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AllBanner( 'kumho|se04|etc1', 'textBannerID' );
|
|
|
◆청소년 시절에 방안의 천정에서 쥐가 돌아다니면서 내는 소리에 신경이 너무 쓰여서 괴로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쥐가 얌전히 다니면 상관없는데 자기들끼리 싸우는지, 장난치면서 숨바꼭질을 하는지, 너무 요란스럽게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쥐가 소리를 요란스럽게 내며 다닐 때에 참다못해 막대기를 들고 천정을 쿵쿵 두드리곤 했었는데 그럴 때에는 잠시 쥐가 조용히 있다가 다시 또 소리를 내어서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습니다. 천정에서 돌아다니는 쥐를 없애기 위해서 온갖 방법을 궁리하고 연구했었습니다.
좀약 같은 것을 쥐가 싫어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천정에 구멍을 뚫고 좀약을 천정 속에 넣어두었습니다. 약간 효과가 있는 것 같았지만 나중에는 쥐가 좀약을 굴리면서 다니는 듯한 소리까지 들렸습니다. 좀약 가지고 쥐들끼리 축구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쥐를 쫓아버리기는커녕 오히려 더 좋지 않은 결과만 가져온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궁리한 것이 백열전구를 천장 안으로 집어넣었습니다. 쥐가 소리를 낼 때에는 스위치를 올려서 백열전구가 천장 안을 환히 밝히게 하였습니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면서 ‘쥐와의 전쟁’을 벌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당시 “이 다음에 나는 돈 벌면 천장에 쥐가 다니지 않는 좋은 집에서 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는 소원 성취해서 천장에 쥐가 다니지 않는 집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천장에서만이 아니라 집 안에서도 가끔 쥐가 돌아다녔습니다. 집 안에서 쥐가 발견되면 저는 도망갔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역시 언제나 용감하였습니다. 어머니가 쥐를 잡으시면서 저보고 거들라고 하면 저는 움칫거리고 싫은 표정을 짓곤 했는데 어머니께서는 사내자식이 쥐를 무서워하냐고 하시면서 쥐가 너를 깨무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쥐가 너를 무서워하면서 도망가려는 것인데 네가 쥐를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논리적으로는 분명 맞는 말씀으로 들리는데 어쨌든 저는 쥐가 무서운 듯 피하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집안에는 쥐가 없고 천정에서 쥐로 인하여 들리는 소음 때문에 고통받지 않는 좋은 세상이지만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에 살면서 윗집에서, 쥐가 아닌, 사람이 내는 소음 때문에 고통받는 경우가 나타나는 시대입니다.
2006년 9월6일에는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 1, 2층에 사는 사람들끼리 층간소음 문제로 말싸움을 하다가 주먹에 얼굴을 맞은 사람이 그 자리에서 숨진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택시 운전을 하며 20여년 동안 알고 지낸 사이라고 합니다.
2006년 7월에도 이러한 문제로 사람이 죽게 된 사건이 있었고 5월 대구에서는 층간소음 때문에 이웃 간에 집단난투극이 벌어졌었습니다. 인터넷상에서도 보면 층간소음에 대한 하소연이 대단합니다. 그렇다보니 인터넷이라는 공공의 장소에서 해서는 안 될 극단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네이버에 올라온 것 중 몇 개만 예를 들겠습니다.
●[사례 1]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학생입니다. 여기로 이사온 지 10년이 되어가고 층간소음 일으킨 개XX들은 여기 온지 7년 가까이 됩니다. 이 XX들이 아파트에 지들만 사는줄 알고 애기 산다는 핑계로 7년 내내 뜁니다. 무슨 7살 먹은 애기라도 있나.
더 웃긴거는 윗집하고 저희 부모님이 한 판 싸운적이 있습니다. 근데 이 X같은 것들이 미안하다고 하지는 못할망정 (저희 부모님은 초인종 누르고 지금 몇시냐면서 한 마디 한 것뿐인데 말이죠) 삿대질 해가면서 니들이 뭔데라는 식으로 나왔지 뭡니까. 이거 어떻게 해야 하죠 경찰은 불러도 오지도 않고(이 XX들 이따위로 하니까 욕먹지) 지금도 윗집은 아주 발광들을 하고 있네요.
●[사례 2] 층간소음으로 정신병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10시까지 뒤꿈치로 바닥을 쾅쾅 찍고, 드르륵 의자 끄는 소리에, 애 뛰는 소리에 개념없는 애미 애비들 때문에 정말 미치겠어요. 처음에는 올라가서 사정도 해보고 달래도 보고 음식도 갖다주며 별별 방법 다 동원해 보았지만 그 때뿐. 방법이 약했던지 저를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더 화가 치밀었었습니다.
결국 참다못해 폭발해버렸지요. 한판 붙었습니다. 대판 싸우고 난 다음에는 효과가 좀 있었어요. 애들이 조금이라도 뛰면 고래고래 소리 지르면서 야단치는 시늉이라도 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뒤 별 신경 안쓰고 지내왔지요. 제가 부드럽게 대하고 잘 해주니까 또 다시 개념없는 짓거리를 합니다.
