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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 스님이 결국 단식 57일만에 병원으로 옮겨졌다. 지율 스님은 병원에서 몸 상태에 대한 진단을 받은 후, 단식을 풀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율 스님 결국 병원으로... 지율 스님은 오전 문재인 수석을 만난 후 오후 1시40분께 동국대 강남한방병원으로 옮겨졌다. 지율 스님은 단식 55일째인 23일부터 몸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율 스님은 병원에서 몸 상태에 대한 정밀 진단을 받은 후, 단식을 풀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광서 참여불교재가연대 상임대표(전남대 교수)는 "단지 장소만 옮겼을 뿐이지 지율 스님이 단식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라며 "청와대에서 그렇게 보도를 내보낸 걸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합의문 같은 게 없는 상황에서 그런 식의 행태는 지율 스님을 설득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박광서 상임대표는 "오늘 몸 상태에 대한 진단 결과를 확인해, 지율 스님을 최대한 설득하겠다"며 "일단 지율 스님이 단식을 풀더라도 시민ㆍ사회단체들이 수수방관하지 않겠다는 확신을 지율 스님에게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대표는 "이번 기회에 환경단체들도 반성할 필요가 있다"며 "과연 시민운동을 순수하게 하고 있는가, 권력화하지는 않았는가, 스스로 모르게 변질되지는 않았는가, 이런 것들을 지율 스님의 외로운 싸움을 계기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곽결호 장관, "내일 다시 만나 얘기하자" 한편 지율 스님이 병원으로 옮겨지기 전 곽결호 환경부 장관도 지율스님을 방문한 후,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곽결호 환경부 장관은 시민ㆍ사회단체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됐다"며 "환경부가 지율 스님이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내놓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곽 장관은 그러나 시민사회단체가 계속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를 요구하자, 이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하고 26일 오전 환경부와 시민ㆍ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만나기로 했다. 이날 곽 장관과의 간담회에 참가했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내일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고속철도 터널 공사가 천성산에 미치는 영향을 공동으로 재조사하는 문제를 요구하겠지만, 환경부에서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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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박선숙 환경부 차관이 25일 청와대 앞에서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관통 터널을 반대하면 단식 농성을 진행중인 지율 스님을 찾았다. 단식 57일만의 일이다. 문재인 수석, 지율 스님에게 단식 중단 요청 문재인 수석 등은 오전 10시40분께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진 지율 스님을 찾아 "이제 하실 만큼 했다"며 단식을 중지할 것을 요청했다. 문 수석은 지율 스님에게 "제가 스님에게 해줄 수 있는 방안이 없어서 이제야 스님을 찾았다"며 "이제는 충분히 스님이 말씀하시는 바가 사회에 알려졌으니 그만 단식을 풀고 건강을 추슬러야 할 때"라고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문 수석은 또 "지난번(2003년) 단식할 때도 뵈었는데, 그 때부터 외관상 보기에도 건강이 훨씬 안 좋아 보인다"며 "스님께서는 굳은 의지로 하시는 거지만 보통 사람이 보기에는 가슴이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그는 "스님께서 건강 때문에 스님과 함께하는 사람에게 걱정을 끼쳐야 되겠느냐"고 덧붙였다. 문 수석은 "재판부에서 항소심 판단을 내릴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는 것에는 합의가 됐다"며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실시할 수는 없지만, 환경영향평가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게 지율 스님의 노력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진 만큼 청와대와 정부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시 단식을 풀 것을 종용했다. 문 수석과의 면담에서 지율 스님은 계속 '묵언'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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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청와대 앞에서 57일째 단식농성 중인 지율 스님을 문재인 시민사회수석과 박선숙 환경부 차관이 방문해 단식철회를 권유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수석, "지율 스님 죽음을 부추기지 말라" 면담이 끝난 뒤 문재인 수석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노선 재검토가 된 상태여서 지율스님 주장에 동의할 수 없고, 단식 방식에도 동의할 수 없다"며 "그러나 개발을 위해 환경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스님의 환경 철학, 생명 존중의 사상에는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문 수석은 "지율 스님의 단식이 너무 오래돼서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에 처했다"며 "재판부가 항소심 판단을 내릴 때까지 재판 결과를 승복하기로 양측의 합의가 된 만큼 지율 스님과 함께하는 분들도 중재안을 따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 수석은 그러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가 약속한 것은 공사를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노선을 재검토하겠다는 것이었다"며 "재검토는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 수석은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등 지율 스님이 내건 요구가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지율 스님과 함께하는 사람들도 지율 스님의 단식 중단에 나서야지, 단식을 부추기는 일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도리어 시민단체 등에 대해 훈수를 두기도 했다. 