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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 이전에는 우리가 오늘날 대하는 것과 같은 뚜렷하고 독립적인 민족 집단이 없었던 듯하다. 그러나 바벨에서 반역의 탑을 쌓은 이후로 각자의 언어와(아마 좀더 후기에 이르러서야 발생되었겠지만) 독특한 문화 및 인종적 특수성을 지닌 민족들이 존재하게 되었다.
수십 개의 민족들 중에서도 아홉 민족이 하나님께 선택받은 백성인 이스라엘의 역사적, 영적 발전에 중요한 작용을 한 것 같다.
그 아홉 민족은 가나안, 수메르, 블레셋, 애굽, 앗수르, 바벨론, 바사, 헬라 그리고 로마이다.
1.가나안
1.소개
1)가나안 족속이란 말은 여호수아의 인도로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으로 들어갈 때에 그 곳에 살고 있던 족속들을 가리키는 일반적인 용어이다. 이들 족속 가운데는 베니게, 블레셋, 암몬, 헷, 여부스, 아모리 및 히위 족속이 포함될 것이다.
2)이들 족속 대부분은 함의 4대손인 가나안의 후예이다(창 9:22-27/10:6, 15-20). 가나안 족속이란 이름은 아마도 그에게서 유래한 듯하다. 그렇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 땅이 베니게인들에 의해 가나안이라 일컬어졌다고 믿는다. 베니게인들은 뿔고둥(mure)이라는 조개에서 추출된 자주색 염료를 얻기 위해 그곳을 왕래했던 것이다. 이러한 교역은 헬라인들이 그 지역 전체를 가나안이라고 명명하리만치 유명해졌는데, 헬라어로 가나 안이란 `피처럼 붉다'는 뜻이다.
3)가나안 족속들이 세운 몇몇 도시들이 있는데, 그 이름을 열거하자면, 게셀, 므깃도, 여리고, 소돔, 고모라, 예루살렘이다.
4)이 땅이 비옥하다는 것은 주전 1,950년경에 가나안으로 도망했던 시누헤(Sinuhe)라는 한 애굽 난민의 증언으로 미루어 보아도 알 수 있다. 그의 증언을 들어 보기로 하자.
"정말 좋은 땅이었다. 그곳에는 무화과와 포도나무가 있었다. 물보다는 포도주가 흔했으며, 꿀과 올리브유가 무진장 흔했다. 갖가지 열매가 나무에 주렁주렁 열려 있었으며, 끝없는 보리밭이 펼쳐져 있었고, 온갖 종류의 양떼와 소떼들이 있었다." 이와 같은 진술은 출애굽기 3장 8절과 신명기 8장 8절 말씀과 비교할 만하다.
5)아마도 가나안 족속들은 알파벳을 창안해 낸 것 같은데, 그 글자들은 모두 31자로 이루어져 있다.
6)성경의 역사서에 기록된 맨 처음 전쟁은 네 명의 메소보다미아 왕들과 다섯 명의 가나안 왕들 사이에 일어난 것이었다(창 14장 참조).
2.가나안 족속의 종교
1)가나안의 종교는 고대 역사를 통틀어 성적으로 가장 변태적이며, 도덕적으로 가장 부패하고 잔혹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명하여 그들의 문화와 주민과 도시를 멸절하도록 하신 것은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신 7:1-5/20:10-15/수 9:24 참조).
2)가나안 족속들의 명백한 방탕을 입증하는 주요한 증거가 세 가지 있다.
(1)하나님의 말씀(창 13:13/15:16/18:20/19:1-11/민 25:1-3/삿 19:14-25/왕상 14:24/ 15:12/22:46/왕하 23:7 참조)
이들 구절은 무엇보다 우선 그들의 성적(性的) 죄를 언급하고 있다.
(2)비블로스의 필로(Philo of Byblos)의 증언
이 사람은 주전 100년경의 시대 상황을 기록한 베니게의 학자인데, 고국에서 고대의 종교적 자료를 수집했다.
