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산진구 당감동에 살고 있는 박모(41) 씨는 직장(녹산산단)이 가까운 사하구 하단동으로 이사하기 위해 지난달 초부터 한 달째 전세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지만 아직 구하지 못했다. 현재 살고 있는 집(80㎡·24평형)에서 전세금 6000만 원을 빼 같은 규모의 아파트로 이사하려고 했으나 7500만~8000만 원을 요구하는 데다, 그나마도 나온 게 없어 주말마다 일대를 헤매고 있다. 박 씨는 "지난 봄 어렵게 구한 직장이 멀어 이사하려고 했는데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전세난이 해운대와 북구 일대에 이어 사하구 기장군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 수년간 부산에서 소형아파트 분양이 적어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소형아파트의 품귀현상이 심각하다.
한꺼번에 많은 아파트가 공급돼 전세가격이 떨어지는 이른바 역전세난을 겪고 있는 서울과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사하구 일대가 전세대란에 빠져 있다. 지하철 1호선 연장 등 개발 호재에다 다대1주공아파트 재건축으로 이사 수요가 한꺼번에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S아파트 80㎡ 규모 아파트의 매매가가 9500만 원인데, 전세가는 8000만 원 하는 등 일부 단지는 전세가가 매매가의 90%에 육박하고 있다.
각종 개발이 한꺼번에 진행 중인 기장군도 비슷하다. 소규모 아파트의 전세가가 매매가의 80%를 웃도는 아파트단지가 적지 않다. 화명주공아파트와 해운대AID주공아파트 등 대규모 재건축 단지의 이사 수요로 전세대란을 겪었던 북구와 해운대 일대도 소형아파트의 전세난은 여전하다.
이처럼 소형 아파트의 품귀현상이 시 전체로 확산되는 것은 공급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올해 부산에서 1만354가구의 신규 아파트가 공급됐지만 99㎡ 이하 아파트는 한 채도 없었다. 지난해에도 1만6454가구 중 99㎡ 이하는 2477가구에 불과했다.
동래구 사직동 J공인 측은 경제난으로 가계가 어려워지면서 중대형에 살던 사람은 작은 집으로 옮기고 작은 평수에 살다 큰 집으로 옮기려했던 이들은 아예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추세는 전세가 추이에서도 잘 나타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부산지역의 전세가 변동률이 11월 첫주 0.01%, 둘째주 0.02%, 셋째주 0.01%, 마지막주 0.03% 등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서울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 114 관계자는 "내년 초 이사철에는 부산 전역에 소형아파트의 품귀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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