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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개요
ㅇ 언 제 : 2022. 4. 19(화)
ㅇ 누 가 : ‘그그들’ 4명
ㅇ 어 디 : 의림지 & 출렁다리 / 충북 제천시 모산동, 수산면 소재
ㅇ 날 씨 : 맑음
ㅇ 여 정 : 의림지 - 옥순봉출렁다리
트레킹여정(앨범)
제천행
봄이 만개했습니다.
길섶에 핀 개나리나 목련까지는 참을 만 했는데, 벚꽃과 진달래가 온통 분홍빛으로 물드니 달뜨는 마음 주체하기 어렵습니다.
꽃 봐도 감흥 없는 목석같은 늙은이들이라도, 꽃비 맞으며 손잡고 거니는 연인들을 보면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하게 마련입니다.
그 봄을 보내기 아쉬워 봉화(烽花) 따라 충북 제천으로 북동진합니다. ㅎ
꽃단장한 여인네들은 없지만, 차창 밖으로 스치는 산하를 보노라니 또 설레네요.
월악산, 소백산, 치악산 등 3대 국립공원 중간에 위치한 제천은 중부내륙 청정휴양도시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명산들이 많아 한국의 스위스라 한다지만, 1985년 충주댐 건설로 생긴 청풍호수가 풍경을 더했습니다.
어느덧 겉옷이 거추장스럽기까지 한 봄날입니다.
오늘 하루 -, 물과 관련된 의림지와 옥순봉출렁다리에서 어슬렁거려 볼 참입니다.
의림지역사박물관
2시간여 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의림지역사박물관’입니다.
제천 시민들의 일상과 함께한 의림지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습니다.
2019년 1월에 개관했다죠.
몸을 한껏 낮춘 박물관은 시간의 함, 역사의 함, 문화의 함, 생명의 함, 추억의 함 등 5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쭉~ 둘러봅니다.
의림지의 역사, 문화, 생태적 가치를 고스란히 투영했다는 평입니다.
천년 넘는 세월을 간직하며 의림지가 제천을 대표하는 명소가 된 이유를 상세하고 흥미롭게 보여줍니다.
손주들과 함께 오면 좋겠네요. ㅎ
의림지
시야가 확~ 트입니다.
제천시 모산동 용두산(871m) 남쪽기슭을 차지한 ‘의림지(義林池)’입니다.
방죽 '제(堤)'자에 내 '천(川)'자를 쓰는 제천(堤川)이란 지명도 의림지 때문에 생겼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제천10경 중 1경입니다.
벽골제(김제), 수산제(밀양)와 함께 삼한시대에 축조된 우리나라 고대 농경수리시설이랍니다.
산줄기 사이로 흐르는 작은 계곡을 막아 태어났습니다.
제방길이 530척, 둘레가 5,805척으로 수심이 너무 깊어 잴 수가 없을 정도였다는데, 현재는 물의 주입부에 토사가 쌓여 작아진 것이라네요.
‘호서(湖西)’란 충청지방 별칭도 바로 이 저수지의 서쪽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답니다.
따스한 봄날 한낮입니다.
이른 아침에 들리면 조용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끝내준다는데, 오늘은 어떤 풍경일까요?
제림
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둘레가 약 2km 정도 된답니다.
고대부터 이곳 주변은 농업용수가 넉넉지 못해 전적으로 의림지 물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는군요.
1976년 12월 충북기념물 11호로 지정되었는데, 2006년 12월부터는 명승 20호가 되어 제천시에서 관리한답니다.
제방 따라 조성된 수백 년 묵은 노송과 버드나무 등이 아름다운 경관을 자아냅니다.
‘제림(堤林)’이란 별칭도 얻었습니다.
물과 숲이 정자(영호정, 경호루)와 어우러져 예부터 문인들의 풍류지이자 제천사람들의 휴식공간이었답니다.
충주 탄금대와 더불어 악성(樂聖) ‘우륵’의 자취가 이곳에서도 발견된다더니, ‘우륵’정자도 있네요.
호수 한가운데 자리한 ‘순주’섬이 아픈 사연을 간직한 채 조용히 멈춰있습니다.
솔향기길
의림지를 찾는 관광객들의 대표적 휴식처 ‘영호정(映湖亭)’입니다.
아름드리 노송사이에 서있는 누각은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2층의 ‘경호루(鏡湖樓)’도 참 아름답네요.
이무기가 승천하지 못해 터져 죽었다는 전설에서 유래된 ‘용 터지기’도 만납니다.
수문을 개문하면 3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용 울음소리처럼 들린다하여 ‘용추폭포(龍湫瀑布)’라 부릅니다.
와~ 멋집니다!
사람들에게 인기라는 용추폭포 유리전망대도 건넙니다.
인공동굴을 지나는 산책로는 곁눈질만 합니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가 나름 운치 있습니다.
천천히 생각하며 걷기에 참 좋은 곳입니다.
한 바퀴
오붓한 산책로와 데이트코스로 사랑받는 의림지 둘레길입니다.
옛적부터 의림지는 용두산 아랫마을의 농토를 적시는 생명줄이었습니다.
