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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엔 이 짚신 신고 다녔어”엄마의 말에 아이는“신발 아냐!”하며 등 뒤로 숨는다. |
대개 관광객들은 장보기에 앞서 출출해진 배부터 달랜다. 시장 내에 먹자골목이 따로 있긴 하지만 구경 시간이 길지 않은 관계로 많은 관광객들은 주로 노점 먹거리를 이용하게 된다.
무쇠 철판에 들기름을 두르고 구워낸 손바닥만한 크기의 수수부꾸미(3개에 2000원)나 그 자리에서 썰어 주는 도토리묵은 시골장터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 중 하나.
오가는 사람에 부대껴 코에 들어가는지 입에 들어가는지 알 수 없어도 그저 꿀맛 같다. 커다란 찜통 속 강원도 강냉이(옥수수)도 꺼내기 무섭게 팔려나간다.
하지만 정선장의 별미는 역시 정선산 곤드레나물을 넣은 ‘곤드레밥’(6000원)과 ‘콧등치기’다. 후루룩 먹다 보면 면발이 콧등을 ‘탁’ 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콧등치기’는 객지 사람들 입맛에도 제법 잘 맞는다.
정선산 황기를 넣어 끓인 황기백숙이나 조양강에서 잡은 민물고기튀김, 아우라지 막걸리도 먹어볼 만하다. 국수 모양이 올챙이 같아서 붙여진 올챙이국수(2500원)는 일종의 ‘옥수수 풀죽’. 그야말로 ‘니 맛도 내 맛도 없는’ 심심한 맛이다.
단풍에 물든 가을 계곡 누비는 레일바이크
1시간 가량 정선 5일장 구경을 마친 후엔 ‘레일바이크 코스’나 ‘화암동굴 코스’, ‘화암약수코스’ 등 연계관광을 즐길 수 있다. 그 중 가장 인기를 모으는 것은 ‘레일바이크 코스’다.
정선선 중 현재 폐선된 구절리~아우라지에 이르는 7.2km를 철로 자전거인 레일바이크(2인승 1만8000원, 4인승 2만6000원)를 타고 달리는 코스다.
레일바이크는 폐광지역에서 즐길 수 있는 것으로 현재 국내에선 문경과 정선 두 곳에만 있다. 타기 전 주의사항이 많지만 시속 15~20km 정도로 앞 팀과 안전거리만 유지한다면 누구나 무리 없이 탈 수 있다.
철로를 따라 때론 하늘을 찌르듯 키 큰 나무 사이를 통과하기도 하고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가을 산, 계곡도 지난다. 민가와 가까이 달릴 때는 마당에 나와 곶감을 말리고 있는 노인과 짧게나마 인사도 나눈다.
▲ 레일바이크 타고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어릴 적 나와 만난다. 기차가 멈춘 철로는 가을로, 동심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
가장 스릴 있는 코스는 3개의 굴을 통과할 때다.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달리다 멀리 한 줄기 빛을 발견하면 생의 희망을 발견한 듯 가슴이 벅차 오르기도 한다.
자원봉사자는 “몇몇 연인들은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굴 나올 때만 기다린다”고 귀띔한다. 편도 50분이 소요되는 장거리 코스여서 내릴 땐 다들 “아이구 엉덩이야”를 연발하지만 아쉬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역 부근에서는 관광객들이 레일바이크를 타는 동안 찍은 ‘몰카’ 사진(1장 5000원)이 기다리고 있으니 꼭 구경해보자.
레일바이크 체험 후 정선문화예술회관으로 이동, 정선 아리랑창극 관람 후 5시 45분에 서울행 기차에 오른다. KTX레저(주)의 ‘정선 5일장 패키지(레일바이크 코스)’ 요금은 어른 4만3000원, 어린이 3만7000원, 노인(만65세 이상) 4만1000원(전 일정 자유식으로 식사 불포함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