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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산에서 동창모임을 하자는 말에 오랜만에 우리끼리 맛있는 거 먹고 수다 떨자며 친구 셋이 모였다. 대학 다닐 때부터 하던 모임이기도 하고 평소에 여행가자고 모아둔 돈이 제법 되었는데 여행을 갈수가 없으니 우정 목걸이를 하자는 한 친구의 제의에 그럼 50만원씩 계에서 지원하자하고 마음을 모았다.
백화점가서 디자인들을 보고 다시 범일동 귀금속거리로 가서 이곳저곳을 다니다보니 마음에 드는 것들은 금액이 다 100만원이 넘는 것들이었다.
3명이서 동남아 나가면 1인당 100만원 정도는 쓸 텐데 그냥 우리 유럽 다녀왔다 생각하고 이왕 하는 거 반지랑 세트로 하자고 하니 다들 한번에 OK를 한다.
오늘 만나자고 할 때는 맛있는 거 먹고 수다 떨 생각이었는데 일이 예상외로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데도 재미있다는 생각과 이렇게 구경하고 다니고 있는 게 학교 다닐 때 생각이 나서 재미있었다. 계지원금이 50에서 100으로 하자는 말에 오케이를 하고 세트로 나온 반지가 마음에 든다고 하니 다시 160씩 지원해주기로 하면서 우리 그럼 유럽 살짝 다녀왔다며, 생각지도 않았는데 의미를 두고 이왕이면 나이에 맞는 사이즈로 하자는 말에 일이 이렇게 됐네. “우정귀금속”이라는 말에 50에서 100 다시 160까지 가는걸 보면서 사람 욕심이 이런 거구나!!
그런데 ‘이게 참 이쁘다’ 하고 쳐다보며 욕심을 내고 있는 마음을 알아차려보니 꼭 필요하진 않지만, 그냥 낭비가 아니라 오늘 하루 이걸 고르면서 걷고, 지하철타고, 차 마시고 밥 먹고 얘기를 나누면서 친구들과 추억도 살리고 우리모임의 상징으로 생각하니 그냥 “우정의 귀금속”일 뿐이기도 하구나.
** 그러지요 알아 차리고 다 생각하고서 하자는 결정을 하고 하는 것은 욕심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원으로 하는 것이지요.**
2.
아침에 부산에서 동창 모임한다고 갔다가 내일 법회 보러 가면 할머니 케어한다고 조카가 따라왔다.
오후 9시경 집에 오니 윗집에서 낚시로 잡았다고 한치를 줘서 다 손질해뒀다며 당신 오면 데쳐 먹을려고 기다렸다는 말에 하루종일 혼자 있게 한게 미안해 늦은 시간이긴 했지만, 조카랑 함께 맛있게 먹고 소파에 앉아있는 신랑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얘기하고 질문을 하는데 표정변화가 없었다. 화났냐며 팔을 잡았더니 옆으로 힘없이 쓰러지길래 “장난하는 거지 왜 그러는데?” 하고 고개를 돌리니 말을 못하고 얼굴이 파랗게 변하는 모습에 소리를 질렀더니 잔다고 들어갔던 조카가 나와 119에 전화를 했다.
계속 주무르고 두드리니 조카가 119 대원과 전화연결을 해줘서 계속 영상통화를 하면서 바로 눕혀 보라고 하는데 신랑이 무거워 쓰러진 자세에서 바로 눕힐 수가 없었다. 신랑이 의식이 없는 것에 불안한 마음이 들어 계속 정신차려보라고 말을 걸었다. 10여분 만에 도착한 119대원들이 오고 신랑도 정신을 차린 것 같긴 한데 말을 걸어도 대답은 하지 못했다.
그나마 흐느적 거리면서 움직이는 모습과 파랬던 얼굴이 다시 돌아온 것 같아 내 정신을 챙겨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 구급차에 타서 살려만 주라는 마음으로 나무아미타불과 영주를 외우며 갔다.
