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핵심 상권 “임대료 0원에도 아무도 안들어와”
[엇갈린 韓·日 도심 개발] [上]
용산 전자상가·강변 테크노마트
‘유산’ 등 지정, 낡은 건물 손 못대
낮에도 텅… 한 개 층 통째 공실도
이미지 기자
입력 2023.07.04. 03:27
업데이트 2023.07.04. 06:53
지난달 27일 오후 한때 ‘한국 전자 산업의 메카’라던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상가는 거리에서 지나다니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오후 6시가 조금 넘었지만, 상당수 점포가 문을 내려 영업을 끝냈고, 임차인을 찾지 못해 빈 곳도 많았다. /사진=고운호 기자
서울의 핵심 상권들은 뒤늦게 재개발로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앞서 도심 재생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중단되면서 경쟁력을 잃고 높은 공실률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다. 서울 용산전자상가 중 하나인 원효상가는 2층이 통째로 비어 있다. 인근 나진상가의 공실률도 69%까지 치솟아, 낮에도 손님 구경을 하기 힘들 정도였다. 용산전자상가는 한때 컴퓨터·휴대전화 같은 전자산업의 메카로 불렸다. 온라인 쇼핑의 발달과 시설 노후화로 상권이 쇠퇴하자, 박원순 전 시장은 용산전자상가를 ‘중심시가지형 재생지역’으로 선정했다. 현재의 건물을 활용해 복합 문화 교류 공간과 창업 공간 등을 만들고, 임대료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낡은 건물을 그대로 둔 채 추진하는 프로젝트에는 애초부터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곳 한 상인은 “빈 매장이 넘쳐나는데, 임대료를 올리지 않기로 하는 ‘상생 협약’이나 맺고 있으니 해결책이 보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서울시는 최근에야 용산전자상가를 인근 용산정비창에 조성하는 국제업무지구와 연계해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재개발 과정에서 신축되는 건물 공간의 30% 이상은 정보·통신·방송 및 IT 분야의 신(新)산업 용도로 쓰도록 의무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래픽=백형선
서울 광진구 강변역 테크노마트도 변화의 기회를 놓치며 어려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1998년 들어선 강변 테크노마트는 본래 전자·전기 전문 매장 2500여 개와 100여 개의 소프트웨어 중소기업체가 입주한 전자복합유통센터였다. ‘문화 공간과 할인점을 곁들인 원스톱 전자 쇼핑 단지’로도 불렸다. 하지만 점차 유동 인구가 줄고 바로 옆 동서울터미널까지 노후화하자, 서울시는 2009년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을 통해 이 일대 재개발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업이 추진되던 중 2013년 서울시는 상권 활성화를 위한 개발을 하는 대신, ‘미래유산’으로 지정해 재건축을 하기 힘들도록 묶어 놓는 방식을 택했다. 이곳을 ‘국내 최초 벤처기업 집적 시설’이란 이유로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한 것이다. 테크노마트 관계자는 “지금은 임대료 0원에 관리비만 부담하라고 해도 점포 임대가 안된다”며 “지난 10년 동안 상인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서울시는 그저 보고만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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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어진이
2023.07.04 06:43:19
문가놈이나 박가놈이나 부를 생산한 적은 한번도 없고. 남의 부를 저주하며 뺏어서 나눠먹을 궁리만 한놈들이라 5년만 더 있었으면 그리스나 베네수엘라 꼴났을 것을 하늘이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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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0
불처럼
2023.07.04 06:02:02
초거지붕도 보존했어야 했는데. 초거지붕이나 보고 살라구. 이 정도면 집언에 잡동사니로 가득 채우는 정신병과 다를 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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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0
십방미인
2023.07.04 06:52:03
코로나로 배달산업이 활기를 띠고 온라인 쇼핑이 대세를 이루는 이시대에 시대 착오적 발상이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야? 그 잘난 박원순의 머리에서 나온거지. 많은 돈을 들여 건물을 지어놓면 뭐하냐 손님들은 다 배달산업과 오라인 소핑에서 다 뺏어 가는 말이야. 에이그 종북 좌파들의 머리란 있으니만 못하네. 계속 헛발질만 해대고 있으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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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우직스런자
2023.07.04 06:45:22
잘 되는것 배아파서 못 보는 건 한민족의 종특 아닌가요? 그래서들 박원순이 뽑았쟎아? 원순이는 충실히 시민들이 바라는 바를 실행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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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북극한파
2023.07.04 06:22:20
한때 잘 나갔어도 시대가 변해서 망할 때가 온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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