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1(월)~25(금) 울림 회원 3명은 평화어머니회와 함께 오키나와에 평화기행을 다녀왔습니다.
오키나와는 본섬 면적의 20%가 미군기지이고 일본전체 미군기지의 74%를 차지하는 곳으로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때 이곳 오키나와에서 미군이 출격했다고 합니다. 이번 여행은 오키나와에서 평화운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과 연대하여 미군의 군축과 군사주의 종언, 평화 담론을 확대하는 시도로서 기획된 것이라고 합니다.

평화기념 공원에서. 아름다운 오키나와 섬은 원래는 류큐왕국이었는데 1609년 일본침략으로 예속되었고 태평양 전쟁때는 아시아전초기지를 위한 전략으로 오키나와를 침공한 미군으로부터 일본 본토를 지키기위해 오키나와를 희생시시는 작전으로 오키나와 주민들이 거의 몰살을 당했다고 합니다.(최후까지 항전하거나 아니면 자결을 하도록함. 반항하면 죽였다.)


많은 비석들. 한국인의 비석들도 많다고 들었는데 시간관계상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대부분 일제시대 돈벌어 주겟다고 속이거나 징용으로 끌려온 조선인들이 전쟁 중에는 일본어를 모르기 때문에 잡혀도 폭로할게 없다고 폭탄을 메고 앞장서게 했다고 합니다.

조선인 희생자들의 위령탑입니다. 어느 일본인이 세웠다고 하네요. 그가 알았던 어떤 조선인이 자신의 이야기를 고국에 전해달라는 간곡한 유언을 했는데 그의 뜻을 기리고자 이렇게 위령탑을 세웠다고 합니다.

우리 일행 중에 연극무용을 하고 있는 김은진씨가 있었는데 위령탑 앞에서 위령제를 지내주었습니다.

청구의탑. 한반도를 그렇게 불렀다고 합니다. 푸른언덕.

청구의탑에 오르는 김영아 회원, 고은채 회원(좌로부터)

전망대에서 가데나 기지를 내려다보며 안내해 주는 두분의 일본 가이드. 이들은 오랜기간 평화운동을 해온 분들로서 한반도의 평화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베는 철저히 미국편이고 오키나와를 미국에 버렸다고 합니다. 아시아에 평화가 오면 더이상 미국이 주둔할 이유가 없으니 아시아 평화에 가장 중요한 한반도 평화를 저희만큼 바라고 있었습니다.

사키마 미술관에서. 사키마 관장은 미군에 소송하여 반환받은 조상의 땅에 평화를 주제로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미술관에서 평화의 춤을 추는 일행들

미술관 지붕에는 전쟁이 난 날짜와 같은 수의 계단으로 이루어진 기념물이 있습니다.

계단 끝에 난 구멍으로 석양에 지는 해가 비쳐 들어오면 계단까지 환하게 빛나게 됩니다.

정말 놀란 것은 이 미술관에 콜비츠의 작품들이 있었다는 겁니다.

반전 여성미술가로 유명한 케테 콜비츠의 원본이 이곳에 있었습니다. 왜?? 하필 일본에!!?? 가해자의 나라라는 인식이 가득했던 나에게 일본 미술관에서 케테 콜비츠의 원본을 본다는 것은 웬지 속상한 느낌이었습니다. 관장이 콜비츠를 너무 좋아해서 그녀에게 그림을 샀다고 했습니다.



오키나와 전쟁을 그린 대작이 상설전시되어 있는데 관장이 이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키나와전 : 오키나와 자연동굴 강제 집단사, 전장을 헤메는 여성, 피로 붉게 물든 바다, 미군의 군함, 가득 쌓인 해골, 진실을 응시하는 소년의 모습 등 전쟁의 참상과 비극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관장은 제국주의자 일본의 본모습을 객관적으로 잘 설명해서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오키나와는 일본 본토의 희생물이었지만 일본 정부로부터 사과한번 받은 적이 없다고 합니다. 우리는 4.3사건에 대통령이 사과를 했는데 말이지요. 전쟁은 결국 피해자만 남기는 것같습니다.

