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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중 분갈이하기에 가장 알맞은 시기는 3월 하순부터 4월 한 달 동안. 봄에 새잎이 나오기 전인 요즘이 화초를 옮겨 심기에 가장 적기다. 황토, 세라믹, 플라스틱 등 시중에 나와 있는 화분의 장단점이 무엇이고 어디에서 구입하면 되는지, 무슨 화초를 어디에 옮겨 심을 것인지, 어떻게 분갈이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꼼꼼이 따져보기로 한다.
소재마다 일장일단이 있는 화분 토분 황토로 빚어 유약칠 없이 초벌구이만 한 것으로 밝은 주황색을 띤다. 다공질이어서 수분과 공기의 유통성이 뛰어나 과습 염려가 없고, 직사광선에서도 온도 변화가 적다. 하지만 무겁고 깨지기 쉬우며 토양이 자주 건조해진다는 것이 단점이다. 금방 구입한 새것은 약간 촌스럽기도 하지만 오래되어 낡고 때가 묻을수록 그 모습대로 운치 있어진다. 자기 도자기 만드는 방법대로 유약을 칠한 후 고온에서 구워 만든 것. 직사광선을 받아도 온도 변화가 적어 뿌리의 생육에 좋으나, 수분과 공기의 유통성이 다소 떨어져 뿌리에 습해를 줄 수 있다.
모양이 아름답고 깨끗한 느낌을 주어 실내 분화로 널리 활용되지만, 되도록이면 특별한 날 관상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단기간 동안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플라스틱 가볍고 저렴하며 잘 깨지지 않아 가장 널리 이용된다. 하지만 직사광선을 받으면 토양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고 통기성이 전혀 없어 뿌리가 자라는 데 해를 입힐 수 있다. 양철 플라스틱 화분과 비슷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시크한 분위기나 정크 스타일의 정원을 연출하기에 유리한 재질이다. 대체로 조화용이 많이 나와 있는데, 화분을 통째로 집어넣어 물받침 대신 사용하거나 밑바닥에 물 빠짐 구멍을 뚫어 사용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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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에 따라 키우는 식물이 다르다 옥내 화분용 실내 공간에 알맞은 크기로 자연광이 적어도 괜찮으며 냉방기나 온풍기에 강한 식물을 선택한다. 나무류로는 벤자민고무나무, 떡갈잎고무나무, 세플레라, 드라세나, 크로톤, 관음죽, 아레카야자, 파키라, 남천, 뿔잎남천, 동백나무, 사철나무, 팔손이나무, 식나무, 아왜나무, 후피향나무 등이 있다. 초본류로는 디펜바키아, 필로덴드론, 몬스테라, 네프롤레피스, 아글라오네마, 신고디움, 호야, 아스플레니움, 칼라데아, 스킨답서스, 자주달개비, 기바시스, 제브리나 등이 있다. 옥외 화분용 양지성 식물이어야 하고, 고온·건조·바람에 잘 견디는 것으로 선택한다. 소철류로 유카, 당종려, 협죽도, 벤자민고무나무, 떡갈잎고무나무, 인도고무나무, 코코스야자, 워싱턴야자, 피닉스, 아프리칸봉선화 칸나, 유칼립투스, 아라우카리아, 왜생바나나, 파초 등을 권할 만하다.
분갈이에도 왕도가 있는 법 방법 화초가 심어진 상태 그대로 화분을 뒤집은 후, 화분 아랫부분을 톡톡 가볍게 두드려 흙째로 끄집어낸다. 신문지로 뿌리 둘레를 감싼 채 새로운 화분으로 옮기면 손쉽게 분갈이할 수 있다. 화분에 옮겨 심은 다음 비어 있는 부분에 흙을 채우는데, 이때 손가락으로 흙을 눌러 다져서는 안 된다. 물이 쉽게 빠지도록 느슨하게 두고 화분 맨 아래쪽에 굵은 자갈을 깔아 배수층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시기 잎이 무성해져 화분 크기에 비해 포기가 너무 자랐거나 뿌리가 비어져 나올 정도로 커졌을 때, 흙이 오래되어 거름기가 없거나 산성으로 변했을 때, 배수가 잘 안 될 때, 분갈이 주기가 되었을 때. 흙 원예 상가나 꽃시장 등에서 판매하는 흙도 있지만, 주변에서 부엽토(낙엽이 썩어 만들어진 검은색 토양)를 구할 수 있을 경우 그것을 활용하면 더욱 좋다. 부엽토와 밭흙(기존 또는 일반 흙)의 비율은 1:3 정도가 적당하고, 화분의 70% 정도 흙을 채우면 알맞다.
