과 같이 회를 먹으니 한층 더 맛이 좋았다.
주삼철과 바둑을 두며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 6시에는 국제신문 강당에서 열리는
제 24회 최계락 문학상 시상식에 갔다.
이번 수상자는 아동문학 부문에 박선미 동시인,
문학연구 부문에 박일 선생님이다.
두 수상자도 인생길에서 누구보다 더 곱게
단풍을 물들인 것과 같다.
축하합니다!
박선미 시인의 수상 작품 중 하나를 소개한다.
<잃어버린 코>
코가 없어졌다.
누나가 언제 머리 감았는지
알아맞히던 내 코
엘리베이터 타기만 해도
옆집에서 무얼 배달시켰는지
비 오는 아침까지
코로나19가
내 코를
가져갔다.
시상식
을 마치고
이조식당으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
부산아동문학인협회 회원들이 많이 와서
부아협 잔치 같았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가까운 카페로 가서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누었다.
수상자 두 분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감사합니다! (*)
출처: 글나라 동화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凡草
첫댓글 가을이 깊어가네요단풍들도 너무나 이쁘구요
고운 하루 보내세요 ☆
첫댓글 가을이 깊어가네요
단풍들도 너무나 이쁘구요
고운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