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기르다 보면 그 재롱에 행복한 순간도 있지만
묶어기르는 것이 안타까워 풀어놓다가
이웃으로부터 수많은 민원을 들을 때가 가장 힘들다.
그냥 이 넓은 터전에서 뛰어놀지
내가 조금만 한 눈을 팔면 이웃집 개를 찾아간다.
그러면 바로 개를 풀어놓았다고
큰 소리가 들리고......
묶어놓는다고 사과를 하지만
어찌 한 번도 안 풀어놓을 수 있으랴!
오늘 아침에도 눈에 안 보이길래 부르다가 지쳤는데
조금 후에 '오름'이가 나타났다.
숫놈으로 제주도에서 와서 오름이라고 지었다.
쇠사슬로 묶어서 놓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땅에 밖아둔 말뚝까지 뽑아서 도망갔다.
쇠로된 말뚝 때문에 어디에 걸리면 돌아오고 싶어도 못올 텐데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고 애가 탔다.
가만히 들으니 건너편 산에서 개가 신음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오름이 소리가 분명했다.
무조건 올라갔는데 숲도 우거지고 눈 길이어서 개 발자국을
따라가도 찾을 수 없었다. 가까이 가면 나를 보고 소리를 내야 하는데
오히려 침묵한다. 한 바퀴를 돌아도 안보였다. 그 와중에 구미와 영주에서
신부님들이 오셨다. 신부님들과 현우와 함께 저녁을 먹고 돌아오니
현우가 찾으러 가잔다. 저녁 7시면 이 산 중은 벌써 한 밤중인데.....
후레쉬를 들고 현우와 산 중을 두 시간을 헤맸다.
가시덤불에 긁혀 손에 피가 나고
눈 속에서 미끄려지고 늪 속을 빠지면서 아들과 함께
컴컴한 산 속을 누볐다. 오름이는 가끔 소리를 내더니
근처에 가면 침묵한다. 나는 포기하려고 해도
현우가 조금 더 찾아보자고 한다. 기특했다.
개가 죽으면 어떻게 하냐고 안타까워 하는 마음이
나보다 더 갸륵하다. 컴퓨터 게임과 스마트폰 때문에
아들에 대한 실망도 없지 않았는데......
오늘 이 산 속을 헤맬때 현우가 없었으면
나도 도저히 올라가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못찾고 말았지만.....
내일 아침에 꼭 찾아서 현우에게 보여주고 싶다.
오름이 때문에 마음은 아프지만
아들에 대한 새로운 감동을 받은 날이다.
첫댓글 _()_
오마나~~
어쩌나..!_()_ㅠㅠ
날씨도 많이 추운데..ㅠ
현우와 엄청 고생 하셨네요~_()_
현우의 애닮음이 꼭 해소 되어야 하구요~_()_
모쪼록 오름이가
무사하길 ,,~~_()_
아침에 다시 찾으러가려구요 ㅠ
우리집 초코는 너무 행복한 셈이구만요. 엄동설한에 우짤라고 집을 나가서 주인장 애간장을 태우는지 .... 돌아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ㅋ~~
형님도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