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證言) - [28] 임규문(林奎汶) - 나의 지주되신 하나님 3. 하계 전도는 정선에서 - 1 1 1차 40일 하계 전도 때는 정선군(旌善郡) 함백(咸白)이라는 탄광지대로 배치를 받아 나갔다. 그동안 개척 전도 생활을 하다가 또 다른 황무지 개척을 위하여 나가는 나에게 돈이 있을 리 없다.
2 원리 책과 러닝샤쓰 하나를 가방에 넣고 60리의 길을 걸어서 함백에 도착하니 밤이 되었다. 아는 사람도 없고 잠자리도 없어서 할 수 없이 함백 국민학교 복도에 몰래 들어가서 가방을 앞에 놓고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3 하늘이 주신 것은 눈물의 기도뿐이었다. “아버지!” 이 한마디가 밤을 새우게 만들었고 그 눈물의 기도가 나를 위로해 주었으며 또한 희망을 주었다. 3일 동안을 기거할 방을 얻으려고 돌아다녔지만 얻지 못한 채 산 모퉁이에 앉아 있으니 옆에 있는 성황당도 하늘의 위신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처소로 삼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4 나의 처지를 생각하고 “공중의 새도 깃들 곳이 있고 여우도 굴이 있는데……”라고 탄식하셨던 예수님의 입장을 생각해 보니 예수님이 불쌍해 보였고, 범내골 토담집을 지으신 선생님의 심정을 생각해 보니 외로우신 하나님의 노정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그 순간 확 쏟아지는 눈물을 막을 길이 없었다.
5 온몸이 화끈화끈 달아올라 뜨거운 불의 열기를 감당할 수 없었던 찰나, 하늘에서 음성이 들려 오기를 “큰 고목나무가 있는 집을 찾아가라”라고 가르쳐 주셨다.
6 그 밤을 산에서 보내고 이튿날 아침에 마을로 내려와 느티나무 고목이 있는 집을 찾아가서 인사를 하니 주인은 함경도(咸鏡道) 원산(元山) 사람으로서 해방 직후 남하하여 광산을 경영하다가 쉬고 있는 독실한 장로교 신자였다.
7 나는 계몽 나온 취지와 목적을 말했더니 주인은 반가워하면서 자기 집에 들어 있는 하숙인을 다른 집으로 옮기게 하고 나를 그 방에서 생활하게 하였다. 나는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 곳곳에 포스터를 붙이고 강의 장소를 두 곳에다 정해 놓고 낮과 밤으로 2회 강의를 하기 위해 바삐 돌아다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