문 수석은 또 '50여일일동안 단식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한번도 안 찾은 것'에 대해,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청와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청와대 앞 단식은 더 관심을 가져달라는 일종의 시위 방법인데, 해법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찾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청와대가 단식 57일만에 나선 것에 대해 "중재안이 마련됐고 상황이 극한 상태로 치달아 나선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안에 따라 청와대가 나설 일은 나서겠다"고 해 대조를 보였다. 이날 문재인 수석과 박선숙 차관은 119 구급차와 같이 왔고, 청와대 김만수 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지율 스님이 단식을 풀었다"고 밝혔으나 오후 1시반 현재 지율 스님은 아직 단식중이다. 지율 스님과 함께하는 사람들, "스님 단식 중단하세요" 한편 문정현 신부,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영남대 교수), 박병상 풀꽃세상 대표 등 지율 스님과 함께해온 시민사회단체 대표 및 관계자들은 25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지율 스님이 저렇게 돌아가시게 할 수는 없다"며 "단식 중단을 요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제 이 문제는 지율 스님만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의 문제가 됐다"며 "지율 스님의 단식을 계기로 만들어진 '도롱뇽 소송 시민행동'을 중심으로 국민과 함께 지율 스님의 뜻을 계속 알려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율 스님을 기자회견 전 지율 스님에게 "단식을 풀어야 한다"며 "청와대가 보낸 경찰들이 아니라 우리 손으로 스님을 직접 모시겠다"고 스님에게 병원으로 갈 것을 권유했다. 스님은 '묵언'으로 이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듣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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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ㆍ사회단체 대표들이 지율 스님의 단식을 풀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율 스님 단식은 중단될 듯, 공은 '정부로' 25일 현재 지율 스님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나빠져, 청와대 앞 단식 농성장에 누워 있는 상태다. 지율 스님과 함께하는 이들은 이번 주 중으로 단식을 중단시키고 병원에서 치료와 요양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녹색연합 서재철 자연생태국장은 "이제 공은 다시 환경부 등 관련 부처로 넘어갔다"며 "박선숙 차관이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는 못 하더라도, 지질 조사 등에 대한 공청회 등을 약속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확실한 검증을 실시해 여론을 계속 만들어나가겠다"고 이후 계획을 밝혔다. 문정현 신부는 기자를 보자마자 눈시울을 적시며, "눈물이 나고 슬퍼서 견딜 수가 없다"며 "지율 스님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해 지율 스님에게 뜻을 꺾으라고 권해야 하는 자신의 참담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지율 스님과 함께해 온 최성각 풀꽃평화연구소장도 지율 스님 면담 중 눈물을 참지 못하며, "지율 스님의 목소리를 '배부른 자들의 염불소리'라고 매도하고 모욕한 사람들, 끝까지 자기 잘못을 시인하지 않는 청와대 사람들의 태도를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격앙된 목소리를 내놓았다. 녹색평론 김종철 교수는 "작년에 새만금 삼보일배 때도 그랬지만, 지율 스님의 단식으로도 문제가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다"며 "지율 스님의 일은 우리 사회가 그 뿌리부터 '미친 사회'라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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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교수 등이 지율 스님의 손을 잡고 단식 농성 철회를 권유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 교수는 "앞으로 '환경과 평화의 세기'를 만들지 않으면 우리 다음 세대는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을 것"이라며 "노무현 정부는 그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환경'과 '평화'에 있어서는 사실상 정부 역할을 방기하고 있는 게 아닌지, 더 안 좋은 방향으로 몰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는 "도대체 목숨을 걸고 가치를 지키기로 작정한 한 비구니의 소식이 뉴스 가치가 없다면 뭐가 뉴스거리냐"며 "이 문제에 대한 일부 언론의 무관심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론의 보도 태도를 질타했다. 김 교수는 "이제 늦게라도 사회적 의제로 떠오른 만큼 언론이 앞으로도 책임감을 가지고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문재인 수석 일행과 같이온 119 구급대는 지율 스님의 요청에 의해 농성장을 떠났다. 25일 오후에는 곽결호 환경부장관이 지율 스님을 찾아 환경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곽결호 장관은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 등으로부터 이 문제와 관련해 호된 질책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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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철도의 천성산 관통 노선에 대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환경연합 환경법률센터, 녹색연합 환경소송센터는 25일 오후 박선숙 환경부 차관을 만나 '천성산 '원효터널' 공사 환경영향 재평가에 대한 법률적 의견서'를 제출하며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실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민변.