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피라미드(인간, 돈, 법)
똑같은 죄를 지어도 돈이 있는 사람은 무죄요, 돈이 없는 사람은 유죄라니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도저히 이해가 안 갈 겁니다. 그것도 인터넷 하나로 전 세계가 연결되며 비행기가 날아다니고 자동차가 다니는 21세기 세상에서 말이에요.
이것이야 말로 인간이 돈 앞에 무릎을 꿇은 전형적인 예로 볼 수 있습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자신의 소신에 맞게 판결을 내려야 하는 법관, 아니 사법부가 이정도인데 힘없는 일반국민들이야 오죽 하겠습니까.
한마디로 인간의 수치입니다.
이성적 사고를 하는 인간이라 사자나 코끼리 같은 동물들하고는 차원이 다르다고 하더니 결국 살아있지도 않은 돈이라는 물질에 무릎을 꿇다니 이래서야 원...
참으로 답답합니다.
그 놈의 자존심은 인간한테만 내세우고 정작 이럴 때는 어디로 가버렸을까요.
이것이 바로 우리 인간에게 남아있는 마지막 자존심인 인성이 돈 앞에 내팽개쳐지는 현실이랍니다.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존엄성을 지니며,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고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다고 아무리 부르짖어봤자 ‘돈’앞에서는 말짱 꽝입니다.
이러한 유전무죄 무전유죄만 봐도 인간은 돈보다도 못한 존재라는 걸 우리 스스로가 인정하는 것이지요.
인간의 가치가 돈의 가치보다 못한 결국 ‘돈이 지배하는 세상’에 좋든 싫든 우리는 지금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만 합니다.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요?
우리가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연예인이나 스포츠선수, 그리고 정치인들, 기업회장님들이 그동안 돈으로 자신들의 죄를 얼마나 덮어왔습니까.
이런 악습을 아직까지도 우리사회가 묵인하며 동조해오고 있다니 참으로 통탄할 일입니다.
원래 인간, 돈, 법이라는 계급피라미드에서 보면 제일 상위에 인간이 위치하고, 다음으로 법이 위치하며, 마지막에 돈이 위치해야 맞습니다.
인간이 법위에 존재해야 인간을 위한 법이 만들어지고, 법이 돈 위에 존재해야 돈에 의해 휘둘리지 않습니다.
그래야 조용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유지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계급피라미드를 보면 제일 상위에 돈이 위치하고, 다음으로 법이 위치하며, 마지막에 인간이 위치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돈이 법위에 존재하니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말이 나오는 것이며, 법이 인간위에 존재하다 보니 다수의 인간을 위한 법을 만드는 게 아니라 돈이 법을 좌지우지하다보니 소수의 돈 있고 힘 있는 자들을 위한 법이 되고 마는 것이지요.
이런 실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단지 먹고 살기위해 다들 돈 벌기에 급급하다 보니 잠시 잊고 있었을 뿐입니다.
화폐가 만들어진 이후부터 지금까지 인간은 돈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아왔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어떤 사람은 아주 많이 지배당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상대적으로 덜 지배당하기도 합니다.
인간은 이런 세상에 과거부터 계속해서 길들여져 왔기 때문에 이를 아주 당연시 여깁니다.
이러한 익숙함 때문에 정작 돈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지 조차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랜 세월동안의 긴 익숙함은 언제나 우리들 머릿속에 ‘옳다’는 진리로 저장됩니다.
그러기 때문에 여기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행위나 생각은 ‘틀리다’는 선입견과 함께 심한 반발을 불러오죠.
이 선입견으로 인해 우리는 아직까지 ‘돈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장 일자리를 찾을 때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하고 관련된 급여부분에 대해 신경을 많이 씁니다.
게다가 주택담보대출이나 자동차대출, 신용대출 같은 각종 채무로 인해 그 빚을 다 갚을 때까지 우리는 알게 모르게 돈이 시키는 대로 움직여야만 합니다.
매달 원금과 이자를 꼬박꼬박 상환하도록 말입니다.
만약 한 달이라도 연체하게 되면 바로 독촉장이 날아오기 시작하며, 연체가 2~3개월을 넘길 경우 바로 경매로 진행시켜버리죠.
이렇게 채무자의 개인적인 사정은 전혀 봐주지 않습니다.
소위 말해 돈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언제든 집도 날아가고, 자동차도 날아가고, 결국 거리로 내몰리는 신세로 전락하고 마는 게 현실입니다.
즉 돈이 시키는 대로 매달 이자 잘 내고 복종해야 살아남습니다.
이뿐 아니라 돈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어떤 사람은 불과 몇 만원을 빼앗기 위해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빚 독촉에 시달리다 결국 채권자를 살해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돈이 지배하는 세상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돈을 숭배하는 사람들이 나타난다는 겁니다.
이들은 돈이 되는 일이라면 불법이든 편법이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한 가지 예로 기업을 운영하는 사장이 자신의 공장에서 법에 정해진 기준치 이상 되는 악취를 내뿜으며 가동시키는 바람에 인근 마을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공장을 가동해서 돈을 버는 것 까지는 좋으나 남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돈을 버는 것은 이미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고 돈에 눈이 멀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공장을 운영하는 사장들이 전국에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리고는 자신들은 법을 다 지켜가면서 정당하게 돈을 버는 착한 기업이라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이들의 추악한 실체를 들여다보기보다는 ‘돈’을 보며 그들을 평가하곤 하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저 나와 나의 가족들만 행복하게 살면 그만이다는 식의 생각을 하시고 계신 것 같습니다.
이 또한 아주 위험한 이기주의적 사고방식입니다.
본인이 지역사회의 다른 이웃들과 교류해 살아가는 이상, 어떻게든 그들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5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처 가는지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맨 처음 5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이 돌고 돌아서 다시 나한테로 언제든지 되돌아 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 때로는 본인의 이기주의가 자신보다 더 센 이기주의자한테 화를 당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아마 조금만 더 넓게 생각해보신다면 남의 일도 마치 내 일처럼 관심을 가져야 비로소 자신이 행복해지는 지름길임을 금방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이처럼 우리사회가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기위해서는 ‘무관심’을 ‘관심’으로 돌리고 ‘이기주의’ 대신 ‘인성’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아야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