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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여시들 자개에 글썼다가 생각보다 많은 여시들이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콧멍으로 혼자 그냥 와벌임 ㅎ
혹시 문제 있는 글이라면 둥글게 ㅇlㅇFㄱ1 부탁해요~
1. 병원을 가게 된 이유
난 그 당시 유학을 하고 있었고, 어느 날부터인가 높은데만 보면 내가 저기서 떨어지면 죽을 수 있을까. 아 한번에 죽어야하는데라면서 계산을 하고 있는 날 발견했지. 그리곤 집에 돌아 와 과자 10봉지 치킨 한 마리, 스파게티, 피자, 햄버거 등 약 한화 10만원 사 와서 미친듯이 먹고 다 토해내곤 그랬어. 그리고 다시 7일동안 사탕 7개로 (하루에 한개씩) 먹곤 다시 폭식을 하곤 했어. 그리고 집에 나 혼자 있는날도 미친듯이 먹고 변기 잡고 토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고 화장실에서 한 두시간을 펑펑 울었을거야.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 무작정 있는 돈 탈탈 털어서 정신과를 갔지
1-1. 이런 병들을 얻게 된 이유
가장 큰 이유는 한인사회였어. 밝고 활발했던 내가 한인사회 21살때 부터 왕따를 당했는데 별 말도 안되는 소문부터 사람 미치게 만들더라고, 수업 다녀 온 날에는 내 책이 찢어져있다던가, 내가 지나가면 욕을 한다던가. 인생 처음 겪은 일이라 너무 너무 무서웠어. 사람 눈을 보는게 무서웠고 어느 날 아무도 없는 길에서 한인이 날 욕하는 것도 들렸어. 근데 그런 사회에서 한인들 밀국인들 함께 경쟁해야하니까 불안해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 아무튼 왜 날 그렇게 미워했는지는 몰라. 나중에 모두가 나에게 사과 했지만 이 부분은 내가 지금까지 공황이 한번씩 오고 있쥐! 하지만 너무 미워하지는 않아 그땐 서로가 너무 어렸으니까
1-2 병원 선택 기준
사실 처음 기준은 없었어. 그냥 내가 살던 지역에서 유명하다길래 갔지. 지금은 그 병원이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 부모보다 말을 잘 들어준 의사였어. 갈때마다 30분씩 엉엉 울고 나왔는데 단 한번도 나를 탓하진 않았어. 그래서 갈때마다 엉엉 울고 약만 받아왔는데 내 몸에 맞는 약 찾는데 최소 1년이 걸린대
2.진단
불안장애, 우울증, 공황장애, 대인기피, 폭식증, 거식증 등 복합적인 병명으로 현재 생활 불가. 응급 입원 필요 라는 진단이 떨어졌지만 하지 못했어. 아니 할 생각이 없었지! 왜냐 돈이 없고 부모님이 싫어하거든! 병원도 부모님 몰래 간건데 입원은 못하지. 그럼 약물 치료를 해보자며 아침, 저녁, 자기전 약을 받아 왔어
3.약 먹는 과정
한달 차: 효과 無 , 잠만 오고 자기전 약 없이는 이제 수면에 들어갈 수 없는 상태
두달 차: 효과 無 , 잠만 오고 이제 잠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 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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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밀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나는 무작정 3개월치 약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부모님에게 걸렸어 병원 다니는 다는 걸, 아빠는 아무말 없었지만 엄마에게 가장 먼저 들은 말은 "정신병자 같은 년" 이였고 거기에 다시 와르르륵 무너졌지. 효과도 없는 약을 3개월치 더 받아 먹었고 다시 한국으로 왔어. 그제서야 의사가 약을 바꿔보겠다더라고, 원래 본인에게 맞는 약을 찾는게 오랜 시간이 걸린데, 하지만 약을 먹어도 내가 나을 의지가 없으니까 똑같더라고 그냥 에라 모르겠다 어짜피 내 인생의 마지막은 자살일건데 뭐 어때 ~ 라고
4. 치료 의지를 가지게 된 과정
휴학때려버리고 한국 왔어. 진짜 죽을 수 있을거란 생각에.. 약을 먹어도 먹어도 멍청해지는 기분, 잠만 자다 보니 안 그래도 좁은 인간 관계 더 악화되는 것 같았어. 선생님한테 솔직하게 말씀 드렸지, 낫는거 같지가 않다고 더 안좋아지는 것 같다고. 본인에게 맞는 약을 찾는게 어렵고 여시씨는 복합적으로 와서 어디에 중점을 두고 치료하는게 너무 어렵다고, 너무 어렵겠지만 지금부터 약에 의존하지말고 본인이 한번 이겨내볼 생각은 있는지 물어봤어. 그말을 듣고 나와서 빵을 먹는데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빵 왜먹었지 울고나면 배고팠음..) 빵이 너무 맛있더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도 그렇고 웃으면서 지나가는 모녀, 학생들 보니까 눈물이 주룩 흐르더라고 살고 싶어졌어 이걸 다 포기하고 죽기엔 너무 아쉬울거 같다고. 그때 혼자 생각했지 20대의 마지막 29살때까지 내가 행복 해지지 않는다면 그땐 죽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그래서 그때부터 하루에 한개 씩 무언가를 해보자 라고 생각했어
4-1 셀프 치료 과정
-버킷리스트
10/30일 해야할 일 - 집앞 슈퍼가서 5000원치 감자 사오기
이렇게 하나씩 했어 난 병원 가는 일 말곤 아무도 못만났어 15년 지기 친구들도 무서워서 못 만나는 나에게 슈퍼가서 감자사오기는 진짜 미션이니까 그리고 이 일을 해오면 나는 나에게 상을 하나씩 줬어 돈이 없으니 큰건 못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빵 사먹기...
