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제목을 보고 EPL을 생각하신 분들이라면 한마디로 낚인겁니다ㅎㅎ 제가 직접 관전한건 EPL이 아니라 NSW Premier League이기 때문이죠. NSW에서 벌어지는 1부축구리그입니다.
언젠가 신문에 어디에서 NSW 프리미어 리그 경기가 있다고 하길래 호주의 축구리그는 어떤 식으로 돌아가나 궁금해서 한번 찾아보니 전국규모의 현대 A-리그가 있고 그 밑에 각주의 1부리그가 있는 식이더군요.
제가 사는 지역을 연고지로 하는 클럽은 없나 살펴보던중 시드니 올림픽스의 홈구장이 뜻밖에도 제가 사는 곳에서 얼마 안떨어진 벨모어 스포츠 그라운드였습니다. 시합예정표를 보니 7월 24일 바로 오늘 7시에 시드니 올림픽과 보니리그 와잇 이글스 사이에 경기가 있다고 해서 한번 보러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현대 A-리그 우승팀인 시드니 FC에서 요즘 돈자랑을 하려고 하는데 얼마전 에버튼을 불러들여 친선시합을 가진데 이어 이번에는 블랙번, 스코틀랜드의 레인저스, 그리스의 AEK 아테네 FC를 한꺼번에 불러서 월드컵의 조별예선 비슷한 형식으로 축구 페스티발을 한다고 하더군요. 인터넷에서 본 뉴스에 나와있기를 AEK 아테네가 벨모어 스포츠 그라운드에서 5시에 연습훈련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진이나 찍어둘까 해서 조금 일찍 나가게 되었습니다.
전 처음에 공짜인줄 알았는데 역시나 세상에 공짜는 없더군요. 입구에서 지키고 서있던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열여섯살 이하는 공짜라면서 제가 어려 보였는지 들어가라고 손짓을 했습니다만... 차마 제 양심을 속일 수 없어 6불을 내고 티켓을 샀습니다. 원래 어른은 12불이지만 학생이 6불이라길래 학생은 아니지만 센털링크에서 받은 컨세션 카드를 보여줬더니 6불에 해주더군요. 어두워서 그사람이 제대로 봤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학생이 아니라는 말은 안했음;;;) 암튼 어른이 된이상 공짜란 없으니;;;
들어가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더군요. 한 이천명 정도? 그리고 그동안 경기장 안쪽은 기차로 지나갈때만 슬쩍 본 정도에 불과한데 여태껏 한 천명정도 앉을 자리가 있나 하는 생각을 해왔지만 들어가보니 한 만명은 앉겠더군요. 인터넷에서 보니 이만오천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데 그렇게까지는 안되어 보이던데;;;
사진에는 이것밖에 안찍혔지만 사진에 안찍한 반대쪽 옆과 뒷쪽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시드니 올림픽이 그리스인들이 운영하는 팀이고(보니리그는 세르비아) AEK 아테네도 그리스에서 왔다는 사실을 볼때 관중들의 대부분은 그리스인들이 아닐까 합니다. 동양인은 유일하게 저 혼자;;; 혼자만 앉아있기 뻘쭘한 생각이 들어 친구들에게 전화했지만 다들 사정이 있다며 못온다고 전하고;;;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군데군데 혼자 앉아있는 아저씨와 할아버지들이 보여서 외롭지는 않았습니다;;
연습중이던 AEK 아테네 FC 선수들입니다. 처음에는 이리저리 공을 차며 연습도 하고 체조도 하다가 두 그룹으로 나뉘어 경기장을 돌며 뛰어다니더군요.
취재진들...
바깥에서부터 들려오던 신나는 노래와 응원소리는 바로 이들, 이곳 현지의 AEK 아테네 팬들로부터...
얘네들은 빨간 옷입고 가만히 있길래 뭐하는 애들인가 했는데 옆사람에게 물어보니 이따가 할 경기의 응원단들이라더군요.
