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DMZ 투어
실향민의 눈물-임진각
임진각 전망대에 올라 태초부터 반도의 허리춤을 적셔왔던 임진강을 보면 이념 때문에 50년이 넘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모습이 참 부질없이 보인다.
설운도의 '잃어버린 삼십년'의 노래는 30년을 넘어 반백을 훌쩍 넘겼다. 이젠 전쟁 세대도 별로 남아 있지 않다. 그나마 남아 있는 실향민도 노래비 앞에 서길 싫어한다. 노랫말을 곱씹다보면 가슴 속에 맺힌 한이 봇물처럼 쏟아지기 때문이다. 추석과 설이 되면 ‘망배단’에는 북녘을 향해 제사 지내는 실향민으로 북적거린다. 돌로 만든 병풍에는 천지, 개마고원, 금강산, 압록강, 을밀대, 구월산등 북한의 명소를 부조해 놓았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관광객으로 언제나 북적거리는 ‘자유의 다리’는 휴전 후 첫 포로교환이 이루어진 다리로서 국군포로 12,773명이 이 다리를 건너면서 자유대한의 품에 안겼다. 사선을 전전했던 포로들이 이 다리를 건너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목조 다리를 건너면 날카로운 철조망이 가로막는다. 그나마 통일 염원이 적힌 리본과 티셔츠가 가득 묶여 있어 다행이다. ‘북한대통령 아저씨. 이제 싸우지 마세요. 우리 친하게 지내요. 세화유치원 유혜린'
이곳은 국토순례자의 출발지이자 도착지이기도 하다. 자유의 다리를 건너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한반도모양의 연못인 ‘통일연못’을 볼 수 있다. ‘평화의 돌’ 앞에서 서면 지구상에 전쟁이 얼마나 자주 발생했는지 알게 된다. 세계 64개국 86곳 전쟁터에서 직접 가져온 돌을 모아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는데 포에니 전쟁의 현장인 나폴리 돌, 십자군 전쟁의 키프러스 돌, 아편전쟁의 홍콩돌 등 전쟁의 상처를 안고 있는 돌을 볼 수 있다. 이밖에 대형 잔디언덕과 수상야외공연장을 갖춘 평화누리공원과 철마는 달리고 싶다(철도중단점),버마아웅산순교외교사절위령탑, DMZ 증기기관차 화통도 놓치기 아까운 볼거리다.(임진각 관광지 031-953-4744)
분단이 만들어낸 비극- 3땅굴
DMZ관광셔틀버스를 이용하면 통일대교 건너기 전에 잠시 출입수속을 밟아야 한다. 통일대교는 1998년 정주영이 소 떼 1001마리를 이끌고 건넜던 다리다. 왜 소 한 마리를 더했을까? 소 한 마리를 연결고리로 삼아 더 많은 교류를 희망했기 때문이란다. 실제 그 한 마리 덕에 500마리가 더 올라갔으며 오늘날 개성공단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 다리를 건너는 기분이 묘하다. 지난번 노무현대통령도 이런 비장한 심정으로 북을 향했을 것이다. 제 3땅굴 주차장에 하차하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하나 되는 지구’조형물이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를 음각과 양각으로 새기고 평화통일을 이끌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힘을 합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영상관에는 비무장지대의 수려한 자연과 분단의 현실을 그린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으며 북한관련 전시물을 볼 수 있다.
제 3땅굴로 가기 위해서는 셔틀엘리베이터를 이용하거나 도보로 가야한다. 습기가 많은 땅굴 화강암벽에는 이슬이 맺혀있어 스산한 분위기마저 전해진다. 총 길이 1,635m, 서울까지의 거리는 52km 지점에 있으며 시간당 군인 3만 명의 병력 이동이 가능하다. 1978년 6월 10일 발견되었으며 폭 2m 높이 2m로 자세히 보면 남한에서 뚫은 시추공을 볼 수 있다. 파이프를 박고 위에서 물을 쏟아 부었는데 물이 채워지지 않고 쭉 빠져버려 땅굴을 발견하게 되었다. 노래 '잃어버린 30년이 '무명가수 설운도를 일약 스타를 만들었다면 제 3 땅굴은 전두환 소장을 탄탄대로를 달리게 한 계기가 되었으며, 급기야 대통령까지 오르게 되었으니 참 아이러니컬하다.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는 길은 이 냉전의 상징을 평화의 상징으로 바꾸는 것이다. 땅굴에 김치를 숙성시켰다가 북한사람들에게 맛있는 통일김치를 맛보게 하면 어떨까.
도라전망대와 도라산역
도라전망대는 북한의 생활을 바라볼 수 있는 남측의 최북단 전망대로서 개성의 송악산 뿐 아니라 김일성동상, 기정동, 개성시 변두리, 개성공단까지 볼 수 있다. 난간 5미터 후방에 노란색 포토라인이 있어 그 바깥쪽에서만 사진촬영이 가능하다.
도라산역의 지붕은 남과 북이 손을 잡는 것을 형상화 했다. 외벽에는 ‘도라산역 남북출입사무소’라고 써있다. 남과 북은 한나라이기에 '출입국 사무소'라고 쓰지 않았다고 한다. 국제선 플랫폼이 있는 것이 특이하다. 이곳은 남쪽의 마지막 역이 아니라 북쪽으로 가는 첫 번째 역이라고 한다. 도라산역을 출발한 기차는 평양-신의주를 거쳐 하얼빈-러시아 미루쿠프로- 스크바 등을 거쳐 유럽까지 내달리는 철의 실크로드다. 이것이 연결되면 고구려의 초원로가 재현되는 셈이다. 2002년 미국의 부시대통령이 이곳을 찾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으며 김대중대통령과 부시대통령의 친필 사인을 볼 수 있다. 서울 56km, 평양 205km라고 쓰여진 푯말을 보니 기분이 묘하다. 도라산역에 비치된 방문기념 스탬프를 기차표에 받아두면 유익한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여행정보
1.안보관광지 순환버스 운행
차량을 이용하여 민통선 일부지역(제3땅굴,DMZ영상관, 도라전망대, 통일촌마을)의 출입이 가능하며 신분증을 필히 준비하여야 한다. 사전예약은 받지 않는다.(인터내셔날관광여행사 031-952-4556 홈페이지:www.dmzpaju.com 셔틀엘리베이터 이용시 순환버스 요금 성인 11,200원 이린이 청소년 8,700원)
2. 맛집
파주장단콩두부(두부정식031-943-3008),반구정 나루터집(장어구이 031-952-3472),어부의 집(참게요리 031-952-4059) 통일촌 직판장식당(두부요리 031-954-1001)
3.교통
1)구파발에서 1번 국도-벽제, 문산-임진각 관광지(1시간 소요)
2)김포공항, 행주대교 -자유로- 임진각관광지(40분 소요)
3)서울역~임진강역 하차(1시간 20분 소요. 임진강역에서 임진각까지 도보 5분)
4.주변관광지
오두산 통일전망대, 경기도 영어마을, 헤이리예술마을, 황희선생유적지, 화석정, 자운서원, 황포돛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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