유구한 역사에다가 새로운 관광콘텐츠까지 추가하여 매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호젓한 저수지에 소나무와 정자, 목책과 분수, 게다가 인공폭포까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용추폭포가 쏟아내는 청량한 물소리와 유리전망대도 로맨틱했습니다.
‘삼한의 초록’길은 의림지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살린 4계절 산책길입니다.
호젓이 걸으며 자연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Healing코스입니다.
전망대형 보행육교 ‘Echo bridge’에선 일대의 논밭 View도 즐길 수 있답니다.
타박타박 ‘누워라’정원을 지나 박물관으로 다시 회귀했습니다.
오찬
좀 걸었다고 배꼽소리가 볼륨을 높입니다.
바로 옆에 TV 봄맞이 밥상 특집코너에 선보였다는 '오디 향'이 있어 찾아갑니다.
꽃 비빔밥, 뽕잎비빔밥, 육회비빔밥, 불고기비빔밥...
'한방어복쟁반'을 먹어보고 싶었으나 간단하게 육회 비빔밥을 주문했습니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로 준비한 정갈한 밥상입니다.
밑반찬을 먹다보니 육회를 썰어 무친 육회비빔밥이 나옵니다.
표고버섯과 오디가 올라가있는 밥에 육회와 양념장을 덜어 넣고 쓱쓱~ 비빕니다.
육회의 고소함과 다양한 야채나물의 아삭한 식감이 너무 좋고, 사이사이 들어간 해바라기 씨는 씹는 맛을 배가시켜줍니다.
미역국 한 모금 입에 물면 입안이 개운합니다.
밥솥에 물을 부어 구수한 숭늉을 더해 깔끔해진 입안에 후식으로 오디 즙을 더합니다.
맛, 친절, 가격, 청결 어느 것 하나 빠질게 없네요.
봄기운 가득~ 채웠습니다.
옥순봉출렁다리
수산면에 있는 옥순봉출렁다리를 찾아 한참을 이동합니다.
제천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길입니다.
아직도 종주해내지 못한 ‘청풍호반 자드락길’ 이정표들이 눈길을 끕니다.
‘나지막한 산기슭에 난 좁은 길’이란 뜻인데요, 7개 구간에 총 거리 58km에 이르는 명품 둘레길로 청풍호반풍경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언젠가는 종주해야할 숙제입니다.
주중이라 한가한데요, 주차장에 파킹 후 실실 움직입니다.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청풍호수가 너른 품을 펼쳐 옥순봉을 안아줍니다.
청풍호수와 옥순대교까지 가세하여 만들어낸 풍경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4월 따가운 햇볕이 산하를 신록으로 물들였습니다.
가물었나요, 산자락과 하늘빛을 담은 호수의 물결이 초라합니다.
1인당 3,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데, 지역화폐로 2,000원을 거슬러 줍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젠 보지도 않고 패스시킵니다 ㅎ)
전망대
건물옥상 전망대에서 출렁다리를 조망합니다.
옥순대교 남단과 옥순봉을 이어주는 공사에 무려 85억이나 들였다는군요.
파란 하늘과 주황색 옥순대교 아치가 주위풍경과 잘 어울립니다.
청풍호수는 담수규모로는 소양호 다음으로 크다죠.
광활한 호수에서 불어오는 맑은 바람과 수려한 풍경이 길꾼들의 마음까지 싱그럽게 해줍니다.
물빛 맑고, 청산경관이 수려한 충북 제천 -.
명산이 많아 자주 찾았던 곳입니다.
숨이 가쁘다가도 눈앞에 펼쳐진 산수비경과 기암괴석 사이로 뻗어 내린 소나무들의 향연에 더없이 감탄하던 지난 시절이 떠오릅니다.
옥순봉전망대와 함께 청풍호수를 배경으로 떠있는 출렁다리가 참 예쁩니다.
멋진 Photo zone도 있습니다.
출렁다리
제천의 Hot place로 떠오른 출렁다리를 건넙니다.
2021년 10월 청풍호수를 가로질러 옥순봉을 연결하는 길이 222m, 폭 1.5m의 출렁다리가 개통되었습니다.
청풍호수와 옥순봉의 압도적인 비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대할 수 있다고 선전해댑니다.
호수 출렁다리론 가장 길다는데, 그래서인지 출렁거리는 쾌감이 남다르네요.
유리바닥을 통해 푸른 호수가 훤히 보이는 짜릿한 순간도 맛봅니다.
덩달아 가슴도 출렁거립니다. ㅎ
출렁대는 긴장감과 스릴을 느끼며 조심조심 걷다보니 금방 나무 바닥으로 바뀝니다.
진짜 많이 흔들리는데요, 노인네들 속옷깨나 적셨습니다. ㅋ
드넓은 청풍호가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옥순봉 생태탐방로
다리를 지나서 생태탐방로 따라 ‘벌말’마을까지 쭉 갈 수가 있습니다.
출렁다리와 연결되는 옥순봉 산기슭에 생태탐방로(408m)를 조성하여 청풍호수를 바라보며 걸을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기존 등산로를 이용하여 오를 수 있는 옥순봉(玉筍峯, 명승 48호)은 제천 10경은 물론 단양 8경에도 이름을 올릴 만큼 아름답습니다.
