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29일
제목 선함이 가득한 사람
본문 딤전 3:1-13
오늘 우리 교회는 그동안 기도한 대로 일군을 선택하는 날입니다. 하나님의 교회 일군을 선택하는 일이니, 중요합니다. 그래서 어떤 일군을 뽑으면 좋을지 기도하시며 심사숙고하셨을 것입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락거렸을 것입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일군을 뽑으면 좋을까요?
선한 일을 사모하는 자
“감독의 직분을 얻으려 함은 선한 일을 사모하는 것이라 함이로라.”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이 선하시니 교회의 일군도 선함을 사모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나이 사십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라는 말도 있고, 오십이 되기까지 얼굴은 자연이 주고, 이후는 자신이 만든다는 말도 있습니다. 선한 증거가 얼굴에 쓰여 있고 언어의 습관에서도 배어 있어야 합니다. 내가 나를 선하다고 하지 않고 이웃과 동료들이 그렇게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우리 교회 성도님들은 대부분 선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내일도 그러리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자신과 이해관계가 얽히면 선한 모습이 잃기도 하니까요. 투표의 결과가 자기 뜻에 배치될 때 선함의 한계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잠시 약한 모습, 약한 생각을 가질 수 있겠으나 다시 돌아설 수 있다면 선한 사람으로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직분자의 자격에서 선함을 가장 먼저 기록해 둠은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선함에서 좋은 것들이 파생되기 때문입니다. 직분자에게 재산과 학벌을 문제 삼지 않습니다. 선함이 있으면 나머지 모자란 부분은 다 해소될 것으로 여겼던 것 같습니다. 많은 것을 갖추었다 해도 선함이 없다면 선한 증거가 있을 때까지 유보해야 합니다.
노회와 총회 안에 분쟁이 있는 교회들을 보면 배움도 많고, 인맥도 좋고, 돈도 많은 장로인데 선함이 없어서 교회를 망가뜨려 놓습니다. 까칠한 집사, 권사도 교회를 어지럽히고, 목사와 성도들을 고통스럽게 합니다. 선함이 없는 직분자가 있으면 문제가 끊이질 않는 교회가 됩니다. 우리 교회 장로님, 집사님, 권사님들이 선하셔서 노회 교회 중에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목사도 선해야 합니다. 이후상 목사님은 선함이 가득하여 성도들을 행복하게 해주실 것입니다. 미래 장로님들과 집사님 권사님들도 선함으로 화답하여 소문난 교회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선한 사람은 마음에 쌓은 선에서 선을 낸다.”라고 했습니다. 선한 사람은 하나님께 복 받을 사람이니 그런 사람을 일군으로 세우면 교회가 복이 됩니다.
물론 선하다고 완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선한 사람에게도 약점이 있고 부족이 있습니다. 그래도 선한 사람은 가르쳐주면 배우고, 잘못한 것을 꾸짖으면 돌이켜 순종합니다. 선한 사람은 현재보다 미래가 기대할 만합니다.
직분을 가진 자만 선해야 함은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에 모신 자는 그러해야 합니다. 엡2:10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해서 지으심을 받은 자니”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을 마음에 모신 자는 누구나 선해야 합니다.
바울은 예수 믿는 여성들의 멋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습니다. 딤전2:9-10 “또 이와 같이 여자들도 단정하게 옷을 입으며 소박함과 정절로써 자기를 단장하고, 땋은 머리와 금이나 진주나 값진 옷으로 하지 말고 오직 선행으로 하기를 원하노라”고 했습니다. 여성의 아름다움은 선행입니다. 권사님들도 선한 분을 뽑으면 틀림없습니다. 여자의 아름다움은 외모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멋을 부리고 얼굴이 예쁘면 마음이 예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우리 교회 미녀들은 마음이 선하십니다. 자녀들도 부모들을 닮아서 다 착합니다. 우리 교회는 선한 분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마을 승강장에 도종환 시인의 시 <어떤 마을> 중에서 “사람들이 순하게 사는지 별들이 참 많이 떴다.”라는 내용을 현수막에 담아 걸었습니다. 새벽시간 교회를 갈 때마다 별이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보면 마음이 더 착해지는 것 같고, ‘별이 많이 뜨는 마을에서 사는 게 행복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새벽에 뜬 별들을 보며 교회로 향하는 발걸음을 상상해 보십시오. 착한 여러분은 새벽마다 별 볼 자격이 있습니다. 선한 자들은 별 볼 일이 많은 사람이며, 선한 자는 하늘에 별처럼 빛난 인생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마을에 별이 많이 뜨도록 선한 말, 선한 생각, 선한 행동을 많이 하는 성도가 되고 일군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믿음의 비밀을 가진 자
직분 자는 믿음의 비밀을 가진 자이여야 합니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죄 사함을 받고 의롭다함을 얻게 되었다는 믿음의 비밀, 남들이 알지 못하는 구원의 비밀이 있어야 합니다. 뭔지 모르지만, 예수님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은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2천 년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행하신 일들이 모두 다 나를 위한 것으로 믿어지고 이 사실을 몰랐으면 어쩔 뻔했을지 그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 마음이 있다면 믿음의 비밀을 가진 자입니다.