화분 식물의 특성에 따라 화분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물을 좋아하고 뿌리가 강하며 뿌리 뻗음이 좋은 벤자민, 동백, 재스민, 허브 등은 기다란 모양의 분이 적절하고, 군자란이나 서양란같이 뿌리가 밖으로 나오는 식물이나 물을 싫어하는 다육식물류는 낮은 화분에 옮겨심도록 한다. 교체할 화분은 기존의 것에 비해 5~6cm 더 큰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너무 큰 화분은 과습으로 인해 뿌리에 해를 줄 수 있다. 물주기 선인장이나 다육식물을 제외한 식물은 분갈이 후에는 물을 화분 밑까지 흐르도록 듬뿍 주는 것이 좋다. 토양이 지나치게 말랐다 싶으면 물이 담긴 양동이에 푹 담가 충분히 스며들도록 한다. 꽃봉오리에 곰팡이가 생길 우려가 있으니 꽃에는 물이 닿지 않도록 한다.
예쁘고 다양한 화분과 정원 용품을 구입하고 싶다면 꽃과 원예에 관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양재동꽃시장. 그 중에서 화분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은 신광화훼(02-577-3900), 신신화훼(02-575-6724), 기윤화훼(02-575-7121). 3곳 모두 거의 모든 종류의 화분을 갖추고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각각 주력 상품들이 있다. 오래되고 낡을수록 멋스러움이 풍겨나는 테라코타 화분을 다양하게 둘러보기에는 기윤화훼가 제격이다. 신광화훼에는 목분 같은 느낌의 저렴한 플라스틱 화분에서 목재 화분, 초미니 테라코타 화분, 스틸 화분 등이 많다.
세라믹 화분을 선택하고자 한다면 신신화훼를 권한다. 넓고 얕은 것, 좁고 긴 것, 넓고 깊은 것 등 세라믹 화분의 갖가지 크기와 종류를 거의 모두 갖추고 있다. 세 매장이 나란히 한곳에 모여 있어서 가격과 제품을 비교한 후 구입하기 편리하다. 모두 오전 7시~오후 8시까지 영업한다. 강남고속터미널상가 안에 자리하고 있는 라라스(02-536-4366)는 정원 장식용품으로 유명한 곳이다. 하얀색 울타리 모양을 한 전원풍의 목재 파티션, 화분을 올려두기에 좋은 원형 및 사각 목재 스툴 등 프로방스풍의 정원을 꾸미기에 적절한 제품들이 눈에 띈다.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영업. 내추럴한 분위기의 정원을 꿈꾼다면 더원(02-517-5606)을 추천한다.
격자무늬 모양의 접이식 목재 파티션은 실내 정원용 배경으로 사용하기도 좋고 행잉 바스켓을 걸어두기에도 멋스럽다. 무엇보다 라탄 소재의 나지막한 테이블이나 스툴 등을 화분용 트레이로 활용해도 좋을 듯. 하선데코(02-3471-1184)에서는 세라믹, 스틸, 나무, 모던, 클래식, 아르데코, 레트로 등 소재와 스타일이 다양한 화분들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다. 아쉬운 것은 조화용이어서 물빠짐 구멍이 없어 실제 화분으로 사용하기는 곤란하다는 것. 하지만 가벼운 플라스틱 화분을 감쪽같이 감추어주는 물받침 대용으로 활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알레(02-544-5766)에서도 하선데코와 비슷한 분위기의 화분을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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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뿌리를 잘 뻗는 데다 키가 크고 날씬한 외모와 어울리도록 깊고 좁은 화분에 심은 긴기아남은 덴드로비움의 일종으로 천리향만큼이나 향이 진하고 좋다. 목분 느낌의 플라스틱 화분은 신광화훼 제품. 2. 두세 송이 정도 꽃이 핀 미니장미는 토분에 심으면 목가적인 느낌으로 어우러진다. 토분은 기윤화훼 제품. 3. 아디안텀의 우아하고 풍성하게 늘어지는 초록 잎과 사각형 자기 화분의 파란색이 시원스럽게 느껴진다. 아디안텀은 빛에 민감한 식물로 직사광선이 아니더라도 빛을 많이 보면 고사하기 쉽다. 자기 화분은 신신화훼 제품. 4. 손잡이가 달린 목재 용기에 화분째 갈랑코에와 미니장미를 담아보았다. 화분 받침이 별도로 필요 없고, 목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좋다. 목재용기는 라라스에서 판매. 5. 베이지 톤과 초록이 중첩되어 있는 잎 색상에 맞추어 베이지 톤의 세라믹 화분에 심은 스타라이트 벤자민고무나무. 독특한 잎 색상 때문에 ‘컬러벤자민’, ‘별빛벤자민’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자기 화분은 신신화훼에서 구입. 6. 정크 느낌의 스틸 화분과 수국이 어우러진 모습. 수국은 직사광선을 싫어하므로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곳에 두는 게 좋다. 실내에 화분을 들여놓을 때는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스툴을 활용하면 아기자기한 전원풍으로 꾸미기에 좋다. 스툴과 화분 모두 라라스에서 판매.
스타일링 무니(주혜준, 김지영) | 도움말 그린코디 실내정원 디자이너 이은희, 안성희(02-502-5095) | 소품 협찬 기윤화훼(02-575-7121), 더원(02-546-5676), 라라스(02-596-4366), 신광화훼(02-577-3900), 신신화훼(02-575-6724), 알레(02-544-5766), 윤현상재(02-540-0745), 하선플라워데코(02-588-1689), 홈에버(02-530-56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