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세계사 불변의 법칙〉
10년 전인 2014년, 이 책이 나올 때 저자 엔쉐퉁(閻學通-염학통) 칭화대(淸華大) 국제관계대학원장은 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10년 후 2023년에는 미국은 여전히 패권국가로서 중국과 양자 구도를 형성할 것이다.
·중국은 미국을 추격해 세계의 중심을 동아시아로 이동시킬 것이다.
·일본은 이류국가로 전락해 지역 대국의 자리를 차지할 뿐이다.
·독일은 가장 강한 유럽 국가이겠지만, 세계의 한 극이 될 수는 없다. ·프랑스는 독일을 보조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다.
·영국은 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완전히 상실할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지금의 현실에 꼭 맞게 정확히 볼 수 있었을까? 그의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의 다음을 읽을 가치가 있겠다 싶다. 그러나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더 이상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저자는 미국 UC버클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중국 상무부 1기 자문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세계사와 관련한 많은 저서를 남기기도 했는데, 그는 역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역사는 인간이 창조하지만, 인간이 함부로 역사를 바꿀 수는 없다. 역사의 흐름에는 일종의 관성이 있다. 역사는 기존의 궤도를 따라 흘러갈 것이고, 어떤 초강대국이 몰락하는 데는 100년 이상 걸리고, 50년 안에 과거의 위엄을 되찾는 나라가 드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대청제국, 대영제국, 러시아제국 등이 모두 이런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1세기에 미국이 역사의 관성에서 벗어나 몰락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은 미국인 앞에 놓인 과제다. 앞으로 10년 역사의 관성은 중국이 부상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중국이 이 관성의 힘을 빌려 부상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렇게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일까?
저자가 예측한 대로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3년 세계의 경제질서는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유럽에서 동아시아로 옮겨왔다. 이 추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오래전 중국 학계가 금기시했던 굴기(崛起-산이 불쑥 솟음-큰 인물이 난다는 의미)라는 표현으로 기회가 올 것이라고 했고, 당시는 냉소적이었던 시각들이 이제는 당연시하고 있다. 아프리카 등 여러 개발도상국들을 끌어들이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미중 경쟁의 틈 속에서 과연 우리는 어떻게 위상을 찾아야 할까, 어떻게 국제관계를 정립해야 할까?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서 배워야 할 것’이라는 것은 이 책을 추천한 성균관대 정외과 이희옥 교수의 추천사와도 맥락이 닿아 있을 것이다.
[제1장] 힘겨루기 : 중국과 미국
(앞에서 말한대로 더 이상 읽은 필요를 느낀다면 다음을 그렇지 않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