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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 진필중, 임선동, 박지철, 조경환, 김대익, 조성민.
프로야구 팬들은 이름만 들어도 다 알만한 이 선수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한때 많은 팬들을 몰고 다니며 인기를 휩쓸었지만 지금은 오갈데 없는 신세가 됐다는 점에서 똑같은 처지다. 이들은 지난 11월3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공시한 10개 구단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쉽게 말해서 각 구단에서 쫓겨난 선수들이다.
지난 달 25일 8개 구단에서 방출당한 선수는 모두 82명이다. 삼성 라이온즈가 14명으로 가장 많고 롯데가 12명,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각 11명 등이다. 이들은 과거 같으면 은퇴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그러나 내년에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스프링캠프 초청선수라는 새로운 제도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는 18일 "내년 1월초 8개구단 감독자 회의에서 스프링캠프 초청선수제 도입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김인식 한화 이글스 감독이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을 주장한다. 다른 구단 감독들도 대부분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초청선수제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현재 실시하고 있는 제도다. 각 구단이 다른 구단에서 방출당한 선수들을 스프링캠프에 '초청'해 기량 테스트를 실시한 뒤 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각구단은 테스트를 통과한 선수에게 최저 연봉과 성적에 따른 옵션 계약을 맺고 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선수들은 재기의 기회를 잡을 수 있고 각 구단은 선수를 테스트해본 뒤 계약을 하므로 비용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최근 LA 다저스 구단과 재계약한 박찬호가 초청선수의 대표적 사례다.
KBO는 "현행 규정에 따르면 선수등록 마감일인 1월31일까지 계약하지 않은 선수는 내년 시즌에 뛸 수 없다. 하지만 이 날짜를 2월말까지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면 문제는 해결된다. 구단간 엔트리 조정 문제만 합의하면 제도를 도입하는데 큰 걸림돌은 없다"고 말했다.
KBO는 8개구단 감독자 회의에서 제도 도입을 결의하고 각 구단이 현재 63명인 등록 엔트리를 1~2명 더 늘리면 내년 스프링캠프 때부터 제도를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