지금도 11시 넘었는데 축구를 하는지 돌아버리겠어요. 경비실에 부탁해도 소용없네요. 예전처럼 다시 강하게 나가는게 좋을까요? 그 때는 거의 이성을 잃었지요. 욕 퍼붓고 그 집 애 유모차 그 집 거실에 던지려고 번쩍 들고 거실 안에 신발 신고 들어갔었거든요. 신경쇠약에 성격파탄자 될거 같아요.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네요. 저 남과 싸우는거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이곳에 살면서 부터 악녀가 되어가는 제가 무섭습니다. 층간소음 때문에 살인난다는 말 백번 이해가 갑니다. 지금도 흥분 상태라 두서없이 하소연 해봅니다.
●[사례 3] 층간소음 때문에 돌겠습니다. 윗집 정신나간 X들이 단단히 돌았는지. 새벽 3시에 미친듯이 웃는 소리가 들리다가 갑자기 깔깔낄낄흑흑 흐느끼는 소리가 들립니다. 소름끼칩니다.
이뿐만이면 말도 안해요. 새벽 1시에 무슨 청소기광고를 찍는지, 오디오음량을 최대한 올려놓고 (우리집에서 나는거 아니냐는 착각들 정도로 똑똑히 들립니다.) 의자를 쿵쿵 던져가며 청소기를 돌리고 게다가 무슨 곰이 사는지 12시부터 3시까지 발바닥으로 바닥을 미친듯이 찍어대며 다니는데 환장해요.
그리고 이 미친X이 귀가 안들리는건지 티비소리 음량을 몇으로 해놓고 듣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인간돕니다. 문은 3분에 한번꼴로 쾅쾅 쳐닫아 대고 한번은 참다못해 종이에다 공손하게 "심야에 층간소음 좀 신경써주세요. 쿵쾅거리는 소리땜에 잠을 깹니다" 써서 붙여놨는데 이틀 지나니까 원상태로 돌아오더라고요.
칼들고 뛰어 올라갈까 생각도 많이 해봤는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복도에 음식물쓰레기를 부어버릴까요? 소몰이창법으로 랩을 한바탕 해줄까요? 소화기를 신문구멍에다가 대고 분사를 해볼까요. 아님 손잡이에다가 오공본드라도 발라놔야 하? 째품×? 제 신조가 참자. 참자. 3초만 더 생각하자 인데 이 말이 무색해지네요
●[사례 4] 윗집에서 야구방망이를 들고 우리집에 들이닥쳤습니다. 층간소음, 윗집에서 하도 쿵쿵거리길래, 검도 죽도로 천장을 2분정도 쿵쿵거렸죠. 그랬더니 윗집에서 반응이 오데요? 지들도 쿵쿵거리기 시작한거죠. 그래서 저는 더더욱 신나게 쿵쿵거렸습니다.
근데 누가 저희집 현관문을 부시는거에여. 그래서 문 열였더니 윗집 아저씨가 야구빠따를 들고왔네여. 지네가 그렇게 시끄럽냐고 왜 천장을 치냐고 하더군요. 야구빠다를 휘둘렀습니다. 자기도 건설회사에 있어서 잘 안다. 미친 넘 같이 혼자 씨부렁거리더라구여. 참 황당했습니다.
저는 집에 고1짜리 동생이랑 시골에서 올라오신 할머니랑 셋이 있어서 솔직히 좀 겁이 났습니다. 완전 미친XX 아닌가여. 지네집 시끄러운줄은 모르고 완전 죽이고 싶네여. 이런 상황에 복수할꺼 없나여. 님들은 층간소음 스트레스 안받으세여? 죽겠습니다.
●[사례 5] 윗집 아파트 층간소음. 아주 이거 짐승들이에요. 오늘 아침, 너무 시끄러워서 자다가 일어났죠. 동생이 시끄러워서 공부를 못하겠다는겁니다. 평소에도 정말 애들이 새벽2시까지 뛰어서 거실의 메인램프가 덜컹거릴 정도로 뜁니다.
동생이 참다못해 윗집에 가서 좀 조용히 해주세요, 공부를 못하겠잖아요.(전에는 아빠가 2번 찾아감)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 아들놈이 "꺼져" 이랬고, 동생이 황당해서 쳐다보자 "안꺼져? 시끄러우면 니네가 이사가든가" 이랬다는겁니다.
동생은 울고 엄마가 열받아서 올라갔습니다. 저도 올라가서 봤더니. 그 늙은이랑 며느리랑 엄마에게 막 따지는겁니다. 지들이 쿵쾅쿵쾅 거린건 생각도 안하고 저번에 아빠가 2번 올라갔다고 그걸 뭐라하는겁니다.
그러면서 "애들을 죽일 수도 없고 묶어놔야돼요?" 엄마가 황당해서 어떻게 애 키우는 사람이 애들을 죽인다 만다 그런 소리를 하냐고 하자 또 적반하장으로 온갖 욕을 다하는겁니다. 지금 저 짐승들은 경비실에 신고하라고 배째라는 식인데. 싸운 후에도 계속 뛰고. 아니면 만약에 아빠랑 그 인간이랑 치고박고 싸우면 최후의 수단으로 제가 칼들고 협박해도! 되는건가요? 물론 칼로 찌르거나 그럴건 아니구 그냥 위협만 할건데.
