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의 허가를 받아 (재)한강문화재연구원(원장 신숙정), (재)고려문화재연구원(이사장 김병모), (재)예맥문화재연구원(원장 정연우), (재)한백문화재연구원(원장 서영일), (재)한얼문화유산연구원(원장 조원창) 등 5개 조사기관이 지난해부터 강원도 춘천시 중도동 중도 레고랜드 조성부지(20만 3,127m²)에서 시행한 1차 문화재 발굴 조사 결과 고인돌 101기, 집터 917기 등 총 1,400여 기의 청동기 시대 유구를 확인했다.
북한강과 소양강 등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중도 유적은 1980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처음 발굴한 이후, 8차에 걸친 시·발굴조사를 통해 신석기 시대부터 삼국 시대에 이르는 집터와 고인돌 등이 270여 기 이상 확인된 곳이다.
이번 조사 구역은 ‘중도 레고랜드 조성계획 부지’ 내 1차 발굴조사 지역으로 총 1,400여 기의 청동기 시대 유구가 확인됐다. 확인된 유구는 고인돌 101기, 집터 917기, 구덩이 355기, 바닥 높은 집터 9기, 긴 도랑 등이다.
특히 강원도 지역에서 고인돌이 대규모로 무리지어 확인·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고인돌들은 석재를 이용해 원형 또는 장방형의 묘역 시설을 갖추고 그 중심에 시신을 안치한 돌널무덤 위에 상석을 올린 구조로 되어 있다.
(재)한얼문화유산연구원 조사 구역에서는 남한 지역의 집터에서 출토된 예가 없는 비파형동검과 청동도끼 등이 집터(40호·37호) 내부에서 각각 1점씩 출토됐다. 이 중 청동도끼는 함경남도 북청군 토성리에서 출토된 것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나 두 지역 간의 비교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 구역에서는 대형 환호(環濠)와 내부 집터, 출입구 시설 등도 확인됐다. 이 환호는 네모 형태로 전체 둘레가 약 404m(내부 면적 약 1만㎡)에 달하며 청동기 시대 마을 유적의 구조와 성격을 이해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된다.
(재)예맥문화재연구원 조사 구역의 20호 집터에서는 ‘둥근 바닥 바리모양토기(圓底深鉢形土器)’가 출토됐다. 이 토기는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로 넘어오는 전환기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한편, 레고랜드 사업부지인 춘천 중도에서 대규모 청동기 시대 유적이 발굴됨에 따라 춘천 레고랜드 사업 정상 추진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화재위원회는 다음 달 말 전체위원 회의에서 유적지 보존과 범위, 개발과 관련한 논의를 거쳐 결과를 문화재청에 전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