응급실에 도착해서 뇌경색이나 뇌졸중을 의심해서 CT촬영과 X-ray를 찍고 피검사하고 문진을 하는 중에 대답도 또렷이 하고 화장실도 다녀오겠다고 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혈당이 너무 높게 나오기도 했고, 또 뇌수술 후 오는 경련일수도 있고 정확히 모르니 입원해서 경과를 보자는 말씀에 입원시켜놓고 집에 와서야 멈출 사이도 없이 ‘어떡하지 어떡하지’만 하며 정신을 챙기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음이 보인다.
** 얼마나 놀랐을까요? 정신을 못차리는 것이 당연하지요. 걱정되는 마음에 어떡하지? 나오는 것도 당연하구요. **
3.
월욜 아침 회진시간에 담당의사 선생님이 컨디션이 괜찮은지 물어보고는 MRI촬영을 해보겠다는 말만 남기고, 오늘 아침 회진시간에는 내가 CT촬영이나 Xray, 피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물으니 그제서야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하면서 나중에 진료실에 내려와 사진보면서 얘기를 하자고 하셨다.
점심시간이 다 되서야 진료실에 내려가니 MRI결과도 아무 이상 없이 깨끗하다면서, 약을 처방해주긴 할 텐데 약을 먹는다고 해도 또 이렇게 갑자기 쓰러지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 환자가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자신이 판단할 때는 간질 같아 보인다고 하시는 말씀에 선생님은 그렇게 판단하신다는 말씀이신가요? 하고 물으니 간질이 거품물고 쓰러지면서 팔다리가 꼬이고 경직되는 것들을 포함해서 워낙 다양하게 나타나고, 원인도 모르는 것이라고 하시면서 잠시 정신을 잃는 것도, 밥 먹는다고 짧게 경련을 일으키는 것도 다 간질에 속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작년 정기검진 때 뇌동맥도 판독을 못하고 모야모야병인 것 같아 보인다고 오진을 한 경험이 있어 수술을 부산대병원에서 했으니 부산대 병원이랑 협진할 수 있게 해달라는 말씀을 드렸더니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이거는 수술한 거랑 아무 상관이 없다고요, 아 그럼 마음대로 하세요. 부산대를 가든지 퇴원을 하든지, 다음엔 나한데 오지도 말고, 나도 MRI 찍고 아무 이상없다하고 돌려보내면 편한데 일부러 불러서 이렇게 설명을 해주는데 부산대 간다는 소리나 한다면서 흥분하시는 모습에 나도 순간 발끈해서 의사선생님이 검사를 하고 결과를 말씀해주시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요, 환자 입장에서는 원인도 모른다고 하시고 약을 먹는다고 해도 또 그러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하시니 답답한 마음에 협진을 부탁드린 건데 이렇게 화내실 일이 아닌 것 같으시네요. 그냥 퇴원시켜주세요. 라고 말하고 나오는데 의사선생님의 행동이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나를 보고 신랑이 오히려 당신은 선생님한테 그렇게 따박따박 말대답을 하냐면서 그럼 이대로 퇴원을 하자는 거냐고 오히려 퇴원시켜달라고 말한 나를 원망하듯 쳐다봤다. 그럼 선생님 말대로 링거만 맞으면서 금요일까지 입원해 있을 거냐면서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데...그리고 의사선생님이 무슨 믿음이 가야지 실력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친절하지도 않고, 말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당신이 원하면 내가 다시 선생님한테 가서 금욜까지 있겠다고 말할게 당신이 선택하라고 하니 나도 회사에는 내일 출근한다고 말해뒀으니 일단 퇴원하자며 병실로 돌아와 간호사에게 MRI랑, CT촬영, X-ray, 피검사한 것 다 복사해주라고 말해놓고 부산대병원으로 전화해 잡아놓은 예약 일을 당겨 목요일 오전으로 잡았다. 토욜 들어왔을 때 응급처치만 하고 바로 부산으로 가라고 했던 동생 말을 들을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퇴원처리를 기다리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선생님입장에서 어떤 게 나름 배려였다는 걸까!! 저번에 오진한 것 때문에 스스로 자기 딴에 신경 써서 해주는 게 이 정도였다는 건가!! 그래도 검사를 하고 결과를 얘기해주는 것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그럴 수도 있지”가 아니라 “그래도 그렇지”라는 마음만 드네.
