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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사우디와 이스라엘 관계 정상화에 강한 의지
◦ 미국 대표단,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 9월 3일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The Times of Israel)은 고위급 인사들로 구성된 미국 대표단이 사우디와 이스라엘 관계 정상화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사우디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대표단은 또한 사우디에 머무르고 있는 후세인 알셰이크(Hussein al-Sheikh)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도 만나 팔레스타인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관해서도 논의했다고 알려졌다.
- 앞서 7월에도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미국 국가안보보좌관도 사우디를 방문하는 등 미국은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협상에 큰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9월 15일 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미국 국무부 장관이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는 어려운 문제지만, 불가능한 문제는 아니라고 말하며 이루어진다면 중동에서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중동 지역 내 혼란이 종식되고 안정과 통합이 이루어진다면 중동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 이스라엘, 협상이 중단되었다는 보도 부인
- 9월 17일 사우디 언론 엘라프(Elaph)는 익명의 이스라엘 관료의 말을 인용해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가 팔레스타인 문제에 어떤 양보도 하지 않아서 사우디가 미국에 협상 중단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엘라프의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한 이스라엘 극우파 정부의 강경한 입장이 협상을 그르쳤다는 입장을 미국에 알렸다.
- 그러나 이스라엘과 미국 모두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9월 18일 미국 국무부 근동국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외교 활동을 포함해 이스라엘이 중동 국가와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며 사우디와의 대화도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 팔레스타인 문제, 관계 정상화 합의의 관건
◦ 사우디,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관계 정상화 조건으로 제시
-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려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인정해 팔레스타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9월 13일에는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또한 사우디 측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고 언급하고 사우디가 원하는 것은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로 보인다고 시사했다.
- 사우디 측은 리야드를 방문한 팔레스타인 대표단에 사우디는 팔레스타인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9월 18일 파이살 빈 파르한(Faisal bin Farhan) 사우디 외무부 장관은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 지난 8월 29일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은 사우디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재정 지원을 재개할 것이라고 보도하며 이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팔레스타인의 지지를 얻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 팔레스타인, 정식 국가로의 승인과 서안지구 반환 요구
-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사우디와 이스라엘이 관계를 정상화하는 조건으로 자치정부가 국제연합(UN)에서 공식 국가의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미국이 지원하고 예루살렘 주재 팔레스타인 영사관을 다시 여는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은 또한 이스라엘이 서안지구를 양도하고 서안지구 내에 건설된 불법 유대인 정착촌 철거도 조건으로 제기했다.
- 지난 8월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Axios)는 미국이 이스라엘에게 사우디와 관계를 정상화하기를 원한다면 팔레스타인에 큰 양보를 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미국을 방문한 론 더머(Ron Dermer)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에게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은 채 사우디와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은 착각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 장관에 따르면 사우디가 아랍 무슬림 국가에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대가로 팔레스타인 문제에 큰 진전을 거두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 팔레스타인 문제 외에도 사우디는 미국의 안보 보장과 민간용 원자력 발전에 필요한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는 허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은 이스라엘은 중동 내 어떤 국가도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에 반대하지만, 원자력 발전과 핵무기 보유는 분명히 다르다고 언급하며 이스라엘이 사우디의 조건에 반대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 그러나 이스라엘 정보국 모사드 전 국장인 타미르 파르도(Tamir Pardo)는 사우디가 우라늄을 농축하면 중동 내 다른 국가도 비슷한 요구를 할 것이고, 중동 국가가 핵무기 개발 능력을 갖추면 이스라엘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 이스라엘 극우파의 반발, 팔레스타인에 대한 양보 어렵게 하는 요인
◦ 네타냐후 총리, 팔레스타인에 양보 가능성 시사
- 네타냐후 총리는 사우디와의 관계 정상화 협상에 팔레스타인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고 발언했지만, 정치적 의지만 있으면 사우디와의 입장 차이를 해결할 수 있으며 가능성을 논의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필요하다면 팔레스타인에 일정 정도 양보를 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 엘리 코헨(Eli Cohen)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도 팔레스타인 문제가 협상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관할하는 지역 상황을 개선하는 것도 이스라엘의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차치 하네그비(Tzachi Hanegbi) 이스라엘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 또한 이스라엘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으면 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문제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 이스라엘 극우파 정치인들, 팔레스타인에 강경한 입장 고수
- 그러나 팔레스타인에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이스라엘 극우파 정치인들의 입장은 강경하다. 대표적 극우 정치인인 베잘렐 스모트리흐(Bezalel Smotrich) 재무부 장관은 팔레스타인에 결코 양보하지 않을 것이고 정부 내 대다수 인사도 팔레스타인에 양보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주장하며 하네그비 위원장의 발언은 정부의 입장이 아니라고 말했다.
- 스모트리흐 장관은 서안지구 내 정착촌 확대를 적극 지지하는 입장으로, 지난 8월에는 1억 8,000만 달러(한화 약 2,394억 원) 규모의 정착촌 확대 계획을 승인하기도 했다. 따라서 서안지구를 반환하고 서안지구 내 정착촌을 철거하라는 팔레스타인의 요구가 이스라엘 극우파 세력의 반발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스모트리흐 장관은 사우디와의 관계는 서안지구와 아무 관련도 없다고 강조했다.
< 감수 : 김은비 국방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Jerusalem Post, Israel's peace talks with Saudi Arabia ongoing, US stresses, 2023. 09. 19.
The Times of Israel, Israel denies report Saudis suspending normalization talks over Palestinian issue, 2023. 09. 17.
Anadolu Agency, US says Israel-Saudi Arabia normalization would be 'transformative' in Middle East, beyond, 2023. 09. 16.
The Times of Israel, Saudis want steps toward two-state solution as part of normalization, Blinken says, 2023. 09. 14.
The Times of Israel, Officials: Saudis assured Palestinians they won’t be abandoned in normalization talks, 2023. 09. 14.
Middle East Monitor, Israel sweating over the price of normalisation with Saudi Arabia, 2023. 09. 13.
The Times of Israel, US delegation heading to Saudi Arabia amid Biden normalization push, 2023. 09. 03.
Middle East Eye, Saudi Arabia offers aid to Palestinian Authority in bid for Israel normalisation: Report, 2023. 08. 29.
Axios, U.S. tells Israel mega-deal with Saudis must include concessions to Palestinians, 2023. 08. 25.
The Times of Israel, Minister says Israel may be open to Saudi uranium enrichment under normalization deal, 2023. 08. 20.
[관련 정보]
1.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의 핵무기 개발 우려 (2023. 9. 15)
2. 미국 대통령, 사우디-이스라엘 정상화 추진... 미국 대표단,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2023.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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