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32도 불볕더위 속 야외 급식 중단 위기, 센터 교육장 전격 개방으로 300명 구한 지혜
연일 32도가 넘는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야외 급식 활동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으나, 제천시자원봉사센터의 발 빠른 대처로 어르신들을 위한 따뜻한 한 끼가 끊기지 않고 이어졌다.
14일 IBK기업은행이 후원하는 사랑의 밥차가 제천시자원봉사센터 교육실에서 성황리에 열려 지역 어르신 300여 명에게 정성 어린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당초 사랑의 밥차는 매주 제천문화회관 앞 화산제1어린이공원에서 야외 급식으로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연일 이어지는 폭염은 어르신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했고, 야외에서 온종일 불을 다뤄야 하는 자원봉사자들의 탈진 우려도 커지면서 급식을 잠정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 유례없는 혹서기 위기 속에서 박종철 제천시종합자원봉사센터장의 지혜로운 판단이 빛을 발했다. 박 센터장은 급식 중단 대신 에어컨이 완비된 센터 내 교육실을 전격 개방하고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해 실내 배식으로 전환하자는 슬기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이 과감한 결단 덕분에 사랑의 밥차는 쉼 없이 온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 색감과 맛 잡은 영양 비빔밥, 어르신들 입맛 사로잡아
이날 식탁에 오른 메뉴는 무더위를 이겨낼 여름 별미이자 영양 만점인 비빔밥이었다.
봉사자들이 정성껏 준비한 소고기 고명과 달걀, 머위대, 당근, 깻잎순, 가지, 애호박, 곱슬이콩나물이 어우러진 비빔밥은 맛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색감으로 어르신들의 눈과 입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여기에 시원한 냉국과 아삭한 열무김치가 곁들여져 풍미를 더했다.
행사장을 찾은 한 어르신은 “날이 너무 더워 오늘 밥차가 안 열릴까 봐 걱정했는데, 이렇게 시원한 실내에서 대접을 받으니 감동이 두 배”라며 “식당에서 사 먹는 비빔밥보다 훨씬 맛있고 정성이 가득 느껴져 다음 주가 벌써 기다려진다”고 감사를 전했다.
어르신들의 뜨거운 호평 속에 준비한 음식은 순식간에 동이 났으며 추가 배식 요청이 이어질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 신천지봉사단과 자원봉사자들의 유기적 협력
급작스러운 장소 변경에도 불구하고 지역 자원봉사 단체들과 기관의 일사불란한 협업이 돋보였다. 이번 배식 봉사는 신천지봉사단이 주축이 되어 활약했다. 봉사단원들은 가지와 머위대 손질, 호박과 당근 썰기 등 재료를 다듬고 삶아 음식을 조리하는 전 과정을 도맡았으며, 배식과 설거지까지 책임지며 구슬땀을 흘렸다.
다른 봉사 단체들의 지원 사격도 톱니바퀴처럼 맞물렸다. 1365서포터즈는 무거운 밥과 물통을 나르고 교육실 내부 세팅을 도맡았으며, 음료 배치부터 안전한 엘리베이터 안내와 뒷정리까지 도맡았다.
제천시자원봉사발전지원단원들은 배식과 정리에 힘을 보탰고, 자원봉사대학 6기 회원들은 잔반 처리를 책임졌다. 화산동새마을부녀회 역시 산더미처럼 쌓인 식판을 깨끗이 설거지하며 묵묵히 헌신했다.
■ 현장에서 빛난 소통과 배려의 메시지
이날 현장에는 유재운 행정지원국장과 자치행정과 직원들도 배식에 동참해 어르신들에게 비빔밥을 직접 건네며 따뜻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유재운 행정지원국장은 “이 자리는 이상천 시장이 참석해 함께해야 하나 바쁜 일정으로 인해 대신 오게 되었다”며 양해를 구한 뒤, “오늘 준비된 맛있는 식사를 즐겁게 많이 드시고, 심한 여름 무더위 속에서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를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장소 이전을 전격 제안한 박종철 센터장은 어르신들께 직접 마이크를 잡고 안부를 건넸다. 박 센터장은 “어르신들이 더운 날씨에 야외에서 식사하시다 건강을 해치실까 염려되어 실내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라며 “당분간 무더위가 지속되는 동안은 시원하게 에어컨이 가동되는 센터 2층 교육실에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니, 쾌적한 공간에서 서로 다정한 말씀도 나누시면서 맛있게 식사하시라”고 전했다.
혹서기 휴업 위기를 슬기로운 지혜로 극복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한 제천 사랑의 밥차는 무더위가 꺾일 때까지 매주 화요일 제천시자원봉사센터 교육실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