** 내편에서는 당연히 믿음이 가지 않을만 하네요. 환자를 가지고 그렇게 말하면 그러나 의사는 지난번 오진 한 것이 있는데 믿지 못하는 것 같으니 화를 낸 것 같아요.
그럼 상대도 그럴만 한 것이 맞는 거지요. 누구나 자존심을 상하면 그럴테니까요.
그것이 인정이 된다면 한자 입장에서는 걱정되어서 그런 것이니 이해 해 달라고 하면서 다시 이야기를 잘 할수도 있지요. **
4.
집에 와서 유투브에 간질을 검색하니 뇌전증이라는 단어가 보였다.
여러 박사님들의 얘기를 들으며 간질이라는 단어가 뇌전증으로 바뀐지도 한참 되었다는데 대우병원 선생님은 간질이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원인으로 뇌종양, 뇌경색, 뇌출혈, 뇌졸중이나, 뇌수술, 치매, 파킨슨, 뇌손상등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약처방을 통해 일상생활에 아무 지장이 없다는 말씀에 듣고 있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정보를 얻는 것 같았다.
내가 뇌전증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것과 간질이라는 단어에는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나보구나.
그래서 의사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에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발끈했었나 보구나. 결국엔 자기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말씀이 맞긴 했는데 ...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으니 그것조차 받아들이질 못했나 보구나.
** 일 지나고 잘 대조가 되었네요.**
5.
늘 장난기 많고 잘 웃던 신랑이 약간 무표정하기만 해도 걱정된 마음에 "괜찮아?"하고 물으니 "응 괜찮아" 하는 신랑에게 "그런 표정 짓지 마 나 트라우마 생긴 것 같아
입가에 미소 좀 짓고 있어봐 봐" 하니 "이렇게" 하며 웃어준다.
전 같으면 밥 먹고 TV를 보거나 핸드폰 쳐다 보느라 신랑 얼굴 쳐다볼 일이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요 며칠 상간엔 수시로 쳐다보고 어때? 괜찮아?를 물어보며 챙기게 되는걸 보니 나쁜 게 다 나쁜 것만도 아니고 좋은 게 다 좋은 것만도 아니라는 말이 새삼 와 닿네.
** 그래서 음속에 양이 있고 양속에 음이 있듯 모든 것이 다 양면이 있는 것이지요.
때문에 공부를 하면 부정적인 생각이 바뀌어 긍정적인 모습이 되는 것이고...**
6.
내손에 주부습진으로 껍질이 일어난 걸 보여 줬더니 저녁 먹고 나면 설거지는 평생 자기가 한다고 하더니
또 가만히 앉아 차려주는 밥 먹고 내가 다 치우고 있는데도 가만히 앉아 있는 신랑을 보니 또 화가 나려는 마음을 알아차리고 언성을 높이지 않고 “한번 뱉었으면 약속을 지키려고 해야지. 신용 없이 말만하고 마는 거야? 하니 “놔두면 자기 전에 내가할게” 한다.
그 말이 미덥지 않아 두말 않고 그냥 내가 설거지를 하니 뒤에 와서 내가 할건데... 대신 내가 발 맛사지 해줄게 하는 말에 기분 좋게 콜~ 하고 엄마 주무시러 들어가시고 소파에 누워 발 맛사지 받으면서 생각하니 신랑이 설거지를 해주는 것보다 내 발 맛사지 해주는 걸 내가 더 좋아하는구나!
