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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석강이 아름다운 변산반도
얼마 전 장모 칠순잔치 겸 해서 변산반도국립공원을 다녀왔다. ‘내소사’를 비롯하여 ‘직소폭포’ ‘새만금방조제’를 거쳐 ‘적벽강’을 둘러보았다. 굿을 하는 ‘수성당’에 올라 저 멀리 펼쳐진 푸른 바다를 뚫어지게 바라보기도 했다.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았지만 ‘채석강’이 인상적이었다. 오랜 세월동안 바닷물에 침식되어 시루떡처럼 겹겹이 쌓인 모습과 해식동굴이 볼만 했다. 중국의 채석강과 흡사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첫째 날, 변산반도에 도착하여 바지락 칼국수로 점심을 해결했다. 나름대로 맛집을 찾아 갔지만 도심 속 그 맛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내와 딸내미는 기대에 못 미친다며 얼굴을 붉혔다. 바지락은 얼마 들어 있지 않았고 국물 역시 턱 없이 부족했다. 밑반찬으로 나온 것들은 신선함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는데 바지락 칼국수에 실망한 우리가족은 변산반도의 첫인상이 좋지 않았다.
기분 전환을 위하여 바닷가로 나갔다. 차한대 빠져 나가기 힘든 골목길을 지나자 탁 트인 바다가 보였다. 양지바른 언덕에 전라좌수영이 자리잡고 있었다. ‘명량’을 비롯하여 많은 영화들이 촬영되었다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이른 시각인지 관광객은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촬영소 영내를 안마당처럼 다니며 사진을 박았다. 마당을 지나 아래로 내려가니 시원한 바다가 펼쳐졌다. 모래가 있고 바위가 있는 해변 가를 거닐며 무수히 많은 셔터를 눌렀다.
바닷바람을 쏘이고 나니 아내와 딸내미의 얼굴이 화사하게 변했다. 사진 촬영을 거부했던 딸내미가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변산반도의 명물 ‘채석강’을 향해 달렸다. ‘격포항’에는 작은 배들이 정박해 있었다. 방파제를 따라 만들어 놓은 산책길은 길었다. 오른쪽에 펼쳐진 ‘채석강’이 눈에 들어왔다. 강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바닷물의 침식작용으로 겹겹이 쌓인 기암괴석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어둠이 내리자 장인장모를 비롯하여 처가 식구들이 다 모였다. 숙소 마당에 숯불을 피워 만찬을 즐겼다. 주인장이 내준 전어는 가족 모두 폭식을 하고도 남았다. 별빛이 유난히 빛나는 밤하늘에 폭죽이 터지기도 했다. 모닥불을 피워 놓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과음을 했지만 취하지 않았다. 바닷바람이 차기도 하거니와 맑은 공기가 주변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이야기보따리는 자정을 넘도록 이어졌다.
둘째 날, ‘내소사’를 들려 마음을 다스렸다. 그리 크지 않은 절이었지만 큰 산 아래 자리 잡은 절터가 참으로 아늑해 보였다. 가정사 복잡한 일이 잘 풀리도록 기도를 하고 나와 ‘직소폭포’로 향했다. 등산로이면서 산책하기 좋은 코스였다. 장모님은 힘들다 포기하고 장인을 모시고 올라 멋진 풍광을 감상하고 나니 배꼽시계가 요동을 쳤다.
새만금 방조제 인근에 있는 식당에서 어제 만족하지 못했던 바지락 칼국수를 주문했다. 손님들이 가득한 것을 보니 맛 집이 분명했다. 세수대야만큼이나 큰 그릇에 담아내온 칼국수는 압권이었다.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었다. 배가 두둑이 올라와 포만감이 오자 다들 맛집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새만금 방조제 홍보관을 둘러보고 ‘적벽강’에 도착해보니 코스모스가 만발했다. 많은 관광객들이 사진 촬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 곳 역시 채석강처럼 침식된 암석들이 켜켜이 제 모습을 뽐냈다. ‘적벽강’ 위 ‘수성당’에는 굿을 하고 있었다.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는 수평선을 끝으로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해가 수평선을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을 무렵 숙소로 돌아 왔다. 둘째 날 역시 밤늦도록 먹고 마시고 즐겼다. “열심히 사는 것이 효도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다.”는 장모님은 눈물이 글썽글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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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5공주의 대장 놀이라
앞장서 이끄느라 수고많았다,
나도 처가에는 맞사위다
본가에서는 꽁무니만
장햐..
용식인 복 많이 받을겨
책임이 막중하다...
대소사 챙길라니 머리도 아프고
땡전도 이만저만 아니다...
나도 친가는 막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