희고 푸른 여러 개의 봉우리가 마치 대나무 싹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인데요, 경관이 뛰어나 소금강으로도 불립니다.
맑은 날에는 청풍호수에 비친 기암괴석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죠.
감탄사 절로 나오는 주변경치에 푸른 물결이 반짝임으로 화답합니다.
'청풍물길100리 생태탐방로조성사업'의 일환이라는데, 앞으로 얼마나 많은 길들이 만들어질까요?
회귀
‘벌말’마을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핥아대다가, 더 이상 갈 수 없어 볼멘 주둥이를 마스크 속에 감추며 발길을 되돌립니다.
출렁다리를 비롯하여 케이블카, 모노레일, 짚 라인 등이 지역명소로 자리 잡자 지자체마다 설치바람이 불었습니다.
갈수록 대형화 추세인데요, 지역주민용이 아닌 관광용이기에 세금 좀 신중하게 사용하라고 일갈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참 좋네요. ㅎ
수량은 적지만, 그래도 푸름이 가득한 청풍호수는 늘 호쾌합니다.
손에 닿을 듯한 옥순대교도 참 예쁩니다.
아쉬워 다시 바라본 청풍호수 윤슬이 너무 예쁩니다.
바다를 닮은 호수는 제천을 비롯하여 단양과 충주까지 아우릅니다.
출렁다리 시작점으로 원점회귀 했습니다.
옥순봉출렁다리와 청풍호수는 찰떡궁합입니다.
청풍호수
청풍호수와의 작별시간입니다.
1985년 충주댐 건설과 함께 준공된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공호수라는데, 불리는 이름은 충주(충주호)와 제천(청풍호)이 다릅니다.
댐건설로 5만의 수몰 이주민이 생겨난 가슴 아픈 장소이기도 합니다.
옥순대교는 청풍호 담수로 길이 막힌 충북 제천시 수산면과 청풍면일대 교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건설된 다리로 교량길이가 약 450m에 달합니다.
다리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데, 이곳에선 구담봉과 옥순봉이 청풍호반과 어우러진 풍경을 선사합니다.
탁 트인 조망과 가슴 뻥 뚫는 푸른 물결이 반깁니다.
하늘에 닿아있는 듯 푸른 솔의 청청한 기상이 다부집니다.
아름다운 물색과 숲의 풍광이 한 폭의 수묵화 같습니다.
아듀~ 청풍호수~!
만찬
‘금성’제면소 -.
이 집구석에서 일본라멘을 먹으려 했는데, 갑자기 등장한 대전 ‘신 대산식당’의 탕(湯)에 그만 밀렸습니다. ㅎ
‘토리파이탄’라멘과 ‘차슈동’으로 모처럼 일본을 맛보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대전에서 이빨 쑤시고, 계룡에서 따뜻한 커피로 마무리합니다.
아름다운 금수강산 -.
역사를 품은 휴식처인 고즈넉한 의림지, 흔들흔들 위태롭게 건너며 호들갑을 떨었던 옥순봉출렁다리, 묵은 낙엽으로 푹신하던 자드락길...
발길 머무는 곳마다 View에 반하고, 맛에 빠져 저절로 Healing이 되어 휴휴(休休)했던 봄날 여정을 마무리합니다.
한번 맛봤다고 청풍호반케이블카와 유람선, 그리고 청풍문화재단지는 빼 뿌렸습니다. ㅎ
역시 제천은 심신을 정화시켜주는 자연 치유도시입니다.
[지난 시절은 돌아오지 않아도, 지난 계절은 돌아오고
시든 청춘은 다시 피지 않아도, 시든 꽃은 다시 피고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아도, 빈 술잔은 채워지고] (‘주병권’/봄)
계절은 다시 돌아오건만, 시절은 돌아오지 않으니 가슴이 휭~ 합니다.
꽃은 다시 피겠지만, 청춘은 다시 피지 않는다고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직 빈 술잔을 채울 수 있는 여력이 남았으니까요. ㅎ
에필로그
조금 늦더라도 안전하게, 그리고 천천히 하루를 보냈습니다.
항상 건강한 모습을 유지하시던 장형님께서 투병으로 함께 하지 못해 무척 안타깝습니다.
조속한 쾌유를 기원합니다.
봄날 생동감에서 행복함을 맛보았습니다.
봄날이 가듯 세월은 잘도 갑니다.
이제 여름이 다가오면, 강렬한 에너지를 피해 시원함을 찾겠죠.
그리고 가을이 되면 황금물결 속에서 여유를 갖다가, 또 겨울이 오면 동장군 속의 고요함으로 스며들 궁리를 할 겁니다.
철이 바뀌어도 우리들의 여행은 멈출 수 없는데요, 그렇게 한세상 보내자며 다짐합니다.
당일치기지만 늘 여정은 느슨한데요, 여백을 채우는 건 참석자들 몫입니다.
다음 여행에선 무엇으로 그 여백을 채울래요?
수욜(4. 20) 아침에 갯바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