그래서 꺼리만 있으면 발 맛사지와 딜을 하고 있었네.
그러니 신랑도 내 기분을 맞출 땐 항상 발 맛사지 해준다는 말을 하는 거구나.
마냥 좋아한다고만 할 게 아니라 신랑이 말할 때 그리고 내가 원할 때 바르게 알고 선택을 해야 발 맛사지라는 말에 끌려다니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신랑이 괜찮은 건가요? 걱정되서 일을 시키기나 하겠어요? 발마사지 해준다 하면 신랑 건강상 하도록 하시면 좋지요.**
7.
2주째 법회 참석을 하지 않은 요즘 서먹하게 지내고 있는 중앙에게 오늘 시간 괜찮으면 점심 먹을까요? 하고 문자를 보냈다.
20여분 뒤에 반갑습니다~시간이 안 될 것 같아요 하고 답이 왔다.
보는 순간 크게 웃음이 나오며 반갑습니다는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점심 맛있게 먹어요 하고 답을 보내니 맛점하세요 라고 또 답을 보냈다.
판매하는 건강식품을 사주지 않은 것도, 그리고 모임에서 여행하자고 모으고 있던 돈을 교당공사에 보태자는 의견을 냈는데 함께 동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먹해진 사이를 풀지 않고 얼굴 보면 웃는 사이로만 지내다 보니 마음가운데 불편한 생각이 있었다.
본인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지” 라고 생각했어야 하는데
내 생각이 먼저여서 “그래도 그렇지” 모임의 막내가 언니들을 이래 불편하게 해도 되는 거가하는 불만이 있었음을 알아차리고 먼저 얘기를 했는데 또 상대방이 그렇게 나오니 참 불편하다는 생각이 드네. 이렇게 언제까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건지...
하는 안타까움과, 그렇게까지 하고 있는 중앙은 나보다 더 괴로울 수도 있으려나. 하는 마음이 드니 이제는 서운한 것보다 토닥거려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네.
** 2주째 보지 못해서 반갑습니다라고 한 것 같은데요.
그 말에 지나버린 것을 연결하는 나를 봐요.
또 상대가 불편하게 하나요? 내가 불편해 하는 것이지요.
그 나에게 초점을 맞추고 보면 없게 하는 것으로 자성의 정을 세우는 공부가 되면서 불편하는 것도 당연하게 받아 들이면서 불편한 사람들의 세정을 공감하는 공부도 하고 불편을 없게 하는 공부가 되어서 내가 흔연하게 대할 수 있는 공부가 되어지지요. **
8.
눈을 뜨니 비가 쏟아질 듯 날도 꾸물꾸물하고 몸이 처지는 것 같아 쉽게 일어나지 못하고 누운 채로 뒹굴뒹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른 마음을 챙겨 누운 채로 심고는 모셨는데 잠을 개운하게 깬 것이 아니라 그런지 더 자고 싶은데 라는 경계에 걸렸다.
때마침 엄마 화장실 가는 알람소리에 자동으로 벌떡 일어나 엄마에게 가니 눈을 뜨고 혼자 놀고 계셨다.
화장실을 갔다가 씻겨드리고 침대에 다시 눕혀드리고 아침상을 준비하다 보니 더 자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졌네.
때마침 울려준 알람소리에 규칙적인 일상을 준비하다보니 꾸물꾸물한 날씨와 몸이 처진다는 생각에 뒹굴뒹굴하고 싶다는 잠시 일어난 생각에 끌려갈 뻔 했었음이 알아차려지네~ ㅎ
** 때마침 알람이 나의 게으름을 챙기게 하였네요.
알람으로 일어나야 하는 시간이기에 자동으로 그리 되지요. 일어나야 함을 인지하고 있었으니 잠시 피우려는 게으름도 물러 간 것이지요.
그렇듯 내가 정한 마음에는 모든 것이 다 물러서지요. 이 공부도 재미가 붙으면 자동으로 보여지고 해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