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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얼굴에서 흥분과 공포를 읽을 수 있다. 그들은 직사각형의 방패에 창대를 두드린다. 아마 군단병이나 백인대장 쯤으로 보이는 대장이 (분명 수 천 번은 되풀이했을) 즉흥적인 연설을 시작한다. 별로 의미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강렬한 파도가 트리렘선의 옆을 때린다. 수 천 명 노잡이들이 동시에 끙끙거리는 소리 때문에 그의 연설이 묻힌다. 하지만 승리를 향한 열망이 담겨있음은 알 수 있다. 그가 팔뚝을 휘두르는 모습, 그의 얼굴에 비치는 신념. 그의 투구에 반사된 태양빛이 번쩍인다.
토털워: 로마 II는 다른 전략게임과는 다르다. 심지어는 다른 토털워 시리즈와도 별로 비슷한 점이 없다. 보통 게임에 스테로이드를 주입한 것처럼 거대하고 위압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병사들은 굉장히 자세하게 묘사된다. 이 메이저급 타이틀에서는 병사 하나하나의 얼굴 표정을 표현하기 위해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대부분의 그래픽 기법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건 한 두 명의 얼굴이 아니다. 수 십명도 아니다. 수 천, 수 만명의 얼굴이다.
기원전 209년 카르타고, 푸블리우스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는 이 위대한 도시를 공격함으로써 한니발이라는 거대한 코끼리의 엄니를 뽑아내려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것은 이 공세는가 토털워 시리즈 역사상 최초로 묘사되는 상륙전이라는 점이다.
수 많은 트리렘 삼단갤리선이 해안의 교두보에 도달한다. 해변에는 수 년 전에 사용되었다가 버려진 사다리와 공성탑들이 쓰레기가 되어 드문드문 널려있다. 배밑이 모래를 긁는 순간, 병사들이 쏟아져 내리면서 하늘을 가리는 화살비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하여 '거북이' 진형을 짠다. 전략게임에 스필버그의 연출력이 강림한듯 한 순간이다.
RTS 쟝르에 흔한 개별유닛에 무심함은 순식간에 영화적인 흥분감으로 뒤바뀌었다
토털워 시리즈의 수석 디자이너인 제임스 러셀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전투와 캠페인을 통하여 토털워 시리즈의 고유한 개성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고자 합니다. 전장에서 무슨일이 벌어지는지, 병사들의 눈 눈높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실제로 시범도 보였다. 공성탑에 오르는 병사의 한 명의 등짝에 가상의 카메라를 붙여놓는다. "유닛캠"이라는 밋밋한 명칭으로 불리우는 기능이지만, RTS 쟝르에 흔한 개별 유닛에 대한 무심함은 순식간에 영화적인 흥분감으로 뒤바뀌었다. 물론 이 상태에서도 전후좌우 카메라 조종은 가능하다. 순식간에 줌아웃하여 먼 거리에서 당신의 조그마한 병사들이 적에게 조그마한 목숨을 내던지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러셀은 계속 얘기한다.
“이렇게 줌아웃 하면 수 만명의 병사들을 볼 수 있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불타는 돌덩이가 웅크리고 있는 병사들을 향해 날아간다. 공성탑은 성벽을 향해 기어가며, 그 주변에는 거대한 공성선이 카르타고의 성벽을 향해 돌진한다. 이 시점에서 데모는 완전히 줌아웃을 하여 멋진 전장의 장관으로부터 무덤덤한 전략뷰로 바뀐다. 유닛들은 간단한 네모꼴로 표시되며, 간략화 된 도시의 평면도가 보인다.
“이 두 개의 상이한 시선이 전체의 모습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서로 보완적인 관계지요. 단 하나의 표시를 보던 전략화면에서, 순식간에 수 만 명의 병사들을 그 눈높이에서 보게 되는 것이 임팩트입니다. 그 한 명의 눈높이와 같은 모습이 전장 곳곳에서 수 만 개씩 되풀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니까요."
물론 토털워 시리즈는 항상 이러한 것이 매력이었다. 전투의 한가운데에서 지켜보거나, 거리를 두고 장대한 전략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선택은 토털워 고유의 강점이다. 하지만, 이만큼이나 직관적인 경우는 결코 없었다. 공성탑이 벽에 도달한다. 얼마 후 문이 열리면 수라장이 벌어지겠지만, 문이 열리기 전의 그 짧은 순간, 갑자기 한 명의 병사가 뒤돌아서서 동료들에게 격려의 말을 한다. 정말로, 뒤를 돌아보며, 입을 열고 연설을 하는 것이다. 거대한 무대 한 구석의 작은 소품과도 같은 이 모습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드디어 공성탑의 문이 열리며, 정말로 수라장이 연출된다. 카르타고의 성벽이 돌파되면서 전투는 참혹해진다. 병사들은 거리로 밀려들며 언덕 위의 신전으로 향한다. 이 부분에서조차 토털워 시리즈는 보다 전술적인 방향으로 진화를 했다.