이런 작은 상부터 시작했지 근데 재밌는거야 ..또 11월 1일 영화보기 진짜 큰 마음 먹고 나간 날은 큰 상을 줬어 내가 가지고 싶었던 물건을 하나 사는거였거든 그렇게 하나씩 해나갔지 병원에 갔더니 상담 도중 좋아지는게 느껴진다 약을 좀 줄여보겠다 해서 약을 조금 줄였고 의사선생님이 버킷리스트라는걸 한번 해보라고 꼭 다 실천하라는 것도 아니고 크게 크게 계획을 잡을 필요도 없다 작은것 부터 시작해라 예를 들어 바닷가 가서 물에 발 담그기 등 흥미로워 보여서 당장 집에 와서 버킷 리스트를 작성했어
내 버킷 리스트는 1. 혼자 좋은 호텔 가서 자보기 2. 혼자 국내 여행 가보기 3. 공연 보러가기 4. 최애 콘서트 가보기
큰거 잡지 말라고 했는데 내가 정말 해보고싶은거라 3년 안에 해도 난 이룬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신기한건 1년안에 이 모든걸 다 해냈다는거야. 다 해내고 나니 욕심이 생기더라고 뭔가 해내고 싶다는 마음에 열심히 살았어
하지만 모든 일이 행복하게 느껴졌냐? 처음엔 아니였어. 내가 이렇게 행복하게 지내도 되는 걸까? 다시 돌아간다면 결국 변하는건 없겠지? 이런 감정이 몇 수십번을 왔다 갔다 했는데 결국엔 그래 29살때까지 살아보고 안 행복하면 죽는거야. 그때 까진 내가 해보고 싶은거 다 해볼래
-남과 비교하지 않기.
쟨 저렇게 행복한데 난 왜이러지 라는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어. 저 아이와 내가 살아 온 환경이 다르 듯 나도 내 행복을 찾으면 되니까 이게 제일 쉽지 않았어 왜냐면 눈에 보이니까. 길거리 지나가는 사람도 웃기만 하는데 난 왜 웃지도 못하지? 이런 생각이 가득 했거든. 근데 약 도움을 받으니까 어느 날 부터 잡생각이 안들더라고 (이건 진짜 약 도움이 제일 컸어)
남과 비교하지 않는 훈련을 반복하다 보니 지금까지 남과 나를 비교하는 행동은 하지 않았어. 약 3년 (거의 4년)간 아파오면서 느낀건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말고 내일 생각은 내일하자. 지금 생각한다해서 걱정이 해결 될 일이라면 걱정거리가 아니겠지"
이렇게 혼자 생각하면서 살다보니 더 마음이 편하고 오히려 내 일에 집중 할 수 있었어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기
일찍 자라는 이야기는 아니야! 난 12시 안에는 잠들고 9시 전에는 무조건 일어났어. 물론 아닌 날도 있지만 그런 날은 날 탓하진 않았어 내가 많이 피곤 했구나, 하면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어. 근데 이게 정말 중요하다고 선생님이 말씀 하시더라고. 사람 신체 리듬이 깨지면 모든게 다 망가진다고 하셨어. 그래서 늦어도 12시에 자고 9시에는 일어날려고 해.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11시 전에 자고 8시에 일어나!
-아무것도 하기 싫어도 밖에 한번은 나갔다오기
이게 제일 어려웠어 워낙 집순이에다 사람 만나기도 어려운 나에게 매일 하루에 한번 밖에 나갔다 오라니! 날 죽으라고 하세요!
