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여복 하정은-김민정, 중국 넘어 금빛사냥

[드림셰프]

[올림픽] 여복 하정은-김민정, 중국 넘어 금빛사냥

세계랭킹 3위 하정은-김민정, 20년만에 여자복식 금맥 찾을까?

이경원-이효정 조에 가려 늘 2인자에 머물던 하정은(대교눈높이)-김민정(전북은행), 언니들 뒤만 쫓던 막내들이었다. 하지만 이경원-이효정 조가 은퇴하면서 막내들이 하루아침에 왕언니가 돼 버렸다. 동생들을 이끌고 런던올림픽에 입성한 만큼 부담도 상당할 법하다.

자신들의 성적도 신경 써야 하지만 동생들도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또 언니로서의 자존심이 있기에 내심 동생들 보다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는 욕심도 있으리라.

하정은-김민정 조는 이제 20대 중반이지만 우리나라 여자배드민턴에서는 베테랑이다. 이미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했던 경험이 있고 이번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선수들 중에서는 왕언니들이다.

남자선수들에 비하면 막내 급인데 왕언니라니. 그만큼 젊으면서 경험을 갖추고 있다는 게 하정은-김민정 조의 장점이다. 두 선수는 2005년부터였으니 무려 8년을 함께 했다.

하정은은 여자단식 유망주였는데 복식으로 전향해 좋은 성적을 냈다. 큰 키와 우수한 체격 조건으로 강력한 스매시와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공격이 좋다. 때문에 파트너에 관계없이 항상 좋은 성적을 거두는 편이다.

고등학교 입학과 함께 국가대표로 활동을 시작할 정도로 늘 촉망받아 왔다. 반면 김민정은 늦게 두각을 나타냈다. 대부분 중학교 때부터 주니어대표로 발탁되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주니어대표가 됐고 20살에 국가대표가 됐다.

하정은-김민정 조는 2005년 한 팀이 되더니 2008년에 각종 대회의 상위권에 오르며 꿈에 그리던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했다. 하지만 이효정-이경원 조에 관심이 쏠려 이렇다 할 주목을 끌지 못했다. 성적 역시 16강에서 두징-유양 조에 패해 올림픽에 출전했다는 경험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하정은은 이경원과 김민정은 이효정과 호흡을 맞추다 2010년 다시 재결합했다. 구관이 명관이었던 것. 2010년 4월 10위권에 진입하더니 10월부터 4위에 올랐다. 그리고 올해 초 코리아오픈에서 2위를 차지하며 3위까지 뛰어올랐다. 특히 코리아오픈에서는 난공불락(難攻不落)처럼 보였던 세계랭킹 1위 유양-왕시아올리 조를 꺾고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가장 큰 적은 우선 체력이다. 특히 하정은 선수가 혼합복식까지 두 종목에 출전하기 때문이다. 두 종목 다 상위권에 올라간다면 체력적인 부담이 가장 큰 적이 될 게 뻔하다.

지난 빅터코리아오픈에서 두 종목 다 결승에 오르면서 체력의 한계를 실감한 바 있다. 체력이 약해지면서 잦은 실수를 범해 결국 두 종목 다 우승을 넘겨줘야 했던 뼈아픈 전력이 있는 만큼 무엇보다 체력안배가 중요하다.

하정은-김민정 조는 랠리를 길게 가져가면서 찬스볼을 기다리는 스타일이다. 수비가 우선시 되기 때문에 후반까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면서 상대의 실수를 유발하거나 상대의 허점을 찌르는 공격으로 상대를 제압해야 한다.

김민정이 네트플레이와 사이드 쪽에 약점을 가진 반면 하정은이 공수에서 안정돼 있고 네트플레이에 능해 단점을 보완해주고 있다. 두 선수 모두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전후방을 누비며 안정된 플레이를 펼친다는 게 강점이다.

대부분의 여자복식 조가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긴 랠리로 이어진다. 그만큼 정교함과 긴 집중력이 요구되는 경기다. 세계랭킹 1위인 유양-왕시아올리 조와 2위인 티안킹-자오윤레이 조를 꺾어야만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선수들의 빠른 발을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다행히 자오윤레이 역시 혼합복식을 뛰게 돼 같은 처지지만 오랫동안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유양-왕시아올리 조를 꺾기 위해서는 반드시 체력이 뒷받침해줘야 한다.

6전 전패를 당했지만 빅터코리아오픈에서 유양-왕시아올리 조를 꺾었던 것처럼 이기지 못할 팀은 없다. 누가 실수를 덜하고 전위를 먼저 선점하느냐에 따라 경기의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보여주었던 안정된 수비로 랠리를 길게 가져가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열세에 있었기에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로 맥을 끊어주는 역할을 둘 중 한 선수가 해줘야 승산이 있다.

여자복식에서 1992년 황혜영-정소영 조 이후 20년 만의 금메달 탈환이 하정은-김민정 조의 손에 달려있는 만큼 최상의 호흡으로 영국 런던의 웸블리 아레나 경기장을 애국가로 가득 채워주길 바란다.

○ 하정은(河貞恩)
○ 소속 : 대교눈높이
○ 출생 : 1987년 4월26일
○ 학력 : 내성초-부곡여중-성일여고
○ 신체조건 : 173cm, 61kg

○ 김민정(金旼貞)
○ 소속 : 전북은행
○ 출생 : 1986년 7월29일
○ 학력 : 제주동광초-제주여중-제주중앙여고-군산대
○ 신체조건 : 168cm, 62kg

○ 입상경력 :
2011 대만오픈배드민턴그랑프리골드 여자복식1위
2011 덴마크배드민턴프리미어슈퍼시리즈 여자복식3위
2011 프랑스배드민턴슈퍼시리즈 여자복식3위
2011 홍콩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 여자복식3위
2011 배드민턴슈퍼시리즈마스터즈파이널 여자복식2위
2012 빅터 코리아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프리미어 여자복식2위
2012 말레이시아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 여자복식2위
2012 전영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프리미어 여자복식3위
2012 스위스오픈배드민턴그랑프리골드 여자복식3위

출처 : 배드민턴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