환경법률단체, 환경부에 천성산 환경영향 재평가 의견서 제출 이들은 의견서에서 "지난 94년 작성된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천성산에 존재하는 22개의 습지에 대한 기술은 전혀 없고, 특히 평가서에는 '설계 노선 주변에는 특별히 보호를 요하는 동.식물은 없다'고 기술돼 있다"며 "천성산에는 공사금지가처분 사건의 당사자인 도롱뇽을 비롯해 30여종이 넘는 법정 보호 동.식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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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법률단체들은 천성산에 대한 94년 환경영향평가에서 습지 등에 대한 평가가 누락돼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사진은 지난 2001년 (사)생명의 숲 울산운동본부 정우규 박사(오른쪽) 팀이 천성산 습지를 탐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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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견서는 또한 "평가서 작성 당시 천성산에 지정된 보호지역은 없었으나, 그 뒤 98년 12월에 '무체지늪'이 자연환경보전법상 '생태계특별보호구역'으로, '화엄늪'이 2002년 2월에 습지보전법상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고, 최근에 발견된 천성산 단층대가 '원효터널' 노선과 교차해 안전성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환경영향 재평가를 실시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들은 법률적으로도 "'환경교통재해등에관한영향평가법'(환경영향평가법) 규정에 따라 환경부 장관의 재평가를 요구할 수 있고 재평가를 요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환경영향평가법 제32조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으로서 평가서의 협의 당시에 예측하지 못한 환경영향이 당해 사업의 착공 발생하여 주변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정되어 기존 협의내용으로는 저감대책을 수립하기 곤란한 사업에 대하여는 환경부 장관은 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에게 재평가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94년 평가서에 습지 및 동.식물 영향-단층대 평가 누락 이들은 재평가 요구의 기준이 되는 평가서 합의 당시 예측하지 못한 환경 영향으로 앞서 지적한 습지 및 동.식물 환경과 단층대에 대한 고려를 하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즉, 터널이 단층대를 파괴하면 지하수맥이 변동되고, 지하수가 유출되면 습지의 수위 및 수량에 나쁜 영향을 미쳐 습지를 기반으로 조성된 자연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어 당시 예측 못한 중대한 환경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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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천성산의 늪에서 발견된 식충식물 땅귀개의 꽃. 땅귀개는 수중에서 작은 벌레를 잡아 먹을 수 있는 통발을 가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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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은 또한 "한국고속철도공단 및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SK건설 등의 지반조사보고서 등에서도 '조사가 부족했음'을 이미 시인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전면적인 재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따라서 "법규정에는 '재평가를 요청할 수 있다'고 해 환경부 장관의 재량권을 인정, 재평가 요구가 의무는 아니지만 문제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재평가를 요청하는 것이 적절한 직무수행"이라며 "설사, 재평가 요청 의무가 없다고 해석하더라도 국책사업이 환경영향평가서의 부실논란에 휩싸여 사업추진의 정당성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심각한 사회적 갈등과 대립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재평가를 통해 여러가지 의문점을 해소하는 것이 환경부로서의 소임"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이에 앞서 최근 여러 차례 환경부는 경부고속철도 2단계 대구∼부산 간 124㎞구간 공사 중 천성산 관통 터널공사와 관련, "이 사업은 적법 절차를 거쳐 공사를 시행 중인 만큼 (환경부로서는) 공사중단 및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를 요구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어, 환경부가 이같은 요구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
