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탄
점심시간
10월의 끝자락 주말이라 실내보다 늦가을 볕이 쏟아지는 운동장 가에서
우린 가정식 백반으로 점심을 나누어먹었지요.
팥과 검은 콩이 드문드문 섞인 따끈 따끈한 찰밥에 가을배춧국과
오이소박이, 어묵햄볶음,황태조림,고사리볶음,참나물무침을 반찬으로
받아가지고는 여기 저기 옹기종기 모여앉아 점심을 먹었어요.
맛난 음식을 정성껏 만들어서 넉넉히 담고 식을까봐 꽁꽁 싸서
건네주신 가정식 백반집 아주머니의 따뜻한 맘에 우린 몸도 마음도 따뜻해졌지요.
누구랄것도 없이 모두 팔 걷고 나서서 배식을 했어요.
아이들도 엄마따라서 군소리없이 척척 반찬도 담고...
그 많은 식구들 따뜻한 국으로 오전 내내 웅크렸던 몸이
가을 햇살처럼 피어났지요.
음식을 받아들고는 빨간빛 사르비아, 보라빛 천일홍,
노란빛 멜란포디움 꽃밭을 배경 그림으로 드리워놓고 점심을 먹었어요.
화단가의 경계석을 식탁으로 삼아 음식을 올려놓고 불편하게
먹는 점심이었지만 모두 모두 즐거웠어요.
춘천의 서미숙씨는 배식으로 바쁜 엄마들의 아이들을 모아놓고
챙겨주며 점심을 먹었구요.
여기 저기에서 점심을 먹고나서 아무도 놀고 가지않은 것처럼
점심 먹은 자리와 음식 먹을 때 사용한 모든 물건을 분류해서
정리해놓고는 다시 체육관 안으로 들어왔어요.
발도르프 인형극
점심시간을 조금 줄이고 강원지부 식구들의 감성에 잘 어울려서
꼭 보여드리고픈 인형극이있었거든요.
지부 회원들께 춘천에서 드리는 소중한 선물로 건네드리고 싶은
인형극이라서요.
발도르프 인형극은 천연 양모와 천연 팰트로 선생님들이 손수
만든 인형으로 인형극에 쓰이는 모든 소품들은 모두 천연재료이구요.
아이들이 상상의 폭을 넓히기 위해 눈, 코, 입 등은 표현하지않고
인형을 만들며 정성을 담고 그 정성된 마음을 아이들에게 건네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인형극이구요.
그래서 극 중에는 극을 방해하는 활동은 하지않아야하기에 극중의 사진은
못담았어요. 인형극을 해주신 두분은 어린이집 선생님으로
발도르프 교육을 공부하는 분이시며 늘 아이들을 위해 인형극을
공연하시지요.
발도르프 인형극 공연은 비단천을 걷어내는 일조차도 아이들에게
본보기로 조심스럽고 성스럽게 공을 들어 진행하지요.
인형극을 시작하며 하는 손짓은 인형에게 생명을 불어넣으려는
동작이구요. 이 때 연주한 악기 라이어는 5음계 7줄로 되어서
아이들의 영혼을 맑게하는 소리를 낸다고 해요.
이 번에 공연된 인형극은 '초롱불 아이'였어요.
운동장에서 아이들은
우리가 노경실 작가와 소중한 만남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밖에서 둥글게 모여앉아 대학생 언니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요. 안타깝게도 오전 활동은 사진으로 못담았어요.
다음에는 함께 오신 아버지들이나 대학생 언니들에게
사진을 부탁하여 아이들의 소중한 시간도 많이 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몇 명씩 모여 앉아 아이들도 인연의 끈을 엮어가고 있었구요.
친구들과 함께 손잡고 걷는 즐거움도 맛보구요.
어쩜 아이들의 편견없는 만남을 우리가 배워야할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구요.
누나와 손잡고 ...
맘에 드는 친구를 얼싸 안기도 하고...
순서를 기다리며 친구의 모습을 지켜보기도하고...
맘 맞는 친구와 둘이서도 놀고...
대학생 누나의 말에 귀기우려 활동 설명을 듣기도하고...
그렇게 아이들은 자신들의 시간을 소중하게 접어서 마음에
담았구요.
엄마가 오전 활동만 하고 가면서 집으로 돌아간 은석이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훌쩍 자란 은석이가 너무 반가웠어요.
달려와 안겨주고 뽀뽀도 해주어서 고맙고 기뻤어요.
사진 찍자고 했더니 손으로 V자를 만들었어요.
은석이의 바램처럼 우리도 모두 V 입니다.
아가는 혼자서도 얼마나 잘 노는지 귀여워서 한 컷!
우리와 함께 한 아이들은 햇살 쏟아지는 가을 운동장에서
맘껏 친구를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다음 순서는 우리가 기다리던 작가와의 만남은 다음에...
첫댓글 이번 연수에 일등 공신이신 최복희 선생님께 박수를 쳐 드리고 싶네요...짝짝짝 처음뵈었지만 푸근한 인상과 이것 저것 챙기시는모습 여기저기 다니시며 발빠르게 사진 찍으셔서 이렇게 올려주시고 너무 감사 드립니다.
녜. 최복희 선생님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고맙습니다.
사진.... 잘 보았어요...찍느라고 고생하셨어요...덕분에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겁게 보았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