누가 자꾸 부부젤라를 부나 했는데 딱 걸렸어-_-+++ 한사람이 부는건데 그렇게 소리가 클줄은 몰랐네요.
이윽고 연습훈련이 끝났는지 AEK 아테네 선수들은 들어가고...
몸을 푸는 보니리그 와잇 이글스...
역시 몸을 푸는 제가 사는 동네를 연고지로 하길래 응원하기로 한 시드니 올림픽... 근데 지난 일요일 경기에서 4대0으로 진건 좀;;;
이윽고 시합의 시간이 다가오고...
선수들끼리 인사를 하는데 이게 끝나고 올림픽 선수들이 연습하던 공들을 관중석을 향해 차기 시작하더군요. 사람들이 환호하며 받음.
득템한 꼬맹이...
드디어 시합시작!
시합 내내 제일 열광적(?)이었던 사람들. 숫자는 얼마 안되는데 골대 뒷편에 따러 자리를 잡고는 내내 북치고 부부젤라를 불더군요. 근데 들려오는 너무나 익숙한 리듬!
"둥둥둥둥둥 어쩌구저쩌구(죄송;;; 정확히 뭔말인지 못알아들어서리;;;)!"
'둥둥둥둥둥 대에한민국!'을 어찌 쟤네들이 응용해서 쓰고있단 말인가?
그리고 관중들의 반응이 그렇게 열광적이지는 않았지만 공의 움직임에 따라 "우우~". "오오~", "와아~"하는 소리가 크게 들리고 어떤 사람들은 그냥 가만히 앉아있다가 공이 골문 가까이 가면 갑자기 소리를 꽥하고 질러대더군요. 특히 제 뒤에 앉은 할아버지는 참으로 열정적이셨습니다-.-
마음속으로 올림픽을 응원했지만 사우스 코스트 울프스와의 경기에서 4대0으로 진것 때문에 은근히 편견을 가진 나, 그래서 그런지 올림픽은 좀처럼 공격을 하지 못하고 공이 보니리그쪽으로 통 오지 않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하지만 올림픽 선수 상대방 골문을 향해 가다가 파울로 페널티킥을 받아내고 마침내 선제골을 넣습니다!
전 그순간을 카메라로 잡으려다가 결국 잡지도 못하고 플레쉬 번쩍하는 통에 골이 들어가는 것도 직접 못봤습니다ㅠㅠ 그냥 사람들이 환호하니까 골이 들어갔구나 하고 깨달았죠ㅠㅠ 그리고 골 세리머니가 특별히 없는게 아쉬워요ㅜㅜ
근데 이번에는 보니리그가 페널티킥을 얻었습니다-_-;;; 결국 이게 들어가서 동점;;;
추가시간 1분을 줬지만 어쨌든 추가골없이 전반종료! 처음에는 밀리는게 역력하던 올림픽이 서서히 공세를 취하기 시작했는데 그게 끈겨서 왠지 아쉬웠습니다.
후반시작!
이렇게 실점할뻔한 기회도 여러번 있었지만 가까스로 막아내는데 성공하고...
선수교체! 10번의 키작은 선수가 나가고 31번이 들어갔습니다! 처음에 10번의 작은 키를 보고 애들도 축구하나라고 생각했었죠. 이름은 몰랐는데 제뒤의 응원에 열정적인 할아버지께서 그 선수가 드리블할때마다 "컴온 토니! 컴온 토니!"라고 외치길래 이름이 "토니"라는걸 알았습니다-.-
첫댓글 아이디가 정말 기셔서 해석해본결과...'새로운 남쪽 웨일스의 왕자'네요. '세로운 남쪽 고래들의 왕자'도 되구요...
그 무슨 칭호 아니던가요? 군함이름으로도 쓰인 프린스 오브 웨일스처럼... 긁적...
새로운 남쪽 웨일즈라면 호주를 뜻하는게 아닐까요? 왠지.
이야 ...부럽긔
뉴 남 웨일스의 왕자.; 흠
오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