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당국자 회담이 무산되었다. “상호 신뢰할 수 있는 격이 갖춰줘야 실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으며 단지 화해 제스처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우리정부의 원칙에 마치 속셈이 발각된 듯 북한 당국은 뒤로 자빠졌다. 궁하고 어려운 놈이 도와주겠다는 상대의 손을 잡고 애걸해도 시원찮은 판에 대화 당사자의 격을 맞추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마저 거절하는 북한은 애초 대화의 진정성이 없었음을 드러낸 것이다.
미중 정상회담 직전에 북측이 불쑥 꺼낸 회담 제안은 미국과 중국의 핵 괸련 대북 압력을 완화시켜 보겠다는 저의였지, 순수한 대화 의도가 아니었다. “북한의 핵을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는 오바마와 시진핑의 공동선언이 나오자 북측은 남북회담의 주목적이 사라졌다고 생각하고 이번에 뒤로 발을 뺀 것이다. 명분상 내세우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자금줄 확보를 위한 제2차 부수적인 목적일 뿐 체제유지와 직결된다고 생각하는 핵 무장이 이들의 지상 목표다.
이제 북한은 당분간 침묵을 지키다가 6/27 한중 정상회담이 임박하는 20일경에 또다시 남북회담을 제안해올 것이다. 중국의 대북 압력에 물 타기를 하고 한중 정상회담에 김빼기 작전을 시도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들에겐 대화의 진정성은 눈꼽만큼도 없고 모든 게 오로지 체제유지에 맞춰 이뤄지는 공작의 일환일 뿐이다. “어중간한 봉합 성격의 대화나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며 더 아상 북한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방침은 백번 환영할 일이다.
이왕 남북회담이 결렬된 마당에 잘 됐다는 생각이다. 급할 것 없는 우리로선 한중 정상회담 후에 시도하는 것이 대중국 외교실리 면에서도 바람직하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목표를 지닌 양국은 대북 핵문제에 관한한 철저히 한 목소리로 공동보조를 취해야 할 때다. 북핵문제는 중국과 사전 긴밀 협의 아래 진행한다는 우리의 의중을 중국에게 나타낼 필요가 있다. 한중외교 사상 유래없이 박근혜 정부에 호의적인 시진핑 중국정부가 아닌가. 이를 우리는 십이분 활용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어떤 나라인가? “먹을 것이 없어 군인마저 민간인 집을 약탈하는 나라” “화장실 휴지가 없어 풀잎으로 뒤처리를 하는 나라” “정치를 어떻게 하길래 이렇게 굶기느냐는 탄식에 지나던 행인의 고발로 정치수용소에 끌려가 맞아죽는 나라” “굶어 죽어가는 자식들을 위해 어머니들이 오늘도 두만강 사선을 넘어 중국으로 돈 벌려가는 나라” “부부 싸움 끝에 아내가 남편의 정치 사상발언을 당에 고발하여 남편이 죽도록 고문당하는 살벌한 나라” 이것이 오늘날 북한의 비참한 실상이다.
탈북미녀들이 출연하여 북한 실상을 고백하는 프로 “이만갑”(이제 만나러 갑니다)이 요즘 종편에서 화제리에 방영되고 있다. ‘한 어머니가 생후 5개월짜리 간난 애기를 먹여 살릴 길이 없자 16살짜리 딸에게 애기를 맡기고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돈 벌러 간다. 애기는 허기 속에 계속 울어대고 우유 살 돈도 없고 어미도 먹은 게 없으니 젓이 말라 나오질 않는다. 쌀이라도 있으면 끓여서 미움을 내어 주련만 그것마저 안 된다. 궁여지책으로 어미는 중국으로 떠나야만 했던 것이다. 16살 딸은 얘기를 업고 동네 아줌마들 젓을 얻어 먹이려 하나 그것마저 여의치 않다. 그들 역시 영양실조로 젓이 메말랐기 때문이다. 배고픔에 지친 간난 얘기는 엄마가 돌아오기 불과 사흘 전에 죽고야 만다. 먹을 것을 갖고 중국에서 돌아온 엄마는 통곡 속에 실성하고 만다.“
이는 “이만갑” 프로에서 소개된 내용이다. 출연진도 프로 진행자도 방송 스탭진도 모두 눈물바다가 되었다. 이 프로를 보는 내 눈에도 눈물이 흘러내렸다. 지구상에 이토록 참혹한 나라가 또 있을까. 북한동포 2500만 명을 희생시키는 대가로 세습독재 권력을 향유하는 김씨 3부자,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은 만고의 민족 역적이오, 민족의 사기꾼이라는 생각에 분노가 치밀었다. 이런 민족의 역적들과 무슨 대화가 필요할까 새삼 회의감이 짙게 든다. 이들은 대화의 대상이 아니다. 신음하는 북한동포를 구출하기 위한 타도의 대상이다.
이번 남북회담의 무산 책임을 우리정부에 묻는 민주당은 이제 대답해야한다. 북한 인권에 침묵하고 북한의 참혹한 실상에 입을 다물고 있는 민주당은 김정은 독재정권을 살릴 것인가? 아니면 북한동포를 살릴 것인가? 남한을 위협하는 북한 핵 정책을 지지하는가? 아니면 남한 정부의 비핵화 정책을 지지하는가? 택일하라.
지금까지 행태로는 북 독재정권만을 옹호해왔지 북한동포나 남한정부는 안중에도 없다. 그렇다면, 종북 집단이 아닌가. 대한민국의 정당이랄 수가 없다. 결국 민족을 배반, 반역하는 무리로 자처하는 것인가? 민주당은 이 물음에 대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