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가요무대는 < 희망가 >를 들려주었습니다. < 희망가 >는 본래 영국의 댄스곡이라고 합니다. 이후 미국인 작곡가가 1805년 이 곡을 찬송가로 개작하여 발표하였습니다. 이 곡이 조선에 상륙한 것은 100년 뒤의 일입니다.
1910년 한 조선인 청년이 이 곡을 <탕자자탄가>로 번안하여 발표하였습니다. 방탕한 생활을 하던 사람이 과거를 후회한다는 내용이었지요. <탕자자탄가>는 1921년 민요가수들이 처음 불렀습니다. 1930년 대중가수가 이 곡을 < 희망가 >로 수정하여 취입했습니다. 1930년대 이 곡이 널리 알려지고 유행했던 계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번안곡이 처음 등장한 시기는 1910년입니다. 대한제국이 멸망할 무렵입니다. 이런 시기에 이런 곡이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사 첫 소절에 당시 조선을 이 풍진 세상이라고 천명했지요. 바로 거센 바람이 몰아쳐 먼지가 사방에 날리는 세상을 의미합니다. 한치 앞을 볼수 없는 어두컴컴한 시절을 의미합니다. 절망적 상황을 보여줍니다.
나라가 망했는데 부자가 되면 뭐하고 출세가도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한탄하는 모습을 드러냅니다. 또 세상 일에 담을 쌓고 한담을 주고받고, 기생방에 출입하여 음주가무에 빠지는 것이 부질없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타민족의 발굽아래 놓인 처지를 은연중에 드러내지요. 아울러 이 시기 일어나는 모든 일이 일장춘몽같이 허무하다고 탄식합니다.
이 곡의 제목은 희망가, 즉 희망의 노래이지만 실제 가사는 절망적인 상황을 노래합니다. 그러나 이 곡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당시 엄혹한 상황에서 부귀 영화, 출세 추구, 주색잡기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부질없는 행태라고 비판합니다. 즉 이민족의 지배를 받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이런 것들은 배척해야 할 습관이라고 지적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곡은 퇴폐적 습관을 버리고 진정한 희망을 찾아 나서자는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이 곳이 의미하는 진정한 희망은 이민족의 지배를 끝장내고 한민족이 주권을 누리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사
이 풍진세상(風塵世上)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富貴)와 영화(榮華)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足)할까
푸른 하늘 밝은 달 아래 곰곰이 생각하니
세상만사(世上萬事)가 춘몽중(春夢中)에 또다시 꿈같도다
이 풍진(風塵) 세상(世上)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希望)이 무엇이냐
부귀(富貴)와 영화(榮華)를 누렸으면 희망(希望)이 족(足)할까
담소화락(談笑和樂)에 엄벙덤벙 주색잡기(酒色雜技)에 침몰(沉沒)하야
세상만사(世上萬事)를 잊었으면 희망(希望)이 족할까
https://tv.kakao.com/v/445539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