러셀은 설명한다.
“이제 여러개의 점령위치가 있기 때문에 일종의 술래잡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방어자로써 한 지점만 방어해서는 안됩니다. 계속해서 움직이면서 적을 몰아내야지요. 길모퉁이에 기병대를 숨겨놓고, 길에 들어서는 순간 공격자들을 공격할 수도 있어요."
아무리 손에 땀을 쥐는 전투라고 해도 어떠한 의미가 없다면 공허하다. 다행히 Creative Assembly는 전투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방법을 잔뜩 들고 나왔다.
“일단 맵의 크기부터 넓힐 생각입니다. 로마 1편보다는 훨씬 넓지요. 우리가 내세우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기에는 안성맞춤인 무대입니다. 개별적인 인물과 그의 활약이 어떻게 새로운 제국을 만들어내는지 목격할 수 있을테니까요."
캠페인 맵 위에 인간 드라마를 짜 넣고자 합니다
개발팀은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최신작, 쇼군2 DLC, "사무라이의 몰락"에서 선보인 기능을 확장하는 방법을 택했다. "사무라이의 몰락"에서는 종종, 선택화면이 등장하욨다. 플레이어는 그 선택을 통해 민중을 만족시키느냐, 아니면 분노시키느냐에 따라 일시적인 버프나 디버프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단순한 재활용은 아니다. Creative Assembly는 보다 커다란 목표를 세우고 있다.
“선택의 딜레마라는 시스템을 보다 확장시키고자 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선택에 따라 연쇄적인 딜레마가 발생하도록 말이지요. 일종의 인터액티브 드라마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나의 선택을 함에 따라 연쇄적으로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들이 찾아오게 함으로써 캠페인 맵 위에 인간드라마를 짜 넣고자 합니다. "
즉, 게이머의 선택은 이후 그 선택에 따라 살아가야 하는 짐이 된다 - 그리고, 이에 따라 특성 시스템이 부활한다. 하지만, 일개인에 집중되는 특성치가 아니라 오히려 군대에 중심이 맞춰질 것이다. 몇 개의 부대에 장군을 붙이면 형성되는 방식이 아니라 이제 군대는 군단별로 정리된다. 그리고, 그 군단이 전투를 통해 특성치를 부여 받게 되는 것이다.
러셀은 얘기한다.
“우리는 단순히 장군 개인에게 집중된 것이 아닌, 고유의 역사를 갖는 군단을 만들어내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게 역사적이거든요. '9군단 앞에서 까불지 말라'라든지, 이런 식의 군단 고유의 특징과 역사가 있지요."
군단에도 부정적인 특성이 붙게 되는지, 혹시 겁쟁이들로 가득한 군단도 끌어안으며 싸워야 하는건지, 아니면 약탈과 강간을 일삼는 무뢰배들로 가득찬 군단이 생길 수도 있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고유한 내력과 역사를 지닌 부대를 거느리게 된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다.
로마 II 를 설명하면서 러셀은 결국, 다음과 같은 사실을 강조한다: 보다 확장된 컨텐츠는 물론이고, 그 못지 않게 게이머의 몰입을 중시한다. 그리고 쉽게 이기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게이머의 취향과 성향이 반영 된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예로 삼고 싶은 부대가 있을 것이며, 그들은 많은 경험을 쌓을수록 강해진다.
심지어는 토털워 역사상 되풀이되는 약점인 AI 조차도 보다 통합적이고 인간적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심지어는 토털워 역사상 되풀이되는 약점인 AI 조차도 보다 통합적이고 인간적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AI에는 두 가지 상충하는 성향이 주어졌다. 당신을 멸망시키고 모든 재물을 약탈하고자 하는 성향과, 경제적인 파트너로써 적대행위를 피하고자 하는 성향이다. 로마 II에서는 그 두 측면을 보타 통합적으로 엮어낸 사고과정을 도입하고자 한다.
그 결과, AI는 보다 이성적이고 예측이 가능할 것이다. 배신을 하고자 한다면, 그 전에 필요한 군대를 양성할 것이다. 아니면 당신의 자산을 빼았기 위해 군대를 움직이는 준비를 할 것이다.
러셀은 얘기한다.
“AI 세력에 스파이를 보내면, 상대가 나를 배신하려는 듯한 징조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병력을 양성한다든지, 말이죠."
또, Creative Assembly는 코어를 단순화 시킴으로써 AI에 보다 확실한 성격을 부여하려고 한다.