◆과거 실제 사건에서처럼 층간소음 문제가 살인이나 집단난투극 같은 큰 사건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극심한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장애나 임신부가 유산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해 왔습니다.
정부 측에서는 층간소음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서 아파트 바닥 두께를 종전보다 더 두껍게 하는 법적 기준을 2004년에 마련하였고, 2006년 2월에는 소음을 발생시킨 집에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였습니다. 관련규정이 생긴 2004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층간소음이 일반적으로 더 심할 수 있다는 점도 아파트 구입시 참고로 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아파트에서 재건축에 의한 큰 이점이 따르지 않는다면, 새로 지은 아파트와 오래된 아파트는 가격 차이가 벌어질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은 것이며, 층간소음 문제도 그 중에 포함됩니다.
◆층간소음 문제 발생시 어느 정도 범위 내에서 참느냐는 것이 애매하지만 일반 공동주택에서는 이 문제를 아직까지 완전히 피해갈 수는 없다고 바라봐야합니다. 층간소음 문제가 당장 참기 곤란할 정도라면 이쪽의 괴로운 사정을 알아듣도록 좋은 말투로 설명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이때 직접 이야기하는 방법과, 경비실을 통하여 전하는 방법 두가지가 있는데, 전자에 앞서 후자를 택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더 낫습니다. 경비원을 집으로 오게 하여서 소음을 직접 들어보게 하면서 사정 이야기를 하면 직원이 윗집에 알아듣게끔 잘 이야기 합니다.
그러면 직접 대면할 때의 서로 불편한 점이 줄어듭니다. 또한 경비실을 통하면 두 집 사이의 개인적인 문제 차원이 아니라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단지가 클수록 경비원이 해야할 역할을 제대로 안하는 경우가 많은 편입니다.)
아파트에서 특정 집에 의하여 생겨나는 어떤 문제라도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의 문제로 인식하면서 해결을 유도하는 것이 가장 무리가 적고 바람직합니다. 주민 대표자회의에서 다른 집에 의하여 시끄럽다는 신고를 받게된 집은 5만원 벌금을 내기로 합의한 아파트 단지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것도 어떤 집단 속에서 개별적으로 일어나는 문제라도 집단 내 누구에게라도 일어날 수 있는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면서 해결하려는 자세인 것입니다.
◆만약에 법적으로나 공공의 사람들이 바라볼 때에 그 정도의 소음이면 참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수준인데 자신은 참기 힘들다면 보통 사람보다는 예민한 상태이므로 단독주택이나 위층이 없는 꼭대기 층의 집으로 이사가는 것이 답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자신의 집에서 나는 소음을 아랫집에서 피해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줄이기 힘들다면 “당신도 애 낳아봐라, 애들은 다 그렇지 않느냐”고 아랫집에서 참기를 바라지 말고 아래층이 없는 1층에서 사는 것이 답이라고 하겠습니다.
남으로부터 소음으로 인하여 불편함을 받건, 남에게 소음을 주면서 불편함을 끼치건, 나를 위하여 남이 참아주길 바라는 것은 법적인 문제를 떠나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즉 만약에 소음을 주고받는 것이 삶에 큰 문제가 된다면 투자가치 측면이나 주택의 다른 측면은 포기하면서라도 소음문제 해결에 적절한 집을 선택하면 됩니다. 여러 주거 조건들 사이 선택의 문제로 여겨야 합니다.
◆현재의 아파트들 중에 비슷하게 지어진 것처럼 보이더라도 층간소음이 더 심한 아파트가 있고 상대적으로 덜 한 아파트도 있습니다. 아파트 구입시 때로는 그런 점도 파악하며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파트마다 객관적으로 측정하여 정확하게 비교한 결과가 나와 있지 않고 사람들마다 사로 다른 개인적인 체험과 주관적인 느낌이 많이 작용한 소문에는 큰 의미 두기 힘듭니다. 주거의 수단인 아파트의 품질에 대하여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면, 외적인 품질로서 아파트 정원은 하루 몇차례 잠깐 지나가면서 바라보는 것이지만 내부적인 품질로서 소음방지는 오랜 시간 집안에 머무르는 동안에 영향받을 수 있는 것으로서 더 중요합니다.
주택의 선호도가 주로 지역에 의해서 결정되고, 아파트라면 다른 유형의 주택보다 무조건 선호되는 분위기에서는 외적으로 쉽게 드러나는 품질이 아닌 내부적인 품질을 높이는데 회사 측에서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유명 브랜드의 아파트라도 어떤 점에서 품질이 좋은지 종종 불분명합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건설회사라도 외적인 면과 내적인 면에서 동시에 품질 좋은 아파트를 잘 지으면 사람들이 그것을 찾는 분위기가 되는 것이 건설시장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