"단식 그만두겠다는 말 한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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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스님, 정부 협상태도 여전히 불신... 단식 지속여부 불확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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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권우성(caesar97)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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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고속철도 천성산 구간에 대한 공사 중단을 촉구하며 57일째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지율스님이 병원으로 가기 위해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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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오마이뉴스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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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일간 단식농성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된 지율스님이 농성장에서 업혀 나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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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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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 : 25일 오후 4시]
"생명과 영혼을 침탈당하는 상황 맞고 싶지 않다"
오후 1시30분 지율스님은 대기하고 있던 응급차 편으로 동국대 강남한강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 6월 30일 오전 10시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한지 56일 3시간 30분 만이다.
지율스님은 병원으로 옮겨지기 직전까지 "단식을 그만두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없다"며 정부 측의 협상 태도에 깊은 불신을 나타냈다. 천성산 대책위 관계자들은 "현실적으로 스님이 단식을 지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천성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투쟁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율스님이 단식을 지속할 지 여부는 본인의 결심이 설 때까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율스님이 단식 중단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끝내 환경영향평가 재실시와 이를 위한 6개월간의 공사 중단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문재인 수석이 제안한 내용 중 12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제안한 내용과 차이가 있다면 "환경영향평가 제도 개선에 대해 성의 있는 자세를 보이겠다"는 내용 정도뿐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 12일 지율스님에게 보낸 합의서 문안에서 ▲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불가 ▲ 항소심 결과 승복을 전제로 한 공사 잠정 중단을 제안했지만 지율스님은 이를 거부한 바 있다.
24일 오후 6시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율스님은 "정부에게 더 이상 기대할 바가 없는 상황에서 강제입원에 대한 공포마저 느낀다"며 "생명뿐만 아니라 영혼까지 침탈당하는 그런 상황을 맞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하겠냐"며 기자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지율스님은 25일 오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기 전까지 문재인 수석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작성 중이었다. 지율스님은 그 편지에서 천성산 문제와 관련 그동안 정부와 일부 시민·종교단체에서 보인 비도덕성과 비윤리성을 고발하는 내용을 담아 추후라도 <오마이뉴스>에 직접 기사 형식으로 송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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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장관입니까, 건교부 장관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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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스님 찾은 곽결호 환경부 장관 면박 당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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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율 스님이 굳은 표정으로 곽결호 환경부 장관의 얘기를 듣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지율스님이 강남한방병원으로 옮겨지기 직전인 오후 12시35분께 청와대 앞 농성장을 찾은 곽결호 환경부 장관은 천성산 대책위 관계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현장을 찾은 곽 장관은 우선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문제는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제도개선 문제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안목으로 광범위하게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결국 그런 이야기나 하려고 왔냐"는 대책위 관계자들의 거친 항의를 받고 즉석에서 대책위 관계자들과 30여분동안 간담회를 가졌다.
94년 실시된 천성산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입장을 묻는 대책위 관계자의 질문에 곽 장관은 "현행 제도 하에서 적법·타당하게 시행된 것"이라며 "현 노선대로 공사를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행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일반론적'으로 말해 대규모 개발 사업은 사업구상 초기 단계부터 관련 주체들이 함께 모여 논의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개선안을 묻는 질문에는 "일단 내일 오전에 만나 이런 내용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보자"는 정도의 제안만을 했다.
