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삭막한 바람만 스쳐가던 애향 곡실에도 어느새 따스한 봄기운이 스며듭니다.
메마른 들판과 고요하던 산자락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듯 살포시 기지개를 켜고, 햇살 한 줄기에도 생명의 숨결이 번져갑니다.
얼어붙어 있던 땅은 조금씩 온기를 품고, 마을을 감싸던 차가운 바람도 어느새 부드러운 봄바람으로 바뀌어 조용히 골목과 들녘을 어루만집니다.
산자락에는 연분홍 진달래가 하나둘 피어나고, 개울가에는 복숭아꽃과 살구꽃이 수줍은 듯 고운 빛을 드러냅니다.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하면 겨우내 적막했던 곡실 마을도 금세 화사한 봄빛으로 물들지요.
작은 꽃잎 하나에도 봄의 향기가 담겨 있고, 그 향기는 마을 길을 따라 천천히 퍼져나가 사람들의 마음까지 환하게 밝혀줍니다.
맑은 개울물은 겨울의 침묵을 깨고 졸졸 소리를 내며 흐르고, 들판의 풀잎들은 연둣빛 새순을 내밀며 세상의 빛을 향해 고개를 듭니다.
산새들의 노래도 한결 밝아지고,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바라보는 곡실의 풍경은 마치 오래된 고향의 기억처럼 정겹고 평화롭습니다.
이렇게 애향 곡실의 봄은 요란하게 찾아오지 않습니다.
조용히, 그러나 깊은 온기를 품고 마을 곳곳에 스며들어 겨울의 흔적을 밀어내고 새로운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습니다.
그리고 그 봄은 산과 들뿐 아니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따뜻한 빛을 내려놓습니다.
해마다 다시 찾아오는 봄이지만, 애향 곡실에서 맞이하는 봄은 언제나 새롭고 반갑습니다.
꽃이 피고 바람이 부드러워지는 이 계절이 오면, 이 작은 마을은 자연과 사람의 마음이 함께 피어나는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 됩니다.
첫댓글 파릇파릇 반반소초에
봄을 알리는 꽃들까지,
훼하던 정원에 훈훈한 봄기운을 불어넣어주네요.
참 보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