(3)옛 우가리트의 라스 샴라(Ras Shamra) 문헌. 1927년에 발견됨.
3)가나안 종교의 으뜸 가는 신은 엘(El)이었다. 엘의 처는 아세라(Asherah)이다. 그는 또한 자기의 세 누이와 결혼했는데, 그 세 누이 중의 하나가 바로 아스다롯(Astarte)이다(삿 10:6 참조). 엘에게는 70인의 자녀가 있었으며, 그 중에 가장 유명한 이가 바알(Baal)이다. 엘은 자기의 형제를 죽였을 뿐 아니라 자기의 아들까지도 몇명을 살해 하였다. 그리고 그는 자기의 딸의 목을 치고, 자신의 아버지를 거세(去勢)했으며, 자기 자신도 거세하고 또한 그의 일당들에게도 그것을 강요했다.
4)바알의 누이(엘의 딸)는 아낫(Anat)이었다. 그녀는 격정과 전쟁과 폭력의 비열하고 악의에 찬 여신이 되었다. 그녀는 바알의 원수들과 싸웠다. 우가리트의 바알 서사시는 그녀를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그녀가 막강한 권세로 도시 주민들을 쓰러뜨리고, 해안 거주자들을 때려눕혔으며, 동쪽의 사람들을 멸하였도다. 그녀는 사람들을 자신의 신전에 몰아넣고 아무도 달아날 수 없도록 문을 닫았도다. 그리고 젊은이들에게는 의자를 집어던지고, 전사들에게는 탁상을, 강한 자들에게는 발등상을 집어던졌느니라. 그녀의 무릎에까지, 목에까지 피가 찼구나. 사람의 머리가 그녀의 발아래 나뒹굴고, 인간의 손들이 메뚜기처럼 그녀 위로 날았도다. 그녀는 그 희생자들의 머리를 장식물처럼 그녀의 등에 매달았고, 그들 의 손을 그녀의 허리 띠에 달았나니라. 그녀의 오장은 웃음으로, 그녀의 육부는 기쁨으로 가득찼노라. 이윽고 성에 차면 피의 강에서 손을 씻고, 다시 새로운 것을 찾아 몸을 돌렸노라."
5)가나안 암몬 족속의 민족 신은 몰렉이었다(왕하 11:5, 7 참조). 몰렉 숭배의 중요한 의식은 아이를 번제의 제물로 드리는 것이었다. 유다의 두 왕 아하스와 므낫세는 이스라엘의 참 하나님을 섬기지 않고, 자기들의 아이를 이 살인귀 몰렉에게 희생의 제물로 바쳤다(왕하 16:3/21:6). 이리하여 어린아이를 살해하여 희생으로 삼는 일이 가나안 종교의 흔한 관습이 되어갔다(겔 16:20,
21/23:37 참조). 마칼리스터(Macalister)라는 이름의 한 고고학자는 게셀 지역 발굴 당시에 폐허가 된 가나안의 한 신전을 발견했다. 그는 그 안에서 어린 아이의 뼈가 담긴 수백 개의 항아리를 찾아냈는데, 그 뼈의 주 인공들은 네 살에서 열두 살에 이르는 아이들이었으며, 산 채로 불에 태움을 당해 죽은 것임에 틀림없었다.
이와 같은 유형의 또 다른 끔찍한 관습은 "터를 위한 제물"이 라는 것이었다. 이는 집을 지을 때 드리는 희생제물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아이의 시체가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기 위해 벽 밑에 매장되곤 했다.
6)가나안 족속들의 성적 변태를 앞에서 약간 언급한 바 있다. 가나안의 제사장들은 흔히 악명높은 동성애를 자행하는 자들이고, 여사제는 보통 매춘부였다. 이들 비교(秘敎)의 크고 작은 우상 및 다른 숭배의 대상물들이 하나하나 발굴되고 있는데, 그 중에는 인간의 성기(性器)를 돌이나 나무에 새긴 것들도 있다.
(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