한편 곽 장관은 이런 논의 내용을 지율스님께 전달하고 자리를 떠나려 했지만, 논의 내용을 전해들은 지율스님의 따가운 질책에 한참 진땀을 흘려야 했다.
지율스님은 "94년 실시된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실시됐다는 지적이 수없이 제기됐는데 어떻게 현행 제도상 문제가 없었다고 말할 수 있냐"며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마치 환경부 장관이 아니라 건교부 장관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지율스님은 "과연 지난 3년 동안 환경부가 천성산을 살리기 위해 한 일이 무엇이냐"고 반문하고, "환경부가 의지만 있었다면 언제든지 부실하게 실시된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재조사에 나설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항의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곽 장관은 "보는 시각에 따라 관점이 다를 수 있다"며 몇 가지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려 했으나, 오랫동안 단식을 지속한 지율스님에게 무리가 간다는 주위의 만류로 곧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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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25일 낮 12시15분]
문 수석과 천성산 대책위 '합의안' 발표... 지율스님은 '묵묵부답'
25일 오전 11시 20분경 청와대 앞 분수대 근방에서 문재인 수석과 천성산 대책위 관계자들은 합의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율스님은 현재 이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지율 스님은 잠시 후인 오후 1시경 곽결호 환경부 장관과의 면담을 마치고 병원으로 후송될 예정이다.
한편 낮 12시 지율 스님을 찾은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스님이 요구하는 환경영향평가 재실시와 공사중단 요구가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두 달 가까이 단식을 하면서 이와 같은 사안을 주장했는데 정부가 12일 발표내용을 가지고 단식을 중단시키려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손 의원은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오늘 국회 차원에서 의원들을 상대로 서명 작업을 진행 중이었는데 합의안이 마련됐다는 소식을 듣고 사실 확인차 급하게 왔다"고 말했다.
또 손 의원은 "환경영향평가가 재실시되어야 하는데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태에서 스님 단식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스님의 참 뜻을 이해못하는 처사"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한편, 대책위와 경찰은 지율 스님을 동국대 강남한방병원에 입원시키기로 합의했다.
[2신 : 25일 오전 11시20분]
지율스님 "아픈 자식 버리지 못하는 마음... 도와주세요" 문재인 수석, 오전 11시20분부터 합의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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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율스님앞에 무릎꿇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스님의 뜻을 너무 늦게 받들게 되어 죄송하다' '앞으로 함께 싸우겠으니 건강을 생각해서 단식은 중단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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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 25일 오전 10시 40분 지율스님을 찾은 문재인 수석은 "걱정하시는 문제가 다 잘 해결되서 이런 고통을 안 겪으시게 했어야 했는데 죄송하다"며 "그동안 찾아뵙고 싶었지만 해결방안을 가져와야 했기 때문에 어려웠다"고 말했다.
문 수석은 "정부조직을 나무라더라도 먼저 기력을 다시 찾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수석과 동행한 박선숙 환경부 차관도 "많이 걱정하고 고민했다"며 "건강을 먼저 추스리기 바란다"고 지율 스님의 건강을 염려했다.
이어 문 수석은 "1차 단식 때 찾아뵈었을 때보다 건강이 더 안 좋아보인다"며 "많은 분들이 스님의 환경철학과 생명의식에 공감하고 있지만 스님의 건강 역시 우려하고 있다"며 주로 지율스님의 안부를 물었다.
이어 문 수석은 "항소심 재판부가 내린 결정에 승복한다는 조건으로 그때까지 공사를 중단한다는 방안을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며, 환경영향평가 부분에 대해서는 "이 사안의 경우 재실시 하기가 힘들고 제도적인 부분의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하자"고 말했다.
