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몸, 나의 기도 동역자들
모처럼 기도동지들과 한자리에 모였다. 두 달에 한 번씩 모이는 모임인데 참석이 여의치 않아 몇 번을 걸렀더니 서먹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반갑게 맞아주는 동기들과 변함없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항상 저녁시간에 만나기에 1부 저녁식사, 2부 예배, 3부 기도회, 그리고 회의 및 친교의 시간을 갖고 헤어진다. 전체 9명의 회원, 부부동반하면 18명의 회원이다. 처음엔 대부분 총각들이었지만 이젠 가정과 교회를 지녔기에 대가족이다. 모두들 모이면 가정과 교회이야기로 대화의 꽃을 피운다.
예배하는 가운데 나도 모르는 사이 눈물이 흐른다. 약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모임을 갖고 끈끈한 형제의 정을 나누며 예배하는 모습에 감동된 것이다. 신학교 시절, 학교 식당에서 모여 청계산, 갈멜산, 삼각산으로 다니며 기도했던 그 시절을 회상하니 감회가 새롭기만 하다. 변함없는 모습으로 각자의 사역에 임하는 모습이 은혜롭다.
예배의 인도와 설교를 맡은 김수석 목사의 말씀선포가 내 마음을 전율케 했다. 마25:21의 말씀으로 ‘왜 목회를 하는가?’란 제목의 말씀은 내 마음을 찔러 쪼개기까지 했다. 하나님께서 충성되이 여겨 맡겨주셨기 때문에, 지상에서 가장 복된 일이기에, 장래에 상급이 약속되었기에 목회한다는 확신에 찬 말씀이 나의 눈에 눈물을 뽑아내고야 말았다. 언제나 변함없는 그 믿음, 학창시절 때도 그랬다. 누구도 그 믿음은 못 말리는 믿음이었다. 언제나 오토바이를 타고 등,하교 했던 그는 비오는 날도 오토바이를 타고 집을 향했다. 야간 학부였기에 밤늦게 수업이 끝나면 피곤하기도 하거니와 비오는 날이면 몹시 위험한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지키신다는 믿음으로 오토바이를 고집했다. 그렇다고 사고가 없었던 것도 아닌데 그 믿음만큼은 꺾지 못했다. 교회 개척도 그러했고 자녀가 먼저 천국에 임하던 때도 그러했다. 언제나 당당한 믿음으로 서 있는 그 모습이 더욱 더 은혜가 넘쳤다. 동기들의 모임을 통해서 첫 사랑의 은혜가 넘친다.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도전받는다. 지난 몇 주간 나의 정체성에 관해 혼돈을 겪었던 사실이 몹시 부끄러워졌다. 나의 갈 길을 분명히 했던 그 은혜 위에 오늘의 은혜로서 인 쳐주시는 듯하다.
멀리 강원도 문막에서 호랑이처럼 목회하는 김재호 목사는 부흥사로, 노회 임원으로, 동문회 회장으로 앞장서서 달린다. 용인의 송대립 목사는 청빙 목회지에서 배척당하는 아픔을 겪으면서 외양간 교회 시절을 보내다가, 지금은 멋진 전원교회를 건축하고 ‘자전거 목회’를 선보이고 있다. 교회 옆으로 자전거 도로가 지나는 점을 착안하여 자전거 쉼터를 운영하면서 자신이 직접 자전거 동호인이 되어 그들을 섬기니 하나 둘씩 교인이 되는 기쁨을 누린다. 그야말로 임도 보고 뽕도 따는 목회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고철규 목사는 시련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그럼에도 변함없는 그 믿음이 대단하다. 사자굴 속의 다니엘을 보는 듯하다. 황정일 목사는 불참했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전도지를 들고 다니며 마을 복음화를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본다. 그의 영역이 멀리 필리핀까지 확장된 것을 본다. 인천의 이정훈 목사의 알콩달콩 사랑의 목회 이야기가 재밌다. 여전히 예배당을 막아 사택으로 쓰는 불편함 속에서도 행복한 미소를 잃지 않는 부부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인천 부평의 김택 목사도 독감으로 불참했다.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네이버 밴드’ 카페를 통해 구구절절 느껴진다. 안양의 장길주 목사, 나를 도와 3년 동안 내 옆을 지켜 주었다. 오늘도 열매교회의 전기 콘트롤 박스를 수리하느라 바쁘다. 전기의 문외한인 열매교회 조진식 목사가 차단기를 갈았는데 그만 용량이 큰 것을 써서 전기줄이 녹아 화재가 날 뻔한 상황이었는데 장 목사가 이것을 발견하고 수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젠 힐링센터를 계획하고 시골 땅을 알아보면서 미래 목회를 계획한다 하니 그 사역을 통해 많은 이들의 심령이 치료되길 기도한다.
모두들 변함없다. 특별히 고난 속에서도 내색하지 않고 믿음으로 밀고 나가는 모습에서 벅찬 감동을 느낀다. 그 위에 김수석 목사의 ‘왜 목회하는가?’란 확신에 찬 설교가 내 마음에 불을 질렀다. 이런 귀한 동기들...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기까지 힘과 도전을 주는 동기들이 곁에 있어 행복하다. <2014. 2. 14. 김상학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