그런 믿음의 비밀이 있으면 어떤 어려움도 참아낼 수 있고, 어떤 문제를 만나도 넘어설 수 있습니다. 믿음의 비밀이 없으면 사소한 일도 염려가 되고 작은 문제 앞에서 마음이 흔들리고 맙니다. 반면 믿음이 풍족하면 문제가 발생해도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은퇴를 한다고 하니 동료 목사님들은 교회가 어떤 계획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아무 계획도 없다고 답했습니다. 은퇴 문제로 목사도 교인들도 불편한 상황이 생기지 않기를 기도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했을 뿐입니다. 나 자신이나 교인들이 믿음으로 임하기를 기도했습니다.
얼마 전 장로님들께서 은퇴 문제에 대하여 일치된 결정을 해주셨기에 편한 마음으로 공동의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온 교회가 기쁨으로 결정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과분하다고 여기며 감사하고, 성도들은 더 풍성하게 섬겨주지 못함을 아쉬워하는 그런 마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여러분의 섬김을 감사하겠지만, 교우들 역시 36년간 섬겨온 목사의 은퇴를 진심으로 축복해 주었으면 합니다. 나의 영혼을 지도해 준 목사의 노후에 대하여 깊은 애정을 표현해 주셔야 제 마음도 편하고, 여러분도 교회도 복이 될 것입니다. 사단에 작은 빈틈이라도 허용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의 사람들입니다. 믿음으로 생각하고 믿음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마을 사람들도 우리 교회를 보며 ‘예수님 믿는 자들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뭔가가 있다고 여겨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믿음의 비밀입니다. 김수언 장로님은 화재로 모든 재산을 다 잃고 어떻게 거액의 십일조를 드릴 수 있었을까요? 어떤 분은 문중에서 배분한 돈 전부를 하나님께 드렸어요. 김제 금산교회는 장로 투표를 했는데 먼저 믿은 주인은 선택받지 못하고, 주인에게 전도를 받은 머슴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선택받지 못한 주인은 하인을 장로님으로 깍듯이 모셨습니다. 머리로 이해가 안 되는 믿음의 비밀들입니다. 우리 교회 예배당, 교육관, 사택 건축할 때 빚을 지지 않았고, 땅을 열두 번이나 사면서도 빚을 내본 일이 없음도 믿음의 비밀입니다.
제가 부임할 땐 첫 번째 달 사례비를 못 주었고, 남아 있던 재정 5만 원이었습니다. 얼마 후 인쇄소에서 수년간 밀린 주보 대금 청구서가 날아왔습니다. 그랬던 교회가 매월 350만 원 정도 선교, 노회, 구제 등을 위해 베풀 수 있음은 시골교회의 기적이고 믿음에서 나온 비밀입니다. 그런 좋은 소문이 나서 목회와 신학이란 월간 잡지 10월호에 지방 소멸 시대 농촌 목회 특집으로 우리 교회를 지목하여 기사를 실었습니다.
남에게 베풀면서도 우리 교회를 위해서는 종이 한쪽 버리지 않고, 전등불 하나도 허투루 켜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의 서재엔 에어컨 없이 살고 있습니다. 서재의 장판은 18년 전 도서관 수리할 때 뜯어낸 헌 장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신에게는 덜 쓰고 남에게 더 주는 것 이것이 믿음이 비밀이 아닐까요? 다음 목사님께는 방 수리도 하고, 에어컨 설치해 드리도록 하십시오. 여름을 견뎌내는 체질이 다르기도 하고, 여름 날씨가 예전과 같지 않으니까요.
교회도 믿음의 비밀이 있어야 하고, 성도들도 믿음의 비밀을 가져야 합니다. 뽑힐 일군도 믿음의 비밀을 가진 자이여야 합니다. 선한 일을 사모하는 일군, 믿음의 비밀을 가진 일군이 되십시오. 오늘 그런 일군이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