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학습 결손! 정서결손, 이대로는 답이 없다!
코로나 시대 지속가능한 전면등교 대책 마련하라!
2020년 3월, 전국의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못했다. 개학이 연기되었다. 개학을 한 이후에는 비대면 수업이 이어졌다. 2020년 내내 대부분의 학생들이 일방소통만 있는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 했다. 2021년 1학기 등교율은 73%이지만 수도권 중학생 등교율은 48.3%에 불과했다. 3학기 동안 학교를 제대로 가지 못한 학생들 간의 학습격차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사교육을 대신하며 학생들의 문화자본격차를 줄여왔던 방과후학교가 멈추면서 교육불평등이 극심해졌다. 학교가 제공하는 교육·양육·신체활동 촉진 등의 기능이 중단되면서 학생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돌봄을 받지 못해 그대로 방치된 아이들이 제 손으로 라면을 끓여먹다 끔찍한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에서 최고의 교육정책 전문가로 평가받는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국장은 “많은 국가들이 학교 폐쇄를 너무 쉽게 단행했다. 쇼핑센터는 열어두지만 학교는 폐쇄한다. 그것은 현재와 미래 사이에 우선순위를 매기는 방법에 관한 파괴적인 신호”라고 말한다.
8월 9일 교육부가 단계적 등교 확대 방안을 발표하였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리두기 4단계가 유지되는 시점에 2학기 전면 등교를 결정하지 못하는 교육부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개학을 1주일 앞둔 현재까지도 전면 등교를 위한 방역조치 등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9월 6일까지 3주간의 준비기간에 9월 6일 이후에도 거리두기 4단계가 유지될 경우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은 계속 존재하게 된다.
2021년 8월 7일 유네스코에 따르면 세계 210개국 중 절반에 이르는 103개국이 전면등교를 하고 있으며 부분 등교를 하는 나라는 59개국이라고 한다. 프랑스는 오는 9월 초·중·고 전면등교를 계획하고 있으며 대학도 100% 대면 수업을 준비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학업 진행, 아동 복지, 등교하지 않을 경우의 위험 등의 이유를 들어 등교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교육부가 6월 실시한 2학기 전면등교 방침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학부모 95만여 명 중 77.7%가 긍정적이라고 답하였다. 전면등교는 세계적 추세이자 국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0년 중학교 3학년의 기초학력 미달율이 국영수 세 과목에서 2019년 대비 모두 증가하였다. 서울교육정책연구소의 ‘코로나 19 전후, 중학교 학업성취 등급 분포를 통해 살펴본 학교 내 학력격차 실태분석’에서도 국영수 과목의 중위권 학생 비중이 줄고 하위권이 늘었다.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운영위원장에 따르면 최근 7개 초등학교 2700명을 대상으로 한 건강검진 결과 비만 유병률이 16%에 이르며 컴퓨터 및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늘면서 척추측만증과 골반 틀어짐, 심지어 X자형이나 O자형 다리 증상이 많아졌다고 한다. “교실 밖”에서 1년하고도 반년을 보낸 학생들이 학업뿐 아니라 건강마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학생들을 “교실 밖”에 두어서는 안 된다. 2021년 1학기 학생의 감염경로 분석 결과에서 학교 내 감염은 15.9%에 불과하였다. 학교는 안전한 곳이다. 학교는 학생들의 건강한 삶을 책임지는 곳이다. 쇼핑센터 문은 항상 열어두면서 학교 문을 닫았다 열었다 하는 땜질식 처방이 학생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 이것이 오늘 이 자리에 모인 학교 비정규직, 방과후학교강사, 학교예술강사, 학부모인 우리가 지속가능한 전면등교를 촉구하는 이유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학습결손 정서결손, 이대로는 답이 없다! 코로나 시대에 지속 가능한 학교 운영 대책 마련하라!
하나. 학습결손 정서결손, 학생들이 가장 큰 피해자다! 2학기 전면등교 대책을 마련하라!
하나. 갈팡질팡 등교 정책! 학습 격차, 사교육비만 증가한다! 2학기 전면등교 대책을 마련하라!
하나. 사교육비절감, 문화자본 격차 해소! 방과후학교 전면 운영하라! 하나. 학생도 학부모도 노동자도 다 힘들다! 이랬다저랬다 땜질 식 대책 개선하라! 하나. 조리에 배식에 방역까지! 코로나 기간 정원 외 학교 급식실 추가인력 배치하라!
2021년 8월 11일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방과후강사노동조합, 전국예술강사노동조합,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