가데나 기지 앞에는 거의 200미터 정도의 길고큰 농성장이 있었습니다.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농성을 몇십년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김은진씨가 송소희의 '통일아리랑'에 맞춰 춤을 추었습니다.

아름답지요? 다들 큰 소리로 노래부르고 환호를 하면서 같이 춤을 췄습니다.


옛날 류큐왕국 시절의 궁전, 슈리성


일본군은 전쟁중에 슈리성 밑으로 땅굴을 길게 파서 벙커를 만들고 사령부를 두었기에 미군의 폭격으로 성전체가 소실되어 전쟁후 재건된 것이랍니다.

헤노코 기지. 바다를 매립하여 기지를 확장하고 있는데 산호초가 많은 바다라 기반이 약해 매립하면 안되는데 일본정부가 거짓조사 발표를 하고 강행하고 있다고합니다.

평화의 춤을 추고 있는 일행들

헤노코에는 명물이 있습니다. 듀공이라고 오키나와 주민들이 매우 사랑하는 동물인데 매립으로 사라지고 있다고합니다.

듀공 듀공 듀공.... 정말 슬펐어요.

우리는 로자 팍스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 있어서 반가워서 기념촬용.

듀공을 구하라!! 이 나쁜 놈들아!!

헤노코에 자재반입을 막기위해 진입로를 막고있는 시위대들과 일본경찰들. 자재를 실은 트럭이 길게 서있고 그것을 막고 있다가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리고 육박전도 잠깐 있었습니다.

일본경찰에 끌려 길 건너편으로 와서 계속 농성중인 시위대들. 일본 시위대들은 자재반입하는 하루 3번의 시간에 매번 똑같은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몇십년동안 하느라고 늙어버린 일본 시위자들은 뭔가 관록이 있어보이기도 했지만 또 슬픔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일본군 위안소 자리. 전쟁 당시에는 오키나와에 146개 정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군대옆에 위안소를 짓는 미친놈들은 일본놈들 말고 또 있나요? 궁금해서요!

가데나 미군기지 앞에서. 출근하는 미군차량들 앞에서 시위하고 춤추고 했습니다. 가데나 공군기지는 주민들의 거주지 한가운데 있고 하루에도 몇번씩 출격하는 헬기, 전투기 등은 소음의 문제도 있지만 추락이나 부품이 떨어져 파손시키는 문제가 심각한데 기지와 담벼락을 같이 쓰는 초등학교, 가까이 있는 보육원에는 실제로 부품이 떨어져서 대형사고가 날 뻔 했고 학부모들이 계속 기지를 옮겨달라는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구호를 외치고 있는 일행들

평화연대 시위를 통해 앞으로 아시아 평화를 위해 연대를 하겠다는 결의문 낭독과 함께 4박5일의 일정이 끝났습니다.
일본의 평화시위자들 중 상당수가 제주 강정마을에 왔다는 것을 알고 부끄럽고 슬펐습니다. 나는 강정마을에 한번도 간 적이 없는데 말이죠. 이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이렇게나 오랫동안 평화를 기원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겁니다.
오키나와 평화기행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는 시위만 한 것은 아니고 예쁜 것도 보고 맛난것도 먹고 재밌게 놀기도 한 여행이었습니다. 그러나 정말 많이 배우고 공부가 되었던 여행이었습니다. 가해자의 나라 일본에서 일본 개개인을 더 많이 느낄 수 있게 했으며 한반도의 평화가 아시아 평화의 중요한 창구이자 기점이 될 것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던 기행이었습니다.
첫댓글 와우, 쌤들 너무 멋진거아녀요????
모든 여성들이 이렇게 세계를 누비고 다녔으면 좋겠어요.^^
대한민국 멋진 여성들 중 더더 예쁘신 울림 대표쌤들 일본 가서도 존재감 넘치시더이다. 늘 건강하시고 내년에도 기대하며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