러셀은 설명한다:
“로마 II에서의 AI는 복수에 불타오른다든지, 당신의 행위를 보다 쉽게 용서한다든지 하는 성격을 지닐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성격이 곧 각 팩션과 연동되어 있지요. 그리고, 그 사실을 게이머에게 보다 설득력있게 그려낼 수 있어요.”
따라서, 집요하고 야만적인 골족은 당신의 만찬에 참여하고자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반면, 보다 화려한 동방의 세력들은 그러한 자잘한 행위에 보다 관대할 수도 있다.
Creative Assembly는 수 많은 AI 기법을 사용하여 이러한 목표를 이루고자 한다. 전작들에서 뭔가 심각하게 정신분열증에 걸린 듯 한 AI의 태도를 뜯어고치고 플레이들에게 새로이, 설득력있게 제시할 수 있다면 토털워 시리즈는 짜증과 경탄이 번갈아 발생하는 불안정함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단 한 번의 전투 데모를 갖고 이렇게나 거대한 게임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할 수 없다. 현재 개발 8개월째에 접어들었을 뿐이며, 2013년 크리마스철을 출시 목표로 잡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보다 개연성 있는 AI를 개발하겠다는 그들의 약속은 아직은 말 그대로 약속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관심을 끄는 것은 그들이 그려내고자 하는 '인간의 모습'이다. 그러한 내러티브, 일종의 스토리텔링이야말로 토털워 시리즈를 위대한 전략게임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이브 파일만 추려서 정리하게 될 무렵, 당신의 기억 속에 남는 것은 ,압도적으로 불리한 방어전에 성공한다든지, 기가막힌 타이밍에 적을 배신했다든지 하는 순간들이기 때문이다.
로마 II는 기억에 남을 순간들을 강화하고, 아름다운 그래픽과 심도있는 시스템과 접목시킴으로써 몰입감을 높이고자 한다. Creative Assembly는 일생일대의 목표를 잡은 셈이다. 만약 성공한다면, 로마 II야말로 로마:토털워를 밀어내고 최고의 성공작으로 군림하게 될 것이다. 사실, 그러고도 남으니까.
- 끝 -
2012년 7월 IGN 기사 발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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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ai 확대도 좋지만 캠페인맵에서 좀 더 할 소일거리가 생겼으면 좋겠네요... 잘 봤습니다
기대됩니다.
10윌 초 쯤에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된다고 합니다. 기다려보세요 ^^
잘 보고 갑니다 ^^
토탈워시리즈만큼 매번기대를주는게임도 드물죠........
하지만....항상생각해보면 롬토이후로 미토공구질렀을땐 뉴잉튼에서 한달만에 왔었고(2006년) 킹덤즈떡밥..... 부터시작해서 엠토떡밥.나토떡밥 dlc떡밥 생각하면 아쉬운게많은것도 사실이죠.....
빨리나와라! 현금은 이미확보!
구...웃
하여튼...출시전에 이 구라뻥은 예나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듯....난 아직도 기억함...엠파이어 출시되기 전에 뭐 대포에 맞아서 사람 다리가 날라가느니 뭐 이런 구라치다가, 막상 겜 출시되니까 그런건 전혀 보이지 않았던...그 허무함을....OTL....
위의 ai부분 말고는 구라뻥이라고 하기 어려운 것이 이 프리뷰는 동영상 시연을 보고난 이후고, 나머지 것들은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죠.
예전에 구라에 비하면 양호한 구라를 하고 있습니다 ㅋ
역시 3월 출시는 허풍입니다 허풍
내나이 41세...일단 방문을 닫고, 비명을 조용히(?) 질러봅니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ㅋㅋㅋ
진짜 al랑 협동해서 삼국지처럼 전투에서 서로 싸우는척하다가 결정타에 동맹국 배신하기 하면 쩔겟다.. 또는 진짜 매복을 언덕위에 숨었다가 지나가는거 기다리다 신호 내리면 전투시작등등 진짜 개릴라 전등 다양한 전술을 사용했으면 으아...
으악 이대로만 나오면 진짜 최고의 토탈워로 자리매김하겠다
이야~ 고유 군단...말만 들어도 기대가 됩니다 딱 이만한 시스템으로 엠파이어 2 토탈워도 개발했으면 하는 바람이 굴뚝같네요 ㅎ
총통께서 토탈워 관련 글 올리시는 거 쇼군2 나왔을 때 오다 가문 연재한 거 이후로 처음 보는군요 ㅣ
나오기만 해봐. 시디 빼고 모조리 다 씹어먹어줄게
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모두들 설레입니다.
매번 속지만 역시 좋은 설레발이다...ㅠ.... 잘 읽엇습니다.
빨리 보고 싶네요~!
하앍하앍
아...심장 터질거같해
저는 고유 군단 시스템이 가장 맘에 드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