하지만..난 아까 말했듯 먹는걸 많이 좋아해 엄마가 내가 나을려고 노력 하니 일부러 뭐 사먹으러 가자. 뭐 사다 줘 이렇게 시키시더라고 그냥 나의 사랑스러운 친구 엄마가 있으니까 할 수 있겠지 라며 말 없이 따라가서 엄청 많이 먹고 엄마한테 이야기도 하다보니 나가는게 조금은 익숙해지고 혼자 집 뒤 산책길도 걸어보고 강아지 데리고 자전거도 타고 그랬어. 확실히 집에 하루종일 있는 것 보단 한번이라도 다녀오는게 좋더라구
-좋은 음식 먹기
요즘에도 하고 있는데, 난 폭식 거식을 앓았기 때문에 음식이랑 친해지는게 중요했어. 그래서 하루에 한끼는 샐러드를 먹는다던가 선식을 먹는다던가 했어. 깨끗한 음식을 먹다보면 내 정신도 깨끗해지지 않을까? (이 정도면 진짜 정신승리법이여..)ㅋㅋㅋㅋㅋㅋㅋㅋ음식을 준비해서 혼자 사진 찍어서 하나씩 먹으면서 뿌듯.. 하기 싫은 날엔 엄마에게 부탁을 한다던지 그랬어. 물론 매일 배달음식만 조지는 날도 있었는데 확실히 몸과 기분이 다르다는 걸 알겠더라구
-친한 사람(믿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 병 알리기
아마 대부분의 여시들이 하기 힘든 일 중 하나 아닐까? 나도 우울증, 공황장애등을 앓고 있다고 초반에는 말 못했어. 뭐랄까 다 내 잘못이라고 생각이 드니까 혹시 또 그 사람이 나에 대해서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이건 나중에 아주 나중에 내가 괜찮아져서 친한 친구들에게 말했어 나 사실 이때까지 우울증, 공황장애로 아팠는데 지금도 완치 된건 아니다. 그래서 너희를 만날때 내가 가끔 어색하게 느껴지겠지만 조금 도와달라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은 정말 나를 100프로 이해 해줬어 누가 우리 여시한테 지랄하면 말하라고 비행기표 끊어서 간다고 이런 작은 말들이지만 난 너무 행복했어. 아 세상에 나에게도 내 편이라는게 있구나
-자신에게 맞는 병원 및 약 찾기
안 맞는 병원 및 약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 10개의 정신과 중 1~2개는 기계적으로 약 지어주고 그냥 상담 몇분하는 경우가 많아. 지금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안 낫고 있는게 아니야. 몸이 적응 해야하는 시기도 필요하니까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약이 안맞다면 의사와 꼭 상의해서 맞는 약을 찾는걸 추천해 솔직하게 나는 대학병원 정신과를 추천해!
이렇게 7가지 정도를 병행하면서 약물치료 3년만에 처음으로 웃으면서 선생님에게 감사하다며 인사하고 다시 밀국으로 돌아갔고 밀국에서 수석졸업까지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어! 지금은 어딜가도 긍정적, 해피바이러스 역할 하면서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해주고 내가 아팠던 병에 부끄러움 없이 다 오픈하는 스타일이야. 물론 공황장애를 너무 크게 겪어서 두달 전부터 대학병원에서 상담 및 약물 치료를 다시 병행 중이지만 검사 결과에서 우울은 0으로 나왔어!
내가 이렇게 글 올리는 이유는 난 이렇게 이겨냈어 너도 해봐 무작정 말만 던지는 게 아니라는 걸 꼭 알아줬으면 좋겠어 처음 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울 것 같다고 포기하고 입원하라고 했던 내가 29살인 지금 죽지 않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는 것, 여시들에게 진짜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것. 나란 인간도 해낸 걸, 여시들이 못할 이유는 없다는 것 진짜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야.
절대 나와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내 방법을 알려주는 이유는, 혹시 정신과가 가기 두려운 여시들은 생활 패턴을 조금 바꿔서 살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야
우리 모두 꽃길만 걷자. 언제든지 힘든 일 궁금한 일 있으면 댓글 달아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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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10.31 07:39
멋있다 읽는데 대단해보여서 눈물나ㅠㅠ
너무 멋있어! 나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ㅎㅎㅎ
와 여시 진짜 고생 많았고 멋지다 .. 흔들리는 마음 다잡고 다시 살기로 결심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까 내가 다 눈물나 ㅠㅠ 글 읽는 내내 존나 글썽해서 회사에서 잘릴뻔 ㅎ 딱히 우울증이 있는것도 아닌데 정말 많은걸 느낄수 있는 글이였어ㅠㅠㅠ 그리고 여시로 인해서 나도 삶의 의욕을 다시 찾아간다! 고마워! 글쓴여시에게 앞으로 정말 행복한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진짜 여시 멋있고 대단한 사람이다.. 단단한게 느껴져
여시 경험 공유해줘서 진짜 고마워..!!!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11.01 09:42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11.01 23:04
여시야 진짜 감동적이다 ㅠㅠ 글 올려 줘서 너무 고마워 나도비슷한 상황이라 너무 공감된다 ㅜㅜ
이겨낸다고 고생많았어 여시!!ㅠㅠ 글 써줘서 고마워ㅠㅠ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11.04 01:14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11.04 08:51
인간승리다ㅠㅠㅠ 여시야 뭘 해도 되겠다 !! 응원할께 !!!
진짜 롬곡 줄줄이다....고마워 진짜 인상깊게잘읽었어
고마워 여시야 고생했고 나도 참고해서 나아져 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