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 후기
모인 사람: 모두 20명
거창:김석권 권영대 박성채 변환철 손철상 송동섭 신중국 이태우
서울:김영길 권삼현 민천식 서영춘 유성수
기타:박대우 정봉삼
여자:김정자 이련 이희원 정경선 하수애
카메라 가져온 이가 없어 글로만 쓰니 그 경치 보여줄 수 없어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어라.
어제부터 시작해 아침까지 내리던 비가 우리 동창회 잘 하라고 그쳐 주듯 하늘이 개었다.
오후 3시가 되어서 서울서 온 정자와 함께 읍사무소 주차장으로 가니 거창팀들과 서울서 온 수애를 만날 수 있었다.
3시가 넘자 올 사람은 다 왔다며 구천동으로 출발했다.
마리를 지나니 길가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어 가을을 실감나게 해주었다.
내가 탄 차는 영대씨가 운전을 하고 성채, 희원이와 함께 4명이 탔는데 무주쪽으로 가까워질수록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길을 한 구비 돌아들어 새 길에 들어서면 장면이 바뀌는 드라마의 화면처럼 새로운 경치가 어김없이 눈앞에 펼쳐지니 탄성 또한 겹쳐지곤 했다.
팬션에 도착해 101, 102, 202호가 숙소로 정해져 202호는 여자들의 방이었는데 2층으로 올라가는 모퉁이에 지붕 사이로 올라온 단풍나무 잎을 보니 나뭇잎 색이 연두, 주황, 빨강 3색이다.
너무 신기해 만져보고 한참을 바라보다 방으로 들어가 짐을 풀고 메인룸인 102호 가서 간식도 하고 앉아서 한담을 나누다가 저녁 식사 준비라는 소릴 듣고 야외 식당으로 갔다.
늦게야 성수씨가 서울서 내려오고 거창 임원들이 준비한 돼지고기를 숯불에 구워 먹었다. 눈물을 흘리며 고기 굽던 친구들아 수고 많았다.
늦었지만 대우씨가 이사장에 취임한 것을 축하하는 박수도 치고 취임사도 들었다.
거창 신원 막걸리! 이틀 동안 사랑 받았던 그 맛, 모두들 좋아라며 즐겨 먹었다.
저녁밥으로 먹었던 산채비빔밥도 잊을 수 없는 맛이다.
몇 가지나 되는 나물에 장아찌가 일품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바쁜 성수씨는 저녁 먹고 떠났다.(본 좀 봐라 몇 시간 있을 거라고 온 정신을^^......)
저녁을 먹었으니 단골메뉴인 노래방으로 직행......
가려고 모여 뒤에 오는 사람 기다리는 중에 어쩌다 나오는 봉삼씨를 면박 주었다.
“전교회장 선거 때 동창회 일을 생각하여 멀리 있는 대우씨 보다 나을 것이라고 찍었더니 애나콩콩......”
괘념치 않고 그저 허허 웃음뿐이더라.
각자의 노래보따리를 기운대로 풀고 술이 덜 찬 이, 몇은 술 찾아 가고 우린 팬션으로 와서 메인룸에 모여 얘기꽃을 피웠다.
난데 없이 남자들 군에 갔다온 얘기........
시간이 다 되어 각자 처소로 와선 도란도란 얘기 나누다가 꿈나라.
새벽이다. 6시가 되어 일어나 6시 반 경에 마당으로 가니 등산 갈 사람 다 집결-
길 따라 걷는 발걸음, 옆으로 흥건히 묻어나는 가을 경치, 흐드러진 단풍, 정말 눈이 시리도록 펼쳐지는 아름다움에 우린 감탄사를 연발했다.
어제 본 경치도 좋았지만 오늘은 정말 더 좋았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며 보는, 줄이어지는 아름다운 단풍경치를 만끽하고는 비파담에 다달았다. 소에 담긴 맑은 물은 아침이라 더욱 청아해 보였다. 과연 선녀가 와서 목욕할 만한 맑고 맑은 물이더라.
내려오면서는 갈 때와 마찬가지로 몇 명씩 무리지어 왔는데 줄을 잘 섰는지 대우씨가 들려주는 고 전영창 교장 선생님의 일대기의 일부와 거고 얘길 들었다. 우리가 모르는 부분들도 많아서 새롭기도 하였다. 이런 얘기 다음 동창회 때 해 주면 좋겠다는 제안도 있었다.
아침을 먹고 총무가 챙겨주는 거창 사과도 몇 개씩 받고 바쁜 사람 몇 명은 떠나고 적상산 전망대로 출발했다.
가는 도중에 어김없이 단풍에 대한 예의로 감탄사를 연발하며 핏빛으로 물든 단풍나무, 줄기마저 감추며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이름 모를 여러 가지 나무를 보며 자연이 준 물감으로 단장한 가을산의 아름다움에 취했고 전망대에 올라가서는 이런 기막히게 아름다운 가까운 산, 먼 산을 감상했다.
이렇게 단풍에 취해 수애와 나란히 서 있는 데 정자가 바쁘게 와서는 저쪽이라며 우릴 데리고 갔다. 그쪽에 도착한 우린 또 다른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그야말로 저만치 위치한 산에 피어난 운무! 너무 아름다워 웬만해선 찍지 않는 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산자락을 휘돌고 감돌아 피어나는 운무, 하아얀 기운이 솜같이, 아니 연기 같이 일고 높은 산봉우리는 운무에 가려져 그대로 천상에 두둥실 떠있는 섬 같더라.
동섭씨가 차에 있었다며 일회용 카메라로 한 컷을 해주었다.
파전에 막걸리, 그리고 내려오다가 와인 동굴에서 와인 시식, 구천동으로 들어가 점심으로 버섯전골, 자연산 버섯이라더군.
맛있게 먹었다. 그리곤 헤어짐. 오지 못한 친구들아 다음엔 같이 하자^^
첫댓글 수애가 참석자 명단에는 없고 내용에는 있다. 대단한거 발견했다. 나는 항상 수애 거동에만 신경쓰거든. 왜냐구? 뭘 또 묻고 그러냐. 그런가보다 하지.
맞아 , 줄 끝에 태우랑 수애가 빠졌었네 이제 20명 꼭 맞다.
회사에 행사가 있어 참석 못해 미안... 카메라가 없으면 헨폰으로 찍으면 되는데 아쉽다.
눈으로 사진을 직접 보는 것도 좋지만, 글을 읽고 나름대로 머리속에 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아주 즐길만한 일품입니다. 세세하고 보들보들한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건강하세요. 그래야 볼 날이 있지않겠어요.........
혹여 지금 못보면 언제 우리 다시 만날까... 허우적대며 한달음에 달려가 만난 울 동기들, 그저 참 좋았어. 단풍과 우리들의 연배를 허허롭게 받아들이는 아름다운 사람들, 섭이회장 철상총무는 너무 잘했으니 임기는 못할때꺼정이닷! 아^^^ 시린 가슴 토닥이며 일상으로 돌아와 심호흡한다.
반가운 만남의 후기 읽고 함께하듯 마음이 행복했읍니다.
수고하신 분들의 수고의 열매가 넉넉하고 풍성해 보이고요....이련 님 감사드립니다 후기 올려주셔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