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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중학교 18회 동창회
 
 
 
카페 게시글
즐거운산행 스크랩 딸아이랑 무심천을...
村場*황선구 추천 0 조회 49 17.12.17 18:3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2017년 12월 16일 (토욜)

 

야근을 마친 탓에 오전은 시체놀이로 보내고,

곁지기와 '대단한 가족'들이 캄보디아로 떠난 오후 시간을

딸아이랑 율량천~무심천을 걸었다.

그리고,

'청주 창작 스튜디오' 관람으로 하루를 마무리~.

 

춥다!

빰이 아프도록 할퀴는 세찬 바람을 뚫고, 율량천을 따라 걷고 또 걷어 무심천으로....

 

 

공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얼음꽃~.

 

 

 

옛날엔 이곳 주민들의 공동 빨래터였다는 실개천에 갈대를 심고,

산책로와 운동시설까지....

 

 

 

갈  대

 

                               - 신 경 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조용히 울고 있었다는데 오늘은 대성통곡을 하는 날인가?

격렬하게 흐느끼는 몸부림에 포커스를 맞출 수도 없고, 강추위에 나도 울고 싶구먼~~~.

 

그래도 좋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흔들리는 갈대에 눈과 귀까지 황홀하니까~.

 

 

 

석양 빛으로 바뀌는 시간~.

우리 부녀는 많은 말을 나누진 않았다.

그냥 서로가 필요한 많은 것들을 말 없이도 느낌으로 나누었으니까!

 

내 영혼인양 자유로이 하늘을 나는 새들~.

 

 

딸아이가 손폰에 담아준 것도 몇 컷!

 

 

중무장하고 뭔가 골똘히 담고있는 내 모습도....

 

 

 

 

 

 

 

 

 

 

 

 

 

*************************************************************************

 

중년의 가슴에 12월이 오면

 

                                      - 이  채

높다고 해서

반드시 명산이 아니 듯

나이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어른이 아니지요

 

가려서 볼 줄 알고

새겨서 들을 줄 아는

세월이 일깨워 준 연륜의 지혜로

판단이 그르지 않은 사람이라면

 

성숙함이라 함은

높힘이 아니라 낮춤이라는 것을

채움이 아니라 비움이라는 것을

스스로 넓어지고 깊어질 줄 아는 사람이라면

 

새벽 강가

홀로 날으는 새처럼 고요하고

저녁 하늘

홍갈색 노을빛처럼 아름다운 중년이여!

 

한 해, 또 한 해를 보내는 12월이 오면

인생의 무상함을 서글퍼하기보다

깨닫고 또 깨닫는

삶의 교훈이 거름처럼 쌓여가니

내 나이 한 살 더하여도 행복하노라

 ****************************************************************************

 

 

홍갈색 노을빛이 물길따라 흐르는 지금 이 시간의 무심천처럼 아름답게 익어가는

내 모습이길 소망해 본다!

비록,

내 바라는 세상, 내 꿈이 펼쳐진 세상은 아닐지라도 비움의 미학으로....

 

 

무심천!

청주를 동과 서로 가르고,

대한민국에선 흔찮게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무심천~.

 

40여년 전 공군 복무시절 청주여고생이 보내온 위문편지 구절이

엊그제 일인 듯 또렸하게 떠오른다.

<무심천 물결처럼 밀고 올라가 북진통일을 이루어 주세요!!!>

 

그즈음에 8.18 도끼만행 사건이 있었고 얼마 전 JSA에서 총격이 있었는데,

요즘 천둥 벌거숭이의 핵장난으로 경색된 이 땅에 제일 합당한 바람이 아니었나 싶구먼~.

 

 

 

해가 져물며 파스텔톤으로 바뀐 갈대숲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와

넋을 놓고 빠져 드는데....

 

 

 

딸아이의 다음 일정을 위해 급히 정신을 수습해 다음 코스로~.

 

 

 

여긴 '청주 미술창작 스튜디오'!

미대 출신 딸아이랑 데이트는 늘 미술관이나 전시회로 끝을 맺는다.

그 덕에 예술 문외한이 창피나 면하게 되면 좋으련만~.

 

 

전병구의 유화전~.

 

정재범의 '전속력으로 대실패'~.

 

 

 

엄동설한, 북풍한설...

어떤 어휘로도 감당 안 되는 취위속에 딸아이랑 함께한

오늘!

 

위문편지 속 무심천도, 미술 창작스튜디오도 

나름의 깊이 있는 감동으로 간직하며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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