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진짜 일 잘하는 리더가 좋다. - -사람의 척도는 권력을 가지고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 플라톤
사람을 좋아하는 것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수 없다. 서로 결이 같아 만나서 편안하면 누구랄 것 없이 좋아지는 것이다. 지역이나 마을도 마찬가지다. 전국을 돌며 작은 마을부터 꽤 많은 지역을 다니며 여행을 하였다. 그 중 유난히 익숙한 듯 편안해서 자연스레 다시 찾고 싶거나 그냥 머물러 살고 싶은 곳이 있다. 그곳이 이번 여행 중에 잠시 머물렀던 아름다운 고장 고창이었다. 딱히 그곳의 무엇 하나를 내세울 수 없다 하더라도 꼭 짚어서 이야기 할 수 없이 좋은 느낌이라는 것이다. 사실 전라북도 고창군은 생태적인 환경에 친근감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정이 들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곳은 가장먼저 떠오르는 곳이 선운사일 것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겨울 동백과 상사화가 필 때쯤이거나 가을 단풍을 구경하러 갔다가 오롯이 그곳에만 머물다 왔던 추억이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처음은 남편과 함께 운곡람사르습지 트레킹을 위해 찾았었다. 운곡람사르습지는 운곡저수지 주변의 습지가 람사르습지로 등록되면서 얻게 된 이름이다. 그때는 남편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아 이곳저곳 자연 속을 다니면서 회복기를 갖던 중이었기에 사실 주변을 감상하고 느끼기 보다는 건강을 회복해야하는 염원이었기에 별다른 생각 없이 걸었던 것 같다. 그러나 여행을 시작하면서 올 때마다 고창의 매력에 흠씬 빠져들게 된다. 특히 고창에는 천연기념물 자연유산이 굉장히 많다. 천년고찰 선운사 동백나무숲과 삼인리 송악 그리고 도솔암 장사송이 있으며 그밖에도 여러 건의 자연유산이 즐비하다. 물론 작은 지자체라는 걸 감안하면 서해안 고속도로와 이어진 톨게이트가 4곳이나 있으니 자연유산과 주변 환경이 얼마나 풍요로운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깝지만 고창읍성을 비롯하여 당일 코스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관광지가 사실 어마어마하다. 이번에는 경상남도 투어를 하고 귀가하는 길에 잠시 온천욕을 목적으로 석정온천에 잠깐 들러오기로 하였다. 고속도로에서 나와 고창군에 들어설 때에 만나게 되는 도로변의 소나무 가로수에서부터 이곳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이라는 수식이 필요 없었다. 소소하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고창군의 소나무 가로수를 본 것이다. 또 다른 매력에 빠지고 말았다. 그저 마음이 푸근해진다는 느낌이었다. 물론 여러 차례 다녀왔다고는 하지만 고창군 전체를 돌아본 것도 아니며 목적해 두었다가 그곳만 오롯이 다녀간 정도였으나 오늘은 이 아름답고 편안한 소나무 가로수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오후 해질녘 시간인데 석정온천 주차장에는 자리가 없을 만큼 복잡했다. 아름다운 고장이니 이 시간 쯤 관광객들로 북적이겠거니 했으나 막상 입장해보니 대부분 이곳 주민분들이었다. 사우사실에 들어가 서슴없이 고창을 칭찬했다. 그런데 주민들 역시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고창에 대하여 대단한 자부심과 자랑스러움이 있었다. 특히 지자체장들을 칭찬하는 훈훈함을 느꼈다. 그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당선된 군수님들마다 정말 잘하고 계신다는 자랑이었다. 또한 소나무 가로수가 참 고급스럽고 아름답다 했더니 고창군의 군목이 소나무란다. 그래서 10여 년 전, 당시 군수님께서 군 가로수로 소나무심기를 하여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물론 어디나 마찬가지로 그때는 많은 군민들이 반대와 함께 말도 많았지만 지금 이토록 명품 거리가 되었다고 말한다. 요즘 지자체거나 나라거나 누가 누구를 막론하고 잘한다는 박수를 받을 만큼 잘하는 곳도 드물고 박수를 보내는 정서도 인색하다. 전임 군수가 시작하여 못 다 이룬 사업을 이어서 보충하고 더 성실하게 해낸 결과로 고창은 이토록 발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참으로 보기 드문 정서와 훈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지역민들의 선택을 받아 지역을 이끌어 가는 대부분의 지차체장은 직전 지자체장이 마무리 하지 못한 공사를 포기하거나 멀쩡한 시설과 도로를 파헤치는 형태를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사실 지자체장이 바뀌어서 동네 길이 확장되거나 큰 공사를 시작하면 마치 일 잘하는 리더가 되는가 하면 그러한 공사를 맡으려 지자체장의 주변에서 맴도는 업자들의 정직하지 못한 모습들을 우리는 수없이 보면서 살아가고 있다. 전임자가 계획했다가 마무리되지 못한 사업은 백지화시키는 것은 물론이며 간혹은 마무리 된 사업마저 뜯고, 부수고, 파헤치는 일도 적잖게 보아왔다. 적어도 모든 공직자들은 서민들의 소소한 이야기와 의견을 귀담아 듣고 건물 하나를 건립하더라도 실용성과 장래성과 그로 인한 발전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시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누군들 모르겠는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지역민들의 피 같은 세금으로 생색내기 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나라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자신의 이익을 접고 대대로 잘했었다는 훈훈한 칭찬의 박수를 받을 수 있는 리더가 간절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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