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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 2012/8/14
독서 : 에제 2,8 -3,4, 지혜 3,1 - 9
복음 : 마태 18,1 - 5.10.12 - 14 또는 요한 15,12 - 16
1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하늘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사람입니까?” 하고 물었다. 2 그러자 예수님께서 어린이 하나를 불러 그들 가운데에 세우시고 3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4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사람이다.
5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10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12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사람에게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한 마리가 길을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남겨 둔 채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지 않느냐? 13 그가 양을 찾게 되면,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는데, 길을 잃지 않은 아흔아홉 마리보다 그 한 마리를 두고 더 기뻐한다. 14 이와 같이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

♣ 투명인간이라고 부릅니다. 있는 듯 없는 듯 사는 사람을. 보이는 듯 안 보이는 사람을. 이방인, 아웃사이더. 그들은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안드로메다에서 온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확실히 지구인은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눈에 띄지 않으므로 대한민국도 아닙니다. 뽐내고 싶어야 한국인이지 말입니다.
성폭력을 당했는데 학교는 조용하라 말합니다. 철거 깡패한테 맞았는데 경찰은 모른 척 합니다. 포크레인 삽질을 해도 강은 말을 못하고 폭발로 산산조각 내도 바위는 울지 못합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지금까지 다 함께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로마 8,22)
나는 특별합니까? 네 그렇습니다. 나만 그렇지 아니하고 창조된 모든 존재가 특별합니다. 우리는 모든 작고 가난한 세상에 대해 책임이 있습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 이석균 신부(서울대교구 돈암동천주교회)-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마태 18,3-4)."
제자들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높은) 사람이 누구인가?' 하고 묻는데,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방법을 이야기하십니다.
아마도 제자들은 평소에 자기들 사이의 서열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마르 9,34 ; 루카 9,46).
그게 아니라면,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반석으로 삼으시고
그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신 일이(마태 16,18-19)
베드로를 제자들 가운데 가장 높은 사람으로 삼으신 일인지를
확인하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회개하라고 하십니다.
인간적인 서열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존심 때문일 수도 있고,
교만이나 허영 같은 것에 사로잡혔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 먼저 회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에서 가장 높은 사람이 누구인지 묻기 전에 먼저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하십니다.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하늘나라에서의 서열을 묻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방법은 '어린이처럼'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어린이'는 순수하고 순진한 어린이가 아니라
'보잘것없는 사람'을 뜻합니다.
그래서 어린이처럼 되는 것은 '겸손'입니다.
다시 말해서 겸손하지 않은 사람은 하늘나라에 못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시편 8편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생각해 주시며,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보살펴 주십니까?(시편 8,4. 공동번역 성서)"
하느님 앞에서 자기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고 자기를 낮추고,
그런 자신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하는,
그런 겸손한 사람만이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라는 말씀의 뜻은
'남보다 높은 사람이 되려고 경쟁하지 말고,
남보다 낮은 사람이 되려고 경쟁해야 한다.'입니다.
남보다 높아지려는 경쟁은 교만과 같은 욕망에서 비롯된 일입니다.
그러나 남보다 낮은 사람이 되려고 경쟁하는 것은
남보다 더 겸손해지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을 뜻하고,
그것은 성덕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늘나라에 인간적인 서열이나 계급 같은 것은 없을 것입니다.
일단 하늘나라에 들어갔다면
그 사람은 하느님으로부터 '큰 사람'이라고 인정받은 것입니다.
만일에 어떤 서열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가장 낮은 자리로 낮춘 사람이 가장 높은 사람이라고 했으니,
서열 자체가 의미가 없게 됩니다.
하늘나라에는 자기를 남보다 낮추려고 하는 사람만 있을 텐데,
높은 자리를 만들어 놓는다고 해도
아무도 그 자리에 앉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라고 가르치신 예수님께서는
그 가르침과 관련해서 한 가지 숙제를 주십니다.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마태 18,5)."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마태 18,10)."
5절은 작고 힘없고 보잘것없는 사람을 예수님 섬기듯이 섬기라는 가르침이고,
10절은 그런 사람을 업신여기면 안 된다는 가르침인데,
이 두 가르침은 사실상 같은 가르침입니다.
가장 낮은 자리로 자신을 낮추는 일은
원래 그 낮은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을 섬기는 일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자신을 낮춘다고 하면서도
원래 낮은 자리에 있었던 사람을 섬기기는커녕 더 낮은 자리로 밀어내면,
그건 자기를 낮춘 것이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겸손'은 곧 '섬김'이고, '섬김' 없는 겸손은 거짓이고 위선입니다.
한 가지 더 생각할 것은,
진짜로 겸손한 사람은 자기가 겸손하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
자기 스스로 '나는 겸손한 사람이다.' 라고 내세우는 순간,
그것은 교만과 위선이 되어버립니다.
(반대로, 진짜로 교만한 사람은 자기가 교만하다는 것을 모르고,
누가 그의 교만을 지적하고 비판하면, 인정하지 못하고 화를 냅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