이에 지율스님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이다가 "아픈 자식을 버리지 못하는 마음을 이해해주시고 도와주세요"라며 짧게 답했다.
지율 스님을 찾은 뒤 문 수석은 기자들과 짧게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한 기자가 "대통령의 공약사안을 청와대가 어겼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하자 문 수석은 "1차 단식때 찾아가서 부탁드린 얘기는 공사 중단이 아니라 그 당시 정해진 노선과 시민 환경단체에서 제시하는 대안 노선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의견"이라며 "이는 우선 재검토 위원회를 통해 약속을 지킨바 있다"고 답했다.
이어 문 수석은 단식 57일째가 지나서야 찾아왔다는 부분에 비난이 있다는 지적에 "기본적으로 청와대는 이 문제 해결에 주체가 아니다"면서 "시위 효과를 높이기 위해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갔지만 청와대가 나서서 해법을 제시해 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문 수석은 이날 오전 11시 20분부터 기자회견을 통해 합의안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철도시설공단측에서 제시한 안에서 진일보한 측면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는 119 구급대원들이 대기하고 있다.
기자회견 직후 지율 스님은 경찰측이 제시한 동서한방병원과 대책위에서 준비한 강북삼성병원 중 한 곳으로 후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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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율 스님이 문재인 시민사회수석과 박선숙 환경부 차관에게 "아픈 자식을 버리지 못하는 마음을 이해해주시고 도와주세요"라고 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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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
| [1신 : 25일 오전 10시 30분]
지율 스님 57일만에 단식 끝낼듯 오전 11시경 정부와 합의안 발표... "천성산 공사 일시중단 포함"
고속철도 천성산 구간에 대한 공사 중단을 촉구하며 57일째 청와대 앞에서 단식을 벌이고 있는 지율스님과 정부측과의 합의안이 오늘(25일) 오전 발표될 예정이다.
이날 오전 11시에 문재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천성산대책위 관계자들은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성산 공사 일시 중단에 대한 합의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천성산 대책위 한 관계자는 "합의안에는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는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공사중단의 문제의 경우 합의기한이 명시되지 않고 항소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중단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합의안이 발표된 직후 건강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지율스님은 병원으로 후송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환경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천성산 문제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환경영향평가 문제점을 개선하는 법안을 17대 국회에서 마련하는 차원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율스님이 청와대 앞에서 단식을 하는 동안 천성산 대책위와 청와대간의 물밑 협의가 활발히 진행돼왔다.
그간 대책위는 "환경영향평가 재실시와 이를 위한 최소 6개월간의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청와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이를 전면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 난색을 표시해왔다.
하지만 지율스님의 단식이 60일을 향해 가는 극한 상황에 이르게 되면서 양측은 무엇보다 지율스님이 단식을 중단할 수 있는 '적절한 타협점'을 찾기 위해 물밑 접촉을 계속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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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어린이식물연구회 소속 어린이들이 두손 모아 지율스님을 위한 기도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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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 지난 2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만난 박병상 풀꽃세상 대표는 "천성산 문제도 시급하지만 당장 지율스님의 안녕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상황이 급박하다"며 "지율스님이 더 이상 버티기 힘든 한계상황에 이르렀다는 인식은 정부당국에서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의 면담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천성산 대책위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4시10분 청와대 수석실 관계자와 면담을 갖고 대책위 요구사항을 재차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면담을 마치고 청와대 앞 농성장으로 돌아온 한 관계자는 "문 수석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면담에 응한 보좌관으로부터 '대책위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를 정확히 상부에 보고드릴 것'이라고 답변을 들었다"며 당시 면담 분위기를 전했다.
면담 내용을 전해들은 지율스님은 이날 오후 6시께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불가는 청와대의 확고한 입장인 것 같다"며 "대책위 관계자들이 다른 방식을 통해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문제를 풀어가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율스님은 공사 중단 기간 문제에 있어서도 "대책위가 요구하는 6개월에 대해 청와대가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공사